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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선고의 의미…차기 대통령에게 던진 '금기 사항'

입력 2017-03-11 21:46 수정 2017-03-1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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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헌재의 이번 선고는 단순히 현직 대통령을 파면했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대통령의 잘못에 책임을 묻는 것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다음 대통령들에게도 여러 가지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서복현 기자와 의미를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서복현 기자, 먼저 최순실씨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대통령은 "평범한 가정주부"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만 헌재는 그렇게 보지 않은 거죠.

[기자]

이 사건에서 최씨는 한 단어로 설명됩니다. 비선입니다. 비선은 "몰래 어떤 인물이나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거나 그런 관계"를 말합니다. 이에 대한 헌재 지적 한번 들어보시지요.

[이정미/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어제) : 최서원의 국정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 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습니다.]

공무수행이 투명하게 공개돼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대통령 비선의 존재가 이를 막았다는 겁니다.

[앵커]

비선문제는 차기 대통령, 당장 대선 주자들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기자]

최씨가 박 대통령 취임 후 갑자기 비선이 된 건 아닙니다. 대선 전과 인수위 때부터 공식 직책이 없는데도 유세문과 자료를 받아보며 그림자처럼 존재했습니다. 그게 대통령 취임 후까지 연결된 겁니다.

대선주자들이 되새겨봐야 할 부분입니다. 지금부터 비선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사실 비선이라는 건 최고 권력자들 옆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붙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도 그렇고 상당히 위험한 유혹인 건데, 이번을 계기로 비선이라는 것은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는 거겠군요.

또 하나 우리 정치의 병폐라고 해야겠지요. 정경유착 부분에 대해서도 헌재가 지적했죠.

[기자]

헌재는 박 대통령이 기업에 스포츠팀을 만들라고 권유하고 최씨 회사가 운영을 맡게 된 점, 또 다른 최씨 회사에 대기업 광고 물량을 심지어 최씨 지인 회사에도 일감을 주도록 한 것과 함께 사기업인 KT 인사까지 개입한 것을 무겁게 봤습니다. 기업 재산권과 경영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거죠.

[앵커]

대통령이 특정 기업을 도와주거나,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건 사실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대통령의 권한이 상당히 포괄적 아닙니까. 그러니까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자의 요구를 기업은 거부할 수 없었던 것이고, 더 나아가 대통령에게 어떤 요구를 하고 대가가 있었다고도 본 건데요.

[기자]

헌재는요, "박 대통령 행위는 기업의 협력을 기대하는 단순한 의견 제시나 권고가 아니라 구속적 성격을 지닌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재정·경제 분야에 광범위한 권한과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만약 "체육진흥, 중소기업 육성, 인재 추천을 위해 이런 행위가 필요하면 법적 근거와 절차를 따랐어야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차기 대통령 역시 공식 절차 없이 기업 경영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은 셈입니다.

[앵커]

이번 사건은 워낙 복잡한데, 그중에 단적으로 발단이 된 게 재단 때문인데요. 이전 정권에서도 재단 문제는 심심치않게 불거지긴 했는데 재단에 대한 헌법적 판단이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야겠죠.

[기자]

네, 헌재는 공익 재단이라고 할지라도 "공권력 개입을 정당화할 수 있는 기준과 요건을 법률로 정하고 공개적으로 재단을 설립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르나 K스포츠 재단의 경우 비밀리에 대통령 권한을 이용해 기업에 출연하도록 했다고 지적한 겁니다.

[앵커]

이번에 전두환 정부 때의 일해재단 얘기가 많이 나오고 비교되기도 했었는데, 당시에는 사법적 판단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헌재가 판단을 해줬다고 봐야겠죠.

[기자]

방향을 제시한 건데요. 차기 정부도 기업 자금 등으로 민관이 합동해서 공익 사업이나 국정 과제를 추진할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헌재는 이 역시 법률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분명히 밝혀둔 겁니다.

[앵커]

또 하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 수사를 받겠다고 해놓고 응하지 않았잖습니까. 어떻게 보면 최고권력자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건데, 이런 부분에 대한 헌재의 언급도 의미가 있는 거죠.

[기자]

헌재는 검찰 조사, 대면조사, 그리고 압수수색 거부를 두고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 대신 진실성 없는 사과를 하고 국민에게 한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에게 불소추 특권이 있지만 진상 규명에 필요하면 수사 기관 조사에 응하는 것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또 국민에게 사과할 땐 상황 모면이 아니라 진정성을 담아 책임을 져야한다고 헌재는 말하고 있습니다.

차기 대통령들에게 메시지를 던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두 달 안에 치러질 대선에 나올 주자들도, 대선 준비만 할 게 아니라 헌재에서 나온 판단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봐야하겠다고 얘기할 수 있겠군요. 정치부 서복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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