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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문 개방에 드러난 '4대강 사업' 속살

입력 2017-02-28 21:20 수정 2017-03-0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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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4대강 녹조 현상을 해결하겠다며 이달 말부터 16개 보의 수문을 시범적으로 열고 있습니다. 주변 환경에 영향이 없을 만큼 강물의 높이를 낮추고 있는 건데, 현장에선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입니다. 강변을 따라 닻 모양의 쇳덩이 여러 개가 나란히 놓여있습니다.

[이용수/경기 여흥어촌계 : 강물이 1.5미터가량 쭉 빠진 거예요. 그러니까 다 드러나게 된 거죠. 우리도 깜짝 놀란 거예요. 그걸 보고…]

아직 강물에 반쯤 잠겨 있는 쇳덩이에 가까이 가봤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포보 상류 5km 지점의 수심은 제 허벅지 높이도 되지 않습니다. 외부에 노출된 철골 구조물은 강바닥에 단단히 박혀 있어 힘껏 밀어봐도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철골 구조물이 한꺼번에 발견된 건 일주일 전 쯤인 20일부터입니다. 정부가 4대강 수위를 근처 지하수에 영향이 없는 수준까지 낮추면서, 그동안 물속에 잠겨있던 쇳덩이가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노란 부표로 표시를 해놓은 지점에도 물속 아래에 철골 구조물이 있다고 합니다. 배를 타고 강 가운데로 나가보겠습니다.

어민들은 소형 어선과 부딪쳐 사고라도 날까 200kg이나 되는 쇳덩이를 강 밖으로 끌어내고 있습니다.

[김동호/경기 여주어촌계 : 배도 부서지고 사람이 떨어지잖아. 배가 가서 부딪치면…]

이렇게 사흘 동안 발견한 쇳덩이만 20개입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날카롭게 생긴 철골 자제가 강 한가운데 박혀있습니다. 표면에는 민물 홍합도 붙어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항로를 안내하는 부표를 고정하기 위해 강 속에 설치한 시설물인데, 물살에 떠밀려 뒤집힌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어민들은 4대강 사업이 끝난 후에 방치해 놓고 간 폐기물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항진/경기 여주시의회 의원 : 어민들은 강 밑에 이런 철골 구조물이 있다라고 계속 문제 제기를 했어요. 관계 당국에서 무시했던 거죠. 그런데 물이 빠지자 이게 드러난 겁니다.]

이번엔 여름 때마다 녹조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낙동강에 가봤습니다. 강가 한쪽에 시커먼 퇴적물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아래로 걸어들어가 봤습니다.

낙동강이 흐르는 대구 달성군 사문진교 아래입니다. 마치 거대한 갯벌로 변한 듯한 모습인데요, 한 걸음을 떼기 힘들 정도로 이렇게 다리가 푹푹 빠집니다.

발을 잘못 디뎠다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펄에 깊이 빠집니다.

삽으로 퇴적물 속을 걷어올려봤습니다.

오염된 물에서 주로 서식하는 붉은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꿈틀거립니다.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수질이 굉장히 악화되었다는 증거입니다. 펄밭에는 산소도 없고 이런 종만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 거예요.]

다행히 강물 아래에서는 입자가 고운 모래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녹조 현상을 가속화 시키는 녹조 알갱이가 일부 둥둥 떠다닙니다.

물이 며칠 사이에 빠지다 보니 제 키만한 높이의 가파른 모래 경사가 생겼습니다. 원래는 저쪽 수풀이 있는 곳까지 물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쩍쩍 갈라진 강바닥엔 배를 드러내고 메말라 죽은 자라와 조개도 나뒹굴고 있습니다.

4대강 건설 이후 처음 드러난 강바닥의 모습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져 있습니다. 가뭄에 대비하겠다며 22조 원을 들였지만 본래 취지와 다르게 생태계와 수질만 악화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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