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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고스펙' 여성이 저출산 원인?

입력 2017-02-27 18:45 수정 2017-02-2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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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제시한 인구절벽, 아마 들어보셨을겁니다. 15세에서 64세의 생산가능 인구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우리나라가 2018년경 인구절벽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부터 신생아 출산이 급감해 30만명대로 떨어질 전망이고요.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인구절벽 위기에 접어든 셈이죠. 정부도 저출산 높이기 위해 연일 고심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주말 저출산 관련 포럼을 열었는데요, 결혼연령이 늦어지는 것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면서 이런 대책이 나왔습니다. 여러분이 한번 듣고 평가해보시기 바랍니다.

"교육투자기간을 줄이는 정책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불필요한 휴학, 연수, 자격증 취득 등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 마지막으로, 여성의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상승함에 따라 하향 선택결혼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 관습 또는 규범을 바꿀 수 있는 문화적 콘텐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함. 이는 단순한 홍보가 아닌 대중에게 무해한 음모 수준으로 은밀히 진행될 필요가 있음." - 원종욱 선임연구위원의 '결혼시장 측면에서 살펴본 연령계층별 결혼 결정요인 분석' 중

한마디로 여성이 이른바 고스펙을 쌓느라 결혼연령이 늦어지니 고스펙 쌓아봤자 취업에 도움 안되게 하자, 고스펙 여성이 눈을 낮춰서 결혼을 하게 하자… 이런 내용입니다. 그리고 저 보도자료에 마지막 말…'무해한 음모수준으로 은밀히 진행할 필요' 도대체 이건 무슨뜻일까요?

여기 20대 후반의 한 여성이 있습니다. 대학 졸업 전 취업을 위해 휴학을 했네요.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I 대학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휴학, 자격증 취득, 해외연수 다 들어가 있습니다. 보사연의 분석대로라면 이런 스펙을 가진 여성은 취업에도 불이익을 줘야 하는 대상입니다. 과연 누구일까요? 바로 접니다.

게다가 보사연에서는 가상현실을 이용해서 배우자를 찾는 매칭시스템을 권하고 있는데 저는 방송에 나가 배우자 찾는 시도를 했으니 한마디로 시간 낭비한 겁니다. 보사연의 시각으로 보면 저는 출산율을 낮추는데 기여를 하고 있는 여성입니다.

결국 논란 끝에 보사연이 사과의 글을 올리고 발제한 원종욱 선임연구위원을 보직해임했는데요. 그러나 보사연 홈페이지엔 사과와 보직해임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며 파면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작진이 원종욱 연구위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했지만 끝내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약 두 달 전 행자부가 가임기 여성의 숫자를 비교해 출산지도를 만들어 논란을 빚었었는데요, 그런 논란이 있은지 얼마 안 돼 또 이런 논란을 자초한 정부. 저출산의 근본적인 문제를 등한시하고 여성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시각이 10년동안 80조원을 붓고도 출산율을 올리지 못하는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을 되새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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