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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연기력 논란' 패셔니스타서 베를린의 여왕까지

입력 2017-02-1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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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연기력 논란' 패셔니스타서 베를린의 여왕까지


김민희, '연기력 논란' 패셔니스타서 베를린의 여왕까지


김민희, '연기력 논란' 패셔니스타서 베를린의 여왕까지


배우 김민희(34)가 홍상수(57)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베를린의 여왕'으로 발돋움했다.

앞서 이 영화제에서 공개된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영희'를 연기한 김민희는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을 사랑하게 된 이후 그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캐릭터의 깊이를 잘 끌어냈다는 호평을 받아 이 상의 수상이 점쳐졌다.

김민희는 그러나 처음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는 아니었다. 데뷔 초창기에는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다. 잡지 모델로 연예계를 데뷔한 그녀에게는 배우보다는 '패셔니스타'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1999년 드라마 '학교 2'를 통해 배우로 데뷔한 그녀는 신인의 통통 튀는 에너지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데뷔 프리미엄은 그것이 전부였다.

첫 주연작 드라마 '순수의 시대(2002)'에서 비운의 여인 '홍지윤'을 맡았으나 서투른 감정 표현과 부정확한 발성으로 '발연기'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에도 그녀는 옷 잘 입는 배우에 불과했다.

하지만 노희경 작가 '굿바이솔로'(2006)에서 자신을 닮은 성격 밝고 화끈하고 맑고 거칠 것 없는 성격의 최미리를 맡아 배우로서 주목 받기 시작한다.

이듬해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일도 사랑도 둘 다 갖고 싶은 20대 시나리오 작가 '아미' 역으로 배우로서 눈도장을 받았다.

특히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 원작인 영화 '화차'(2012)에서 김민희는 연기의 정점을 선보인다. 파고들수록 미스터리한 여인 '차경선'은 김민희의 묘한 이미지와 맞물리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석권한 건 물론이다.

남녀 사이의 평범한 연애를 다루면서도 그 안에서 남녀 사이의 역학 관계를 드러낸 '연애의 온도'(2013)에서는 현실 연기까지 섭렵하며 명실상부 한국 영화계를 이끄는 젊은 여배우 군에 포함됐다.

영화 '아가씨'(2016)의 상속녀 '이즈미 히데코'로 김민희는 또 다시 인생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 친일파에 권위적이며 변태적인까지 한 숙부의 엄혹한 분위기 속에 살아가는 그녀를 강단 있게 연기해내며 동성애를 다룬 이 영화에서 굳건한 페미니즘의 방점을 찍었다.

김민희에게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에 이어 홍 감독과 두 번째 작업한 영화다.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 영희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불륜 스캔들'에 휩싸인 홍 감독과 김민희를 연상하는 시선이 많았다. 김민희는 연기력으로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며, 세간의 관심이 쏠린 가십보다 영화와 연기 자체에 이목이 끌게 하는 묘를 발휘했다.

베를린영화제에서 한국 여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김민희는 강수연과 전도연으로 이어기는 '월드 스타' 계보를 밟게 됐다.

한국 여배우가 베를린을 비롯해 칸, 베니스 등 '3대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건 이번이 세번째다. 앞서 1987년 강수연이 '씨받이'(감독 임권택)로 베니스 여우주연상, 2007년 전도연이 '밀양'(감독 이창동)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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