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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스데롯, 그들만의 극장에서는…'

입력 2017-02-1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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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들만의 극장에는 천장이 없었습니다. 관람료도, 정해진 상영 시간도 없었습니다. 관객들은 자유롭게 의자를 가져다 놓고, 술과 팝콘을 들며 영화를 즐겼습니다.

스데롯 시네마. 3년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내려다보이는 스데롯 언덕.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곳에 모여 자신들이 증오하는 팔레스타인 민가에 불 폭탄이 떨어지는 모습을 감상했습니다. 손뼉을 치고, 환호를 터트리면서.

그날은 150여명이 하룻밤 사이 죽임을 당한 날이었습니다.

학살이나 다름없던 폭격과 이를 팝콘을 먹으며 영화 보듯 구경한 스데롯의 언덕. 인간의 증오가 만들어낸 가장 비극적인 장면이었지요.

인간의 증오는 그 끝이 어디일까. 그리고 그 증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또한 그 증오를 이용해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오랜 명제를 증명이나 해주는 것일까.

그날은 정월 대보름이었습니다.

둥근 달 아래 둥글게 손을 잡고 풍요와 풍년을 기원해야 했던 날. 시민들은 거대한 차벽을 경계로 갈라져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갈라진 틈 사이로 무수히 건너왔던, 비난과 모욕과 증오의 말들. 그것은 폭력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지금의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 역시 지금쯤 그들만의 극장에 앉아 그들만의 영화를 감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이 혼돈은 종래에는 끝이 나겠지만, 끝이 난 이후에 이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한 하늘을 덮고 살 수 없을 정도로 시민과 시민 사이 증오를 부추기는 이들은 과연 내일을 염두에나 두고 있는가…

비극의 스데롯 극장. 그곳을 조국으로 둔 작가 아모스 오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은 "희생자와 희생자 사이의 싸움".

그리고 모두가 훼손된 민주주의의 희생자들. 또한 스데롯 극장의 전망 좋은 자리에서 이 비극을 부추기며 즐기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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