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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단톡방서 '더 빨리, 더 멀리, 더 교묘하게'

입력 2017-02-07 21:02 수정 2017-02-20 13:55

진짜 뉴스 헤드라인 사이에 가짜 뉴스 섞어

번역 안 된 외신 기사 가짜 뉴스로 둔갑

태블릿PC 진짜 기사 2만건 가까이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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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뉴스 헤드라인 사이에 가짜 뉴스 섞어

번역 안 된 외신 기사 가짜 뉴스로 둔갑

태블릿PC 진짜 기사 2만건 가까이 공유

[앵커]

가짜 뉴스들은 수백 명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를 타고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짜뉴스들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어떤 경로를 통해 퍼져나가는 건지, 취재기자와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윤샘이나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그동안 단톡방을 통해 카더라 형식의 지라시가 확산된 건 익히 알려진 내용인데, 이젠 가짜 뉴스들도 단톡방을 통해 마치 진짜 뉴스인 것처럼, 받아보면 문장도 그렇게 쓰여있고, 쉽게 퍼지고 있다는 거네요.

[기자]

네, 보통 단톡방 하면 10명 내외의 채팅방을 떠올릴 수 있는데요. 하지만 집회나 시위 등 특정 목적을 위한 단톡방의 경우 최대 수백 명까지도 모인 경우가 있는데요.

보시는 건 친박단체 회원 300여 명이 모여 있는 단체 대화방인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화면을 재구성했습니다.

이 채팅방에만 해도 하루에 수십 건의 기사들이 올라오는데, 이 중 가짜 뉴스들이 섞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월 첫째 주 종합 뉴스'라는 제목의 글의 경우 '촛불집회에 중국 유학생 6만 명이 동원됐다"는 내용이 뉴스 헤드라인처럼 유튜브 영상과 함께 올라와 있습니다.

[앵커]

그런 사실 없습니다. 가짜 뉴스죠.

[기자]

사실상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뉴스인데, 실제 뉴스 헤드라인들과 섞어 진짜 뉴스처럼 보이게 한 겁니다.

이런 링크들을 퍼 나를 경우, 순식간에 수만 명에게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앵커]

누가 봐도 실제 뉴스 헤드라인 같은 느낌을 자꾸 주잖아요. 그만큼 가짜 뉴스들이 실제 뉴스처럼 정교해지고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네요.

[기자]

실제 뉴스와 헷갈릴 만큼 교묘한 가짜 뉴스들이 진화하는 추세입니다.

이 밖에 영상 편집이나 포토샵 등을 정교하게 이용해 만들어내는 콘텐츠도 늘고 있습니다.

단순히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목과 내용만 보면 진위 여부를 따지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요.

앞서 리포트에서도 언급했지만,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마치 해외 유명 석학의 인터뷰인 것처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이런 걸 받아보고 실제로 검색을 해보지 않는 이상, 진위 여부를 따지기 힘들겠네요. 이런 가짜 뉴스들도 유형별로 나눠 볼 수도 있나요?

[기자]

저희가 취재한 결과, 가짜 뉴스가 만들어지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태블릿PC 보도 관련 가짜뉴스처럼 극우사이트를 중심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는 비방 목적의 콘텐츠가 첫 번째고요.

최근에 가장 눈에 띄는 경향은 실제 뉴스를 왜곡해서 가짜 뉴스로 만드는 겁니다.

번역이 안 된 외신 뉴스를 왜곡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어제 한 친박단체 사이트에 올라온 글입니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일본을 방문해 "한국에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 미국은 즉시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북한을 공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일본의 '석간 후지'라는 신문의 기사를 출처로 밝혔는데요.

[앵커]

큰 따옴표까지 따고 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막상 출처 링크를 따라 들어가 보면, 모두 일본어로 돼 있는 기사입니다.

그러나 저희가 번역해본 결과,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북한 핵무기 사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한 문장뿐이었고요. 나머지는 일본 한 대학교수의 일방적 주장이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한미동맹이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마치 매티스 국방장관의 발언처럼 짜깁기한 겁니다.

[앵커]

그 주장은 일본 어떤 사람의 (대학교수의 주장이었습니다) 주장일 뿐이고. 이렇게 하는 건 거의 범죄 행위에 가까운 것 같은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손쉽게 가짜뉴스를 공유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던데, 그 파급력이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먼저 화면을 함께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온라인상의 콘텐츠가 소셜 미디어에서 몇 번이나 공유됐는지를 집계해주는 사이트 화면인데요.

'태블릿 PC'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봤더니, 1300여 개의 게시글이 나왔습니다.

가장 많이 공유된 이 기사의 경우 페이스북에서 1만 5000여 건, 트위터에서 3000여 건 등 공유건수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에도 가짜 뉴스들이 포함돼 있나요?

[기자]

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모두 460건가량 공유된 글을 보시면 한 극우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입니다.

'청년진실의 소리'라는 출처를 달고 게시된 카드 뉴스 형태인데요. JTBC의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조작됐다며 방송 뉴스 화면을 캡쳐해 올렸습니다.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인데, 이 글 역시 "많이 퍼뜨려달라"는 내용이 함께 올라와 있습니다.

[앵커]

저희 뉴스에 제 이름이 올라가는 걸 보니까 참 착잡하군요. 알겠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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