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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했던 사업…한국을 '을' 만든 최순실 파워 뒤엔?

입력 2017-02-01 21:53 수정 2017-02-0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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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밖에도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는 이상했던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상했던 건, 이 사업이 기본적으론 공적개발원조인, 즉 ODA 사업인데, 원조를 해주는 국가와 받는 국가 간의 이른바 갑을 관계조차 뒤바뀌었다는 점이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문제점을 안지현 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 기자, 미얀마 현지 회사로 이 사업을 주도하고자 했고, 최순실 씨에게 이익을 주려고 했던 인물이죠. M사의 대표, 인 모 씨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사업 추진 당시에 인 씨의 공식 직함은 '미얀마 무역대표부 서울 사무소장'이었습니다.

때문에 당시 이 사업에 관여했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인 씨를 현지 전문가 정도로 알고 있었다고 했는데요.

그런데 막상 인 씨를 직접 만나보니 "상당히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자신을 봐주는 윗선이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는 겁니다.

[앵커]

인씨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길래 윗선까지 생각하게 된 걸까요

[기자]

처음부터 상식 밖의 요구를 내놨다는 건데요.

먼저 박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할 시기에는 착공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는 겁니다.

당시 박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을 두 달 남겨둔 시점에서 첫 삽을 떠야 한다고 우겼다는 건데, 해당 사업이 국가 간 사업임을 고려할 때 비상적인 요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통상적으로는 인 씨가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굳이 따지자면 계약서상의 을의 위치인데, 오히려 갑처럼 행사했다는 얘기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때문에 인 씨를 만났던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인 씨가 ODA를 받으러 온 사람인지, 주러 온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최순실씨의 힘이 작용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판단입니다.

특검은 최순실씨만으로 볼 수 없고, 결국 대통령의 힘을 실어줬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인 씨는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왔고 사업자 선정권까지 요구했다… 이런 진술도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겁니까?

[기자]

통상적으로 그래픽에서 보시는 것처럼 ODA 원조국이 수혜국에 지원금을 주기 때문에 갑의 위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갑의 위치의 핵심은 사업자 선정권을 쥐고 있었다는 거겠죠.

그런데 K타운 프로젝트 경우, 사업자 선정권을 미얀마에 주라고 인 씨가 요구했다는 부분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사업자를 선정하면 현지 상황에 안 맞는 사업자를 선정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해당 사업이 굉장히 규모가 큽니다. 760억 원 규모. 그게 달랑 A4 용지 한 장으로 시작이 됐다는 얘기인데. 실사단이 가보니 심지어 중앙정부 사업도 아니더라… 지방 정부에서, 그것도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 이거 조금 설명하고 끝내도록 하죠.

[기자]

사업 요구 자체도 미얀마 중앙정부가 아니라 무역대표부라고 말했습니다. 무역대표부는 우리로 치면 지금은 사라진 통상교섭본부인데요.

당연히 미얀마 중앙정부 차원의 브리핑도 없었습니다.

결국 이 사업을 중단시킨 우리 정부 관계자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우리 정부 예산 따내려고 한 사업"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최순실 씨 기획-대통령 지시로 아무 검토 없던 사업에 수백억 원이 낭비될 뻔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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