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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비·훈장…대통령이 치켜세운 '친박 집회'의 실태

입력 2017-01-26 22:15 수정 2017-01-2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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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 대통령이 어제(25일) 한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를 가진 것, 다 아는 사실입니다만. 촛불 집회를 폄하하는 대신, 친박 집회는 치켜세우고 독려하는 발언을 하면서 지지자 결집을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지자 집회에 대해 저희들이 오늘 단독으로 보도해드린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그 지지자 집회에서 늘 의심해왔던 것처럼 돈이 오간 것이 아니냐 하는 얘기, 즉 증언이 나왔다는 얘기죠. 1부에 잠깐 전해드렸습니다만 예를 들면 목욕을 하고 나타나면 5만 원을 준다, 아마도 노숙자들 상대로 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고. 유모차를 끌고 오면 15만 원, 가족이 이런 집회에 참여한 것을 뭔가 보여주고 싶어 하는 의도, 그때는 15만 원을 준다. 추운 날에는 6만 원을 준다, 이런 얘기들. 가격표가 있었다는 얘기죠. 저희가 2부에서 이 문제를 조금 더 구체적인 정황과 함께 말씀드리기로 했습니다. 물론 다른 얘기들도 함께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강버들 기자가 옆에 나와 있습니다. 강 기자, 저희가 지난해부터 어버이연합이 세월호 관련 집회 등에서 돈을 주고 탈북자를 동원했다는 보도를 해왔죠. 대개 이런 관변 단체들이 나올 때 돈이 오간 상황을 충분히 의심해볼 만한 상황이고 어버이연합의 경우 차명계좌로 들어갔다는 게 다 나온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도 이런 집회가 계속 열릴 때 돈이 오가지 않겠느냐를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의심이었는데 실제로 그것이 증언을 통해 나타나고 있죠.

[기자]

네, 저희가 만난 모집책이라는 사람에 따르면 친박 단체의 고위 관계자로부터 지시가 내려온다고 합니다.

몇 명을 모아 달라는 것뿐 아니라, 연령대나 성별, 혹은 '유모차를 몰고 올 수 있는 사람'처럼 구체적인 요구를 한다는 건데요.

이 요구에 따라 본인은 지방을 돌며 사람을 모아 인솔해 올라오고, 올라와서 집회에 참가하면 친박 단체 회원들이 멀리서 인원하고 본인들이 원한 요구사항에 맞췄는지 등을 확인한다고 합니다.

이후 참가자들에게 줄 돈은 본인이 승용차 안에서 건네받고, 본인의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약속에 따라 지급한다는 겁니다.

[앵커]

중간 모집책은 자기도 가져야 되는 돈이 있으니까 그걸 떼고 준다는 거죠. 실제로 보면 버스들이 지방에서 올라오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거기서도 정말 탄핵은 안된다고 생각하고 소신에 따라 올라오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그건 당연히 그분들의 생각은 그럴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돈이 오갔다는 것은 자발적인 것은 아니니까. 그런 폭로가 나왔다는 거잖아요? 마치 점조직처럼 활동하는 것 같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면. 그런데 이런 단체뿐 아니라, 정부가 직접 나서서 관변 단체를 집회에 동원했다는 폭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자]

자유총연맹의 전 고위 관계자는 저희 취재진에게 허현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과 2015년 10월부터 약 두 달 간 나눈 문자를 공개했습니다.

사실상의 지시를 받고 국정교과서 관련 집회 등을 열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다만 자유총연맹의 경우는 돈 주고 사람을 산 게 아니라 연맹이 가진 '회원들을 활용했다'고 했는데요. 함께 들어보시죠.

[김모 씨/한국자유총연맹 전 고위 관계자 : 본부가 각 지부에 공문 띄웁니다. 어떤 행사 관련해 협조 바랍니다. 사람 숫자는 대개 유선으로, 변하니까. 지부에선 공문 받아 지회에 또 보내…]

[앵커]

관변 단체들이 이런 지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 역시 이것도 돈 문제와 얽힌 것들이 있겠죠. 보조금이라던가. 어제 잠깐 보도해드렸습니다만.

[기자]

정부로부터 받는 법률로 정해진 예산과 보조금, 그리고 훈장 때문에 청와대와 등질 수 없다는 건데요.

연맹 고위층 입장에서는 회원들에게 나눠줄 훈장이 특히 절실했다고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모 씨/한국자유총연맹 전 고위 관계자 : 정부는 그걸 아니까 그걸 미끼로… 회원들 입장에서는 그걸(훈장을) 받아오는 총재가 유능한 총재, 못 받아오는 총재는 무능한 총재…]

[앵커]

훈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모양입니다, 이 단체 내에서는.

[기자]

일종의 본인들이 가진 애국심에 대해서 인정받는 증표가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앵커]

집회 동원을 기획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 허현준 청와대 행정관이잖아요. 오늘 특검이 소환 통보를 했지만 안 나왔습니다. 안 나온 이유는 불확실한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그 이유는 밝히지 않고 못 나가겠다고 소환 통보받은 시간에 닥쳐서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허 행정관은 지시에 잘 따르지 않으려고 하는 자유총연맹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했다고 하죠? 우리 편 맞느냐. 그런데 아무리 관변단체라고 하지만 청와대에서 네 편, 내 편을 이렇게 명확하게 갈라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인가 하고요. 어떻습니까?

[기자]

굉장히 놀라운 발언이었는데요. 일단 청와대 입장에서는 친정부 성향의 단체들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우리 편에 들어가는 다른 단체들은 아마 정부로부터 직접 혹은 다른 경로를 통해서 지원을 받는 단체들일 텐데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로 전경련이 여러 곳의 자칭 보수단체에 자금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또 지원 여부를 떠나서 정부가 건전단체라고 표현하는 곳들도 청와대가 우리 편으로 생각하는 단체들로 추정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우리 편을 동원하겠다는 청와대 계획은 저희가 지난해 보도해 드린 세월호 VIP보고서 여기서도 확인이 되던데.

[기자]

국정원이 작성해서 대통령에게 보고한 이 보고서에는 건전단체라는 표현이 5차례나 등장합니다. 보고서가 33쪽짜리인데요.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 겁니다.

건전단체는 국정원 같은 사정기관이 내부 보고서에서 친정부 단체를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보면 불법시위나 파업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하면서 이 건전단체를 통해서 사전에 집회 신고를 해서 장소를 선점한다거나 맞불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이 눈에 띕니다.

또 국회선진화법 폐지 등을 위한 여론전에서도 야당을 압박하는 데 건전단체를 활용하겠다고 계획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집회와 관련해서 어저께 대통령 인터뷰에서 나온 얘기가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친박집회에서 촛불의 2배가 넘는 인원이 모였다,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 이거는 따져봐야 할 문제죠?

[기자]

아마 대통령은 경찰이 발표했던 1월 7일 11차 집회의 추산 인원을 인용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당시 경찰은 탄핵 찬성집회에 2만 4000명, 탄핵 반대집회에 3만 5000명이 모였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숫자만 놓고 보면 두 배는 안 되지만 탄핵 반대집회 인원이 더 많기는 했던 겁니다.

[앵커]

그런데 당시 경찰 추산 인원에 비해서 비판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걸 저희가 잠깐 1부에서 짚기도 했습니다마는 경찰이 추산하는 방법을 그대로 따라서 다시 추산해 본다면 답이 어떻게 나왔다고요?

[기자]

페르미법이라는 건데요. 3.3㎡, 한 평이라고 하죠. 여기에 10명이 들어간다고 가정하고 집회 장소의 넓이로 인원을 추산하는 방법입니다.

직접 한번 해 봤는데요. 광화문광장하고 주변의 10차선 도로 넓이를 합하면 대략 1만 1000평 정도입니다. 여기 사람이 꽉 찬다면 11만 명이 들어가는 거고요. 실제로 사람이 가장 많았던 시간대에 촬영한 영상을 보니 발디딜 틈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니까 경찰이 말한 2만 4000명에 대해서는 축소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입니다.

반면 친박단체가 열린 코엑스 앞도 살펴봤는데요. 삼성역에서 봉은사역 사이의 코엑스 앞 7차선 도로와 인도의 넓이는 대략 5500평 넓이로 이곳에 사람이 꽉 차면 5만 5000명 정도입니다.

그런데 역시 최대 인원이 모였을 때 찍어둔 영상을 보니까 양 옆으로 빈 곳이 좀 있었거든요. 이걸 감안하면 경찰이 추산한 3만 5000명은 실제와 어느 정도는 근접해 보입니다.

결국 촛불집회는 축소하고 친박집회는 비슷하게 추산을 하면서 숫자를 왜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1부에서도 잠깐 말씀드렸습니다만 이런 걸 정말 계산해야 하느냐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돈이 오간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 이른바 관제데모 쪽에서 자신들이 훨씬 많이 모였다고 계속 지속적으로 주장을 하고 대통령마저 그것을 받아서 인터뷰에서 얘기하고 있으니까 자발적으로 모인 분들은 상당히 서운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계산 한번 해 본 것으로 하죠. 강버들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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