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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은 '협의'지만…거절할 수 없는 청와대의 '지시'

입력 2017-01-24 21:07 수정 2017-01-25 00:38

청와대 '여론 조작' 짙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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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여론 조작' 짙은 의혹

[앵커]

보신 것처럼 청와대가 '협의'라는 이름 아래 자유총연맹에 사실상 '관제 데모'를 지시해 왔다는 정황이 나왔습니다. 작년엔 어버이연합이 전경련의 돈을 받고 친정부 집회를 해온 사실을 저희가 집중 보도해 드렸을 때, 당시에도 어버이연합 관계자는 "우리는 '협의'를 했지, 지시를 받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협의'라는 단어가 묘하게 겹치는 것입니다.

중립적인 한 마디 단어 속에 들어있는 숨은 의미를 박창규 기동팀장과 짚어보겠습니다. 문제의 허현준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은 작년에는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짧게나마 성명을 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통화나 문자가 아니라 페이스북으로 해명을 내놨습니다.

자유총연맹 관계자와 연락을 주고 받은 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취지를 전파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차원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런 활동은 소통비서관실의 통상적인 업무라고 했습니다.

[앵커]

보낸 내용을 보면 어떤 협조 요청하는 지원이라고 보기 어려운 내용인데, 해명은 그렇다는 거죠. 청와대 측은 통상적인 업무라고 주장하지만, 그 이면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거잖아요?

[기자]

의혹의 구조는 특검이 수사하는 대통령 뇌물죄 혐의와 비슷합니다.

박 대통령은 "문화 체육 발전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을 뿐이다"고 했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감히 거역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비슷한 상황인데요.

관변 단체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는데요. 관계자 증언 들어보시겠습니다.

[김모 씨/한국자유총연맹 전 고위관계자 : 청와대에서 '하라'고 안 하고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잖아요. 근데 '싫어요' 하면 등지는 거잖아요. 그쪽에서 시킨 적 없다고 하지만 그 자체가 시키는 거고요.]

[앵커]

우문같기는 한데 청와대와 등지게 되면 무엇이 손해길래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는 건가요?

[기자]

결국은 돈과 명예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명예가 전부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자유총연맹은 정부에서 받는 전체 예산이 100억원 가까이 됩니다. 이걸 깎으면 조직 운영이 힘들어지겠죠.

또 대통령과 1년에 한번 식사를 한다든지 훈장을 받는다든지 하는 게 중단됩니다.

이런 예산과 훈장 등이 있어야 지역 사회에서 조직을 유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됩니다. 회원 유지를 할 수 있고, 이런 게 담보되지 않으면 조직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럴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해석하는 게 더 정확한 거겠죠?

[기자]

네, 그런 위협감을 느꼈다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실제로 집회와 관련된 협의는 얼마나 자주 있었던 건가요. 협의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실질적인 지시였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앞선 리포트를 보면 국정화 교과서 문제에 대한 내용만 보였는데요. 다른 것도 있나요?

[기자]

아무래도 국가에서 보조금을 받는 관변 단체다 보니 이전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다고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국정화뿐 아니라 이슈가 생길 때마다, 매우 노골적인 요구가 반복됐다는 게 자유총연맹 관계자의 증언입니다.

즉, 국정화 교과서 문제만 아니라 다른 집회에 대해서도 계속 요구를 해왔다는 얘기인데요.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김모 씨/한국자유총연맹 전 고위관계자 : 청와대에서는 이슈 있을 때마다 또는 국정이 밀릴 때, 또는 알려야 될 때 부탁이 들어옵니다. 2~3개월에 한 번씩 왔던 것 같습니다.]

[앵커]

어버이연합 얘기를 자꾸 하게 됩니다만, 전경련에게 억대 자금을 받았다라는 의혹이 이미 저희들 보도에 의해 불거진 바 있는데요. 자유총연맹에는 그런 돈이 간 건 없습니까?

[기자]

일단 없다고 얘기하고 있는데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직접 돈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어버이연합보다 자유총연맹을 더 선호했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실제로 돈이 오가면 어버이연합처럼 탈이 날 가능성이 있는데, 자유총연맹은 그럴 염려가 없다는 겁니다.

또 실제로 자유총연맹의 경우 2010년과 2011년 사이 전경련에서 7억 넘는 후원금을 받은 게 알려져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 뒤 직접 돈을 주고 받는 건 정부는 물론 연맹에서도 피하게 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청와대가 결국 관제 데모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돈 논란이 적은 자유총연맹을 동원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겁니다.

[앵커]

그러나 보조금 100억원으로 덜미를 잡고 있기 때문에, 자유총연맹으로선 말을 듣지 않으면 그것이 혹시 깎이지 않을까 하는 위협감을 느끼고 있었고, 그것이 이런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얘기가 되겠죠, 이 분의 주장은. 박창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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