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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수첩] "정수장학회, MBC 지분 매각 또 시도"

입력 2017-01-14 19:31 수정 2017-01-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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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수첩] "정수장학회, MBC 지분 매각 또 시도"


[단독│취재수첩] "정수장학회, MBC 지분 매각 또 시도"


◇ 김재경 의원 "김삼천 이사장, MBC 30% 지분 매각 타진"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정수장학회가 은밀하게 자산 매각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은 "작년 여름 김삼천 이사장이 찾아와 MBC 지분 매각 등과 관련해 도움을 청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김 이사장이 MBC에서 주는 돈이 너무 적어 MBC 지분이라도 팔아서 그 수익금으로 장학금 규모를 늘리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이 장학회의 장학생 출신이다. 야당의 반대를 의식해 국회 미방위 여당 의원을 사전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도 13일 통화에서 "정수장학회의 지분 매각 첩보를 전해 듣고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MBC는 방송문화진흥회가 70%, 정수장학회가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와 별도로 MBC는 매년 약 30억 원 가량을 정수장학회에 기부하고 있다. 정수장학회의 지분 매각은 MBC 민영화로도 이어질 수 있어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과 매각을 논의한 정황의 대화록이 보도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 회계 장부는 200억 원…..실제 가치는 1조원 가까이

정수장학회는 공익 재단이다. 재산 규모는 약 200억 원대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태년 의원실이 입수한 정수장학회 회계 자료에 따르면, 실제 가치는 1조 원을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일보 지분 100%, MBC 지분 30%,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토지 등 주요 자산이 현 시세가 아닌 50년 전 기준으로 기재돼 있다. MBC 30% 지분은 장부상 가치로는 3억 원이지만, 현재는 최소 3천 억원이 넘는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상지대 김경환 교수는 "MBC 본사뿐 아니라 계열사와 지역사, 그리고 MBC가 보유한 부동산 등을 감안하면 MBC의 가치는 최대 3조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3조 원의 30%는 9천억 원이다.

◇ 정수장학회 언급한 남경필, 안대희 "좌천"

정수장학회는 부산 기업가인 고 김지태 씨가 세운 부일장학회가 뿌리다. 노무현 정권 당시 국정원 과거사정리위원회, 진실과 화해 위원회 등이 조사에 착수해 '군사정권의 강탈'이라고 결론내린 바 있다. 고 김지태 씨의 유족이 벌인 반환 소송에서 법원도 '강탈'을 인정했다. 2007년과 2012년 대선 정국 당시 야당은 "박정희가 빼앗은 장물이니 국가에 환원해야 한다"며 박근혜 후보를 압박했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이사장을 사퇴한 만큼 나와 관련 없는 공익재단"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수장학회와의 관계 정리를 언급한 정치권 인사들이 줄줄이 좌천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3일 인터뷰에서 "2004년 박근혜 대표에게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함께한 저녁 자리가 아주 살벌해졌다"며 "그로 인해 얼마 후 원내수석부대표를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상돈 의원도 이날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당시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과 함께 정수장학회 정리를 조언했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력한 초대 총리 후보였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발탁되지 못한 것도 과거사 정리를 언급한 탓"이라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안 전 대법관은 정수장학회 등을 직언했다가 좌천된 것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내 입으로 직접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부정하진 않았다.

◇ "안봉근 등 최측근 비서들 정수장학회 소속"

정수장학회가 비선 실세들의 아지트였단 폭로도 나왔다. 전직 박근혜 대선 캠프 관계자 홍모씨는 "안봉근이 서울로 올라오면서 바로 국회로 못 들어가고, 5년 넘게 정수장학회에 적을 뒀다. 집도 청담동 정수아파트였다"고 주장했다. 안봉근뿐 아니라 수행비서였던 이ㅇㅇ, 박ㅇㅇ 씨도 정수장학회 소속이었다고 한다.
홍 씨는 또 "2000년쯤 박ㅇㅇ이 정수장학회 경호원 공채 입사 면접을 보러 갔는데 정윤회, 최순실이 박근혜 이사장과 함께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육영재단과 영남 학원에 이어 정수장학회까지 비선들이 장악했음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안봉근 등 비서진의 재직 여부와 MBC 지분 매각에 대해 정수장학회 측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정수장학회는 직원 수조차 모를 정도로 베일에 싸여 있다.

최태민 일가의 재산 축적 과정과 정수장학회의 비선 실체는 15일 밤 9시 40분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자세히 방송된다.

스포트라이트팀 봉지욱 기자 b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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