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갈수록 세지는 '문재인 때리기'…주자들 속내는?

입력 2017-01-11 15:51 수정 2017-01-16 09:55

박원순 가장 적극적으로 공세 이재명·김부겸도 현안 입장내며 가담
안희정은 상대적으로 우호적 태도
'文 대세론' 강도 약해 뒤집기 가능성 염두한듯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박원순 가장 적극적으로 공세 이재명·김부겸도 현안 입장내며 가담
안희정은 상대적으로 우호적 태도
'文 대세론' 강도 약해 뒤집기 가능성 염두한듯

갈수록 세지는 '문재인 때리기'…주자들 속내는?


갈수록 세지는 '문재인 때리기'…주자들 속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당내 다른 대선주자의 파상 공격이 거세게 전개되고 있다. 문 전 대표가 1위 주자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같은 당 후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강도 높은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문 진영의 이같은 공세는 당연히 자신이 대선후보 자리에 오르기 위한 것으로 이해는 되지만, 문 전 대표에 대한 적대적 공격강도가 너무 높아 정치권의 관심을 끈다. 특히 한 때는 한 식구로 친밀한 유대를 보였던 주자들이 더 날 선 공격을 하고 있어 그 배경도 궁금하다.

먼저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 전 대표 공격에 최일선에 서 있다. 박 시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 개혁에 실패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킨 참여정부를 재현하는 '참여정부 시즌2'로는 촛불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개혁을 이룰 수 없다"며 참여정부의 핵심 인사인 문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박 시장은 이어 "차기 정부는 참여정부 시즌2가 아닌 '촛불 공동정부'여야만 한다"며 "기득권에 안주한 패권정치, 구태의연한 여의도정치는 청산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새로운 시대의 중심이 될 수 없다"고 문 전 대표측을 패권세력으로 규정했다.

박 시장은 지난 8일에도 전북지역 언론인과의 간담회를 갖고 "문 전 대표를 비롯한 친문 세력의 기득권이 가져온 여러 문제도 분명한 청산 대상"이라며 "이를 반드시 넘어서야 국민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고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박 시장은 '메르스 정국'에서 한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재명 성남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상대적으로 유력 후보군에서 밀리는 형국이다. 이에 박 시장은 '문재인 때리기'를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확보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특히 박 시장은 친문세력과 각을 세우면서 대선 이후 치러질 서울시장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문 전 대표 이후 상황을 감안, 역으로 세게 치고 나가자는 계산도 하고 있는 듯 하다. '포스트 문재인'의 선두주자로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박 시장만큼은 아니지만 문 전 대표를 견제하고 비판하는데 열심이다. 이 시장은 11일 문 전 대표의 재벌 개혁 방안에서 법인세 문제가 빠진 점을 지적하며 "결국 실질적인 재벌에 대한 제재가 되는 것에 대해선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10일에는 "원래 대세는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라며 "실제 대세론이 유지된 적이 없다. 일시적 필요에 의해 선택된 후보들이 대세를 유지한 적이 거의 없다"고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을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이 시장의 경우 지난 6일 "개헌은 '분권형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선호하지만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며 "개헌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이번 대통령 선거 전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 전 대표가 대선 후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주장한 데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이 시장은 또 7일 촛불집회에 참석해 개헌 보고서 논란 관련, "저는 당권을 가진 측이 일종의 어드밴티지를 갖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문 전 대표를 옹호했다.

이 시장은 당장 지지율 반등이 어려워보이자 문 전 대표에 대한 견제를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확보하면서도, 명분이 있을 때는 굳이 '친문'과 척을 지지 않는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기초단체장을 맡고 있는 이 시장은 대선 도전이 좌절될 경우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 도전 등도 검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야권의 핵심 지지층인 친문과 완전히 결별하는 모양새는 본인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의원은 공세를 취하되, 표현의 수위는 조절하는 모습이다. 김 의원은 문 전 대표가 '다른 대선주자들도 국정에 참여시키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관련 "국민들에게 오만하게 들릴 수 있다"며 "보다 겸손하게 촛불 민심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과 대안을 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의 경우 현재 지지율은 낮지만 대구·경북의 유일한 민주당 주자다. 본인에게 그런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자기 지역 유권자를 생각해서라도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워야 한다.

반면 문 전 대표에 대한 공격 강도가 가장 약한 것은 안희정 충남지사다.

안 지사는 10일 문 전 대표와의 친노적자 경쟁에 대해 "제 머릿속에 친노적자는 없다"며 경쟁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안 지사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는 우리 얘기하기도 바쁘다. 남의 얘기를 하기 힘들다"며 "차별성이라는 게 상대를 비판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의 장점을 이야기하면서 부각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안 지사는 자신이 언젠가는 문 전 대표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꾸준히 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광주·전남 언론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 앞장서서 모든 여야 후보를 끌고 가는 문 전 대표가 페이스메이커"라며 "저는 문 전 대표를 여유 있게 따라가다가 마지막 결승점 앞에서 1등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지사의 경우 같은 친노세력이고 문 전 대표 이후에는 본인이 후계자라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본인도 대선후보로 뛰는 경쟁자인데 마냥 옹호만 할 수는 없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 이에 안 지사는 최근 기회가 날때마다 "문 전 대표의 페이스메이커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안 지사 측에서는 문 전 대표와의 본격적인 차별화에 나설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 지지율이 뒤쳐진 후보가 앞서는 후보에게 공세를 펴는 것은 정치권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최근 민주당의 경우 과거 '이회창 대세론'이 지배하던 2002년 한나라당보다도 타주자에 대한 공세 강도가 크다는 분석이다.

당시 한나라당의 경우 당내 대세론이 워낙 굳어져 유력 후보를 함부로 건드리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에서 문 전 대표가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지만 다른 주자가 공략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타 주자들도 문 전 대표의 낙마 가능성을 감안해 강한 비판의 대열에 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공세 기조에 대해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요즘 대선주자끼리 벌써부터 너무 치고받아서 걱정"이라며 "손학규 전 대표가 탈당하기 전에는 '6룡'이라고 해서 대선주자 개인에 대한 기대가 많았는데 이런 식으로 가면 2012년의 당내 분열을 재현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뉴시스)

관련기사

'문재인 때리기' 이어가는 국민의당…통합공세 방어하며 비문계 자극 국민의당 "문재인이 대통령되면 친노친문 패권공화국" 이재명 "문재인은 진보에 치우쳐…나는 진보·보수 비슷" 빨라지는 대선시계…반기문-문재인 양강구도 본격화 문재인 비판 의원들에 '문자폭탄'…문재인 자제 요청
광고

관련키워드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