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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2016년 가을과 겨울…"하멜은 틀렸다"

입력 2016-12-2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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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조선인은 남을 속이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남을 속이면 부끄럽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잘한 일로 여긴다"

네덜란드인 하멜이 남긴 글의 일부입니다. 원치 않는 나라에 억류되었던 외국인의 이른바 반한감정을 감안하더라도 기분은 좋지 않습니다.

잘못된 자료로 밝혀지긴 했지만 더욱 불쾌한 통계도 있었습니다. 한국은 사기범죄율 1위 국가.

선량한 사람들은 억울합니다. 이런 인상비평이나 통계들이 나와도 할 말이 없게 만든 자들은 누구인가.

잘 감추고 잘 속이는 것이 능력인 양 치부돼 온 사회. 그렇게 만들어 온 사람들은 누구인가.

하멜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이 지난 두 달 동안의 경과만 봐도 그 답은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세 번의 사과는 어떠했는가…다섯 번에 걸친 청문회는 또한 어떠했는가…가장 가까이는 오늘의 청문회만 봐도 그랬습니다.

거짓말 탐지기라도 동원하고 싶을 정도로 의혹과 답변은 엇갈리던 자리. 증언과 증언마저 엇갈렸습니다.

심리연구가 김형희에 따르면 그건, "그동안 터무니없을 정도로 쉽게 속아주는 사례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 이었습니다. "설령 거짓이 들통 나더라도 유야무야 넘어가게 되면서, 피해본 사람만 억울해지는 사건들에 익숙해졌기 때문" 이라는 것이죠.

이미 19세기 실학자 최한기는 이렇게 개탄한 바 있습니다.

"한 번 속고 두 번 속아도 평생토록 그 사람에게 속는 자가 얼마나 많길래 젊어서부터 탐관오리가 늙어 죽을 때까지 편안하게 부귀를 누리는가"

그래서 지금도 대중을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갈라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종래에는 반전을 꾀할 수 있다고 여겼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숨가쁜 일상에 몰려 속아주고 잊어주는 데 익숙해진 것일 뿐.

그러는 사이 시민들은 2016년의 가을과 겨울을 잃어버렸고, 그 이전에 시민이 일궈낸 민주주의를 잃어버렸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광장에 섰던 시민들의 소망은 그래서 더욱 애틋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들통 난 거짓을 유야무야 넘기지 않을 것이며, 억울함에 익숙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

아마도 훗날 역사가들이 정의를 내린다면 2016년의 가을과 겨울이야말로 속거나 잊음을 강요당했던 시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자각했던 시기였다고 말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그 때에 사람들은 말할 것입니다.

"하멜은 틀렸다"

오늘(22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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