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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친박 '태블릿PC 흔들기' 왜?…"정국 뒤집기 시도"

입력 2016-12-19 21:28 수정 2016-12-1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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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최순실씨와 그 측근들, 또 그들과 위증 공모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일제히 태블릿PC 흔들기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태블릿PC는 이미 그 내용이 모두 공개돼서 아시는 것처럼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의 핵심 증거물인데요. 그런데 내용은 온데간데없고 이게 어디서 났느냐, 누구 것이냐 이런 얘기들로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여러 가지, SNS상의 저희 JTBC 보도를 음해한다든가 하는 내용들을 다 받고 계실 겁니다. 지금의 이런 상황이 모두 의도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친박과 친박단체들은 도대체 왜 태블릿PC 흔들기에 나선 건지 서복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태블릿PC 관련 위증 공모 의혹부터 잠시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우선 워낙 내용이 복잡하니 간단히 정리하면요.

[앵커]

듣고 보면 사실 그렇게 복잡하진 않습니다.

[기자]

네, 다시 한번 정리해드리겠습니다.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과 정동춘 이사장이 만나 태블릿PC를 고영태씨 것으로 하고 JTBC가 훔친 것으로 하자고 했고, 이 내용을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에게 전달했다고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 얘기를 박 과장에게 직접 들었다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이완영 의원은 최순실 국정개입 국정조사 특위 위원입니다.

[앵커]

간사 사퇴했는데, 아직 간사인가요? 아니면 사퇴하고 간사는 아닌가요? (사퇴했습니다) 아무튼, 이에 대해 정동춘 이사장은 뭐라고 얘기합니까?

[기자]

정동춘 이사장과 제가 오전에 통화했는데요. 일단 4일엔 이완영 의원, 9일날 이완영, 이만희, 최교일 세 의원과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위증을 공모하거나 박헌영 과장에게 그런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완영 의원도 기자회견까지 열고 만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위증 공모를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고요.

그러나 이것은 이들의 주장이고 실제 청문회 과정을 보면 상당한 의심이 드는 대목이 나옵니다.

[앵커]

이완영 의원은 부인하고 있습니다만, 실제, 청문회에서는 친박 의원들과 박 과장 사이에 유사한 답변이 오갔다는 거잖아요?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너무나 똑같기 때문에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잖아요?

[기자]

네, 15일 청문회에서는 이완영 의원과 정동춘 이사장을 함께 만났던 이만희 의원이 태블릿PC에 대해 묻자, 박 과장이 실제로 준비된 듯한 답변을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박헌영/K스포츠재단 과장 : 그 태블릿을 고영태씨가 들고 다녔었고 저한테 충전기를 사오라고 시켰었습니다.]

이 내용만 들어보면, 태블릿PC가 마치 고씨의 것이라는 취지로 읽힐 수 있는 발언입니다. 그리고 태블릿 PC 입수 경위에 대해서도 박헌영 과장은 묻지 않았는데 마치 JTBC가 훔친 것으로 모는 듯한 발언을 합니다.

[박헌영/K스포츠재단 과장 : 나오면서 이제 관리인 분한테 분명하게 말씀드렸습니다. (태블릿 PC가 나온) 책상의 주인이 있고 나중에 다시 이걸 찾으러 올거다.]

[앵커]

이 얘기들은 이미 저렇게 얘기할 것이다라고 알고 있었던 내용을 그대로 박헌영씨가 얘기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완영 의원은 박 과장이 직접 만나주지 않았다면서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봤다고 오늘 기자회견에서 말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이완영 의원의 얘기는 정동춘 이사장에게 박헌영 과장의 입장을 사전에 들었지만, 박 과장이 직접 만나주지 않아 이미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얘기인데요.

제가 취재한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15일에 박 과장이 출석했던 청문회가 정회되고 저녁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요.

국회 의원회관 3층에서 특위 위원들이 식사를 했는데 여기에 참석한 한 특위 위원은 이 의원이 "박 과장이 태블릿PC가 최순실씨 거라고 해서 삼천포로 빠졌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박 과장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하면서도 정작 태블릿PC는 최순실 씨 것이라고 얘기해서 뭔가 계획이 틀어졌다는 얘기거든요. 이 얘기는, 이미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계획을 계속 갖고 있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완영 의원이 보기에는 박헌영씨가 엉뚱하게 새나갔다, 계획이 처음에 있었는데 말실수한 건지, 아니면 어떤 의도로 얘기했든 예상과 달리 나간 발언에 그다음 진도를 못나갔다는 얘기잖아요?

[기자]

이 의원이 사전에 알고 있던 발언과 다른 얘기를 박 과장이 했다는 건데요. 청문회 전에 이 의원을 만났던 정동춘 이사장 역시 오늘 통화에서 "최순실씨 것이라고 해서 놀랐다 평소에 나한테 한 얘기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의원과 정 전 이사장의 예상이나 계획대로 청문회가 흘러가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앵커]

훔쳐간 걸로 몰아가야한다, 이건 앞서도 들어봤지만 최순실씨가 지시한 내용이었잖아요. 귀국하기 전의 육성녹음에서. 귀국한 이후 31시간 동안 자유시간을 가졌을 때도 그런 식으로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결국 최순실씨의 지시가 있고 그 뒤에 청문회가 그대로 가고 있다는 양상을 보여주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 씨가 태블릿 PC를 훔친 것으로 몰아야 된다고 했는데, 의혹이 사실이라면 최씨가 기획한 이 내용이 지금 최씨의 측근과 친박 의원들을 통해서 다른 곳도 아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실행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는 겁니다.

문제는 이뿐이 아닙니다. 친박단체들도 같은 주장을 펴고 있고요. 극우 성향의 사이트에서도 같은 내용이 퍼지고 있습니다. 오늘 최씨의 변호인도 태블릿PC에 대해서 감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이것도 다 예견됐던 겁니다.

[기자]

뭔가 일제히 한 틀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인데요. 즉 최순실의 조작 지시가 측근, 친박계 의원, 또 일부 친박단체와 극우사이트로 확대 재생산되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들이 이렇게 태블릿PC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걸 따져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수사의 발단이 바로 태블릿PC였고요. 최씨의 재판, 특검수사, 최씨의 사실상 공범으로 지목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태블릿PC를 흔들면 최씨 측에서는 혐의를 덜 수 있고, 또 친박단체나 친박 의원들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의 탄핵 심판도 흔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여론전에도 이용할 수 있는 건데요.

[앵커]

그건 예를 들면 집회나 이런 쪽에 동원하는데도 이런 허위 논리가 필요하다는 거잖아요.

[기자]

실제 집회에서도 그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태블릿PC만 흔들면 여론과 형사재판, 탄핵심판까지 모두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또 한가지가 있습니다. 이를 이렇게 함으로써 본질에서 멀어지게 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시청자분들이나 시민 여러분들께서 잊지만 않으시면 되지 않을까 저는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검찰은 태블릿PC가 최순실씨 것이라는 데 확고한 입장이고요.

[기자]

네, 최씨 측에서 감정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감정이 불필요하다라고 입장을 내놓고 있고요. 이미 여러 경로로 태블릿PC가 최씨의 것이라고 결론 내렸고요. 얼마든지 입증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도 태블릿PC의 이동 경로와 최씨의 동선이 일치했다는 증거들이 확보된 상태이고, 향후 재판에서도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추가 증거들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또 JTBC와 검찰이 한패라고 합니다. 듣는 검찰은 굉장히 기분이 안 좋으시겠습니다마는. 서복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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