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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명박·박근혜 정부, 경기부양책만 쓰다 문제 키워"

입력 2016-12-12 22:29 수정 2016-12-12 23:25

"L자형 장기 침제 국면 진입"
"한국, 차이나 이펙트 최대 피해국 될수도"
"한국 경제 일찍 구조조정 했어야…"
"이명박·박근혜 정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부동산만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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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자형 장기 침제 국면 진입"
"한국, 차이나 이펙트 최대 피해국 될수도"
"한국 경제 일찍 구조조정 했어야…"
"이명박·박근혜 정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부동산만 자극"

[앵커]

정치보다 경제가 더 위기라는 지적이 많죠. 정부의 경제 실책으로 이미 상황이 최악이라는 겁니다. 박근혜 정부는 경기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나라빚 200조원을 더 썼지만, 각 가정의 빚은 오히려 불과 4년새 300조원 넘게 늘었습니다. 수출이 2년 연속으로 감소한 건 58년만에 처음이고, 1인당 국민소득이 줄어든 건 금융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게다가 탄핵 정국 속에 경제사령탑조차 불확실합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오늘(12일)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 어려움을 극복해달라"고 했지만, 야권은 유일호 부총리를 유임시킬지, 새 부총리 내정자인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세울지 논의 중에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공백때와도 비교가 되고 있는데요. 현 위기의 본질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경제학자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맡고 있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잠깐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어서오십시오.

[김상조 소장/경제개혁연대·한성대 교수 : 안녕하십니까.]

[앵커]

지난번에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서 하신 말씀은 잘 들었습니다. 오늘 쉽고 명료하게 설명을 부탁드릴 텐데 사실 그럴수록 우리 경제의 실상이 암담하게 드러날까봐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우선 현 경제 상황이 어렵다, 이렇게 말들은 하는데 97년 외환위기라든가 아니면 2008년 금융위기 때. 그때하고 비교해서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더 어렵습니까?

[김상조 소장/경제개혁연대·한성대 교수 : 한국 경제가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 배경이나 원인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위기 때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과거에는 기업의 재무구조나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주로 문제가 됐습니다. 즉 금융 쪽에서 발생한 충격인 것이죠. 하지만 지금은 금융 쪽은 상대적으로 조금 괜찮은 편인데요. 실물 쪽에서, 즉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을 한 것입니다. 자료 화면을 보시면 이것은 무역 탄력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인데요. 무역 탄력성은 세계 경제가 1% 성장할 때 무역은 몇 % 성장하느냐 것이냐를 보여주는 것인데. 최근에 2008년 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이 무역 탄력성이 1을 넘어서 2 내지 3까지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즉 세계경제가 4% 정도 성장할 때 무역은 10% 정도 성장했고요. 이것은 수출주도 성장전략을 택하고 있는 한국에게는 굉장히 우호적인 환경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2010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에 세계 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 무역 탄력성이 1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즉 세계 경제성장률이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무역은 그거보다 더 떨어졌고요. 그 결과 우리나라의 수출 액수가 절대적인 규모에서 줄어들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의 조선이나 해운, 철강, 석유화학과 같은 주요 기간산업들이 모두 다 구조 불황 산업으로 빠지게 된 것이죠. 지금 결론적으로 말씀드리게 되면 한국 경제는 지금 어려운데 그것은 금융위기라기보다는 실물 쪽의 어떤 위기라고 말할 수 있겠고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한국 경제가 급격하게 붕괴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그거보다 더 고통스러울 수 있는 L자형 장기침체 국면으로 들어갔다라고 할 수 있겠고, 한마디로 일본형 경제의 길을 따라간 지 한 7년 정도됐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촛불집회의 어떤 승리를 통해서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나 요구는 더없이 높아져 있는데요. 그런 것을 받아 안아야 할 경제의 물질적 토대는 사실상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다라고 할 수 있겠고, 이러한 어려움이 지금 당장뿐만 아니라 다음 정부에게도 커다란 부담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한국은 87년의 승리의 기억과 그다음에 97년의 위기의 기억, 그 사이의 갈림길에 있다라고 할 수 있겠고요. 결국은 우리가 하기 나름인데 특히 정치가 어떻게 이 사태를 수습하냐에 따라서 우리의 미래가 결정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아무튼 지금 말씀만 듣고 보면 그렇게 밝지 않은 그런 상황인데.

[김상조 소장/경제개혁연대·한성대 교수 : 솔직히 말해서 비관적입니다.]

[앵커]

시간은 많지 않고요.

[김상조 소장/경제개혁연대·한성대 교수 : 네.]

[앵커]

대통령의 부재 상황을 놓고는 지난 20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그때 63일 동안 공백이 있었습니다. 당시 상황하고 지금 상황이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상조 소장/경제개혁연대·한성대 교수 :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르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경제적으로 보게 되면 노무현 정부가 출범할 때 SK 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이나 또는 카드대란 때문에 국내적으로는 많이 어려웠지만 국제환경은 상당히 우호적이었습니다. 특히 2002년에 중국이 WTO 체제에 들어오면서 중국의 고도성장, 즉 이른바 '차이나 이펙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있었고 한국이 최대 수혜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은 두 자리 성장 숫자에서 6 내지 7%로 성장 속도를 낮췄고요. 또 그동안 성장의 결과로서 우리로부터 수입하던 물건을 대부분 수입 대체할 뿐만 아니라 우리와 경쟁하는 관계에 들어선 것입니다.]

[앵커]

그 부분이 제일 중요하겠죠.

[김상조 소장/경제개혁연대·한성대 교수 : 그래서 지금은 뭐냐 하면 한국이 차이나 이펙트의 최대 수혜국이 아니라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는 그런 상황에 들어왔다라고 할 수 있겠고요. 따라서 한국 경제는 진작부터 구조조정을 했어야 되는데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동산 자극을 통해서 경기부양책만 쓰다가 문제만 더 키웠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하나는 정치적인 측면인데요. 2004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복귀할 거라고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청와대 참모들도 준비를 하고 있었고.]

[앵커]

임기도 많이 남아 있었고.

[김상조 소장/경제개혁연대·한성대 교수 : 그리고 경제관료들도 일을 계속 하고 있었던 것이죠. 즉 이른바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가 살아 있었다라고 할 수 있겠는데, 지금은 탄핵이나 하야의 시점이 언제인가와는 무관하게 사실상 박근혜 정부 수명은 이미 끝난 겁니다. 따라서 관료들이 완전히 일을 하지 않고요.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가 무너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사실 2004년보다도 지금이 경제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짧게 질문 드리겠습니다. 지금 유일호 현 경제부총리냐 아니면 임종룡 내정자냐, 논란이 있는데요. 오늘 황교안 총리는 유일호 현 총리에게 더 무게를 두었습니다. 굉장히 많은 논란거리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컨트롤타워에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임무가 뭡니까? 그에 따라서 누가 더 적임이냐를 따져봐야 되겠습니다마는. 만일 유일호 총리가 계속 남는다면 그가 적격이냐 하는 문제, 어떻게 봅니까?

[김상조 소장/경제개혁연대·한성대 교수 : 지금 경제팀이 해야 할 일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를 계속 추진하거나 또는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은 가능하지 도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팀은 가계부채 문제나 부실 기업 등 처럼 한국 경제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들을 관리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즉 한마디로 위기관리죠. 그런데 이런 위기 관리를 위해서 경제사령탑이 해야 될 일은 경제관료들한테 다른 데 신경 쓰지 말고 맡은 바 업무를 소신껏 추진해라. 책임은 내가 지겠다라고 하는 메시지를 주면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것인데.]

[앵커]

가능할까요?

[김상조 소장/경제개혁연대·한성대 교수 : 지금 유일호 부총리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런 역할을 했다면 한국 경제가 이 지경까지 오지도 않았을 거고요. 그런 의미에서는 저는 개인적으로 임종룡 위원장이 최선은 분명히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관료들의 일을 다 잡는 데는 조금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되는데, 어찌 되었든 지금의 한국 경제팀은 위기를 관리보다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라고 생각하고 우리 모두의 불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게 결론입니까?

[김상조 소장/경제개혁연대·한성대 교수 : 네. 굉장히 비관적인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다음에 또 얘기해야 될 기회가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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