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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덫'에 걸린 탄핵…여의도로 향하는 '촛불 민심'

입력 2016-12-02 18:48 수정 2016-12-0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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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야당이 '탄핵 로드맵'을 우여곡절 끝에 확정했습니다. 오늘(2일) 탄핵안을 공동 발의하고, 9일에 표결 처리하는 내용이죠. 이런 가운데 비박계는 7일 오후 6시까지 대통령이 퇴진 시점을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했습니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탄핵 처리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게 됐는데요.

오늘 여당 발제에선 탄핵을 둘러싼 정치권의 급박한 움직임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당초 '디데이'는 오늘이었습니다. 제가 아이유의 '금요일에 만나요'란 노래까지 틀면서까지 예고했지만 오늘 탄핵안 처리는 없었습니다. 야당과 비박계의 '탄핵 연대'가 공고했다면 오늘 탄핵안이 처리되고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을 겁니다. 그러나 '4월 퇴진론'이 부상하면서 비박계가 물러섰고, 야당 역시 우왕좌왕 했습니다.

이제 성난 민심은 여의도를 향하고 있습니다. 내일 일부 시민들은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사전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또 여야 의원 가릴 것 없이 탄핵 처리가 불발된 것을 항의하는 문자와 전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어제 탄핵안 발의를 거부한 국민의당을 향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박지원 비대위원장의 후원 계좌로 특정 금액을 입금하고 이렇게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네, 분노가 느껴지는 액수군요. 결국, 박지원 위원장은 오늘 고개를 숙였습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탄핵의 가결을 위해서 노력을 하는데 어떻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들에게 야권 균열의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서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여론에 따끔하게 혼이 난 야3당은 오늘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무너진 '탄핵 공조'를 서둘러 회복하기 위한 접촉이 활발했습니다. 결국 오늘 탄핵안을 발의하고, 9일에 표결하는 일정에 합의했습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더불어민주당 : 야3당은 굳은 공조로 흔들림 없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것입니다. 탄핵안은 오늘 중으로 발의합니다. 오는 8일, 본회의에 보고하고 9일, 탄핵소추안을 표결처리할 것입니다.]

야3당은 오늘 탄핵안을 공동 발의합니다. 오는 8일에 본회의 보고를 하고, 9일에 표결 처리하는 일정입니다. 특히 그 이전에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선언하더라도, 탄핵 처리는 강행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야당은 비박계를 탄핵 표결에 끌어오기 위한 전방위적 압박에 들어갔습니다. 민주당은 어제부터 비박계의 동참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도 비박계를 압박 혹은 회유하는 발언이 쏟아졌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더불어민주당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새누리당 비박이 갑자기 태도를 바꿨어요. 어떻게 대응해야 맞는 겁니까, 이게?) 지금 대통령은 자격을 상실한 것 아닙니까? 그러면 탄핵되어야 마땅한 거죠. 그 밖의 모든 복잡한 계산은 다 기만이라고 봐야죠. 만약에 4월에 조건 없이 스스로 사임하겠다, 이렇게 약속을 만약에 한다면 그것은 또 그때 어떻게 또 보장받을 것입니까? 그때 또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또 탄핵을 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 새누리당의 비박계 의원들께도 호소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서야 할 곳은 헌법을 유린한 자의 옆이 아니라 헌법을 지키는 국민입니다. 진심으로 탄핵 대열에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 드립니다.]

비박계는 대통령이 사퇴 시점을 공개적으로 선언하지 않는다면, 탄핵에 동참한다는 입장입니다. 대통령에게 7일 오후 6시까지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황영철 의원/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 간사 : 야당은 탄핵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협상에 임하라, 지금 그것이 우리의 요구입니다. 우린 7일 날 오후 6시까지 입장을 밝혀 달라, 이렇게 요구했어요. (대통령한테 요구한 시한이 7일이에요?) 모든 것이 7일 날 오후 6시에 종료될 수 있게 해 달라, 이거예요.]

그러나 비박계는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나온다면, 굳이 탄핵까지는 필요없다는 입장입니다. 탄핵에 찬성했던 비박계 31명 가운데 21명이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약속한다면 탄핵에 불참하겠다"며 입장을 바꿨습니다.

결국 대통령을 탄핵하는 칼자루를 대통령이 자신이 쥐게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선언한다면 비박계 불참으로 탄핵은 불가능합니다.

반대로 7일 오후 6시까지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없으면 비박계가 탄핵 동참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집니다. 오락가락, 우왕좌왕 하는 사이 정치권은 또 다시 대통령 입만 쳐다보게 됐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부글부글 불끈불끈 나쁜 짓은 참아줘
부글부글 불끈불끈 화가나면 무서워"

크라잉넛의 '똑바로 살아라'입니다. 이 노래는 지금 정치권을 향한 민심의 목소리로 들립니다. 예정대로라면 오늘 탄핵안 처리가 되고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왕좌왕 하던 정치권이 '촛불 민심'을 외면했습니다.

9일로 탄핵을 미뤘지만, 그 사이 또 무슨 변수가 생길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실 여기까지 온 것도 지지부진한 정치권보다는 촛불의 힘이었습니다. 내일도 '100만 촛불'이 타오를 예정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여의도로 가는 '촛불'…'덫'에 걸린 탄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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