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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십억 들인 4대강 억새단지 흉물로 전락

입력 2016-12-0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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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자치단체들 가운데 수십억원씩 들여 대규모 억새단지를 조성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관광객도 불러들이고, 억새로 바이오연료를 만들기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건데요. 하지만 마구잡이로 만들어댄 억새단지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은 충남 공주에 조성된 억새 단지입니다. 그런데 이쪽에는 거대억새가 보이지 않습니다. 미관상 이유로 베어내 버렸기 때문인데요. 바닥을 보시면 억새 대신 심어 놓은 청보리 싹이 올라와 있습니다.

억새를 베어내고 청보리를 심은 곳은 무려 17만㎡. 전체 억새단지의 30%에 달하는 면적입니다.

이 억새단지를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면서 공주시가 3년 간 쏟아부은 돈은 무려 10억 원. 애당초 잘못된 계획에 혈세를 쓴 겁니다.

[배찬식 시의원/충남 공주시 : (보러 오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거대 억새는 말 그대로 높이가 4미터고, 예쁘지가 않기 때문에 종 선택을 잘못했고요.]

청보리는 두달 전에 공주시가 생각해낸 고육지책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거대 억새를 베어내지 않은 쪽으로 와봤습니다. 제 양 옆으로는 제 키를 훌쩍 넘는 거대억새들이 심어져 있는데요, 문제는 이곳을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산책로 외에는 관광을 위한 시설물들이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유응균 이장/충남 공주시 죽당리 : 지금 억새만 심어놓고서 계획적으로 관광단지를 조성한다고 하고서 안 하는 거예요.]

당초 시는 억새가 다 자라면 이를 태워 친환경 디젤 연료를 추출한다는 원대한 계획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도 탁상행정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공주시청 관계자 : 바이오 에너지라는 분야가 차세대 에너지 동력이고 큰 자산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저희가 판단을 못 한 건 잘못된 거긴 하고요.]

치밀하지 못한 계획 탓에 실패한 억새단지는 다른 지자체에도 있습니다.

이곳은 전북 익산에 있는 억새단지입니다. 제 양 옆으로는 거대 억새가 심어져 있는데요. 가까이 가서 보니까 제 키를 훌쩍 넘는 높이입니다. 평균적으로 약 4m 가까이 자라난다고 하는데요. 이곳 억새단지의 규모는 약 55만평, 180만㎡로 전국에서 최대 규모입니다.

이 억새단지는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3년 동안 54억원을 들여 조성됐습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녹색성장 기조에 따라, 역시 바이오연료 생산지로 만든 겁니다.

하지만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생산가격 때문에 연구비만 30억 원 가까이 쓰고 바이오연료 양산에는 실패했습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 : 지금 현재로는 상용화해서 하는 데는 없습니다. 갑자기 유가가 하락하고 바이오 에너지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기 시작했죠.]

애당초 억새의 크기 때문에 관광상품화에는 어려움이 컸습니다. 매년 축제는 열어왔는데, 올해는 그나마도 열지 못했습니다.

[김봉주 위원장/용머리권역 : 갈대는 개화도 많이 하고 하얀데, 억새는 올해 같은 경우에는 반절도 안 피었어요.]

다행히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억새단지도 있습니다.

저희가 마지막으로 찾은곳은 충남 서천 신성리에 있는 갈대밭입니다. 바로 제 옆으로 갈대가 보이는데요. 그동안 봐왔던 거대억새와 외관상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인공적으로 심은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조성된 갈대밭 일부를 공원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자연미에 이끌린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당연히 친환경적이기도 합니다.

[김성중 팀장/대전충남녹색연합 : 억새를 방치해서 자생적으로 자라나서 억새군락을 이루는 게 가장 좋을 듯하고요. 심거나 베는 행위 자체를 하지 않고 그냥 놔두는 거죠.]

저마다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며 조성된 거대억새단지. 하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 아니라 이처럼 쓰임새 있는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신중한 개발방식이 필수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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