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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새누리, '4월 퇴진' 당론…복잡해진 '탄핵 함수'

입력 2016-12-01 17:42 수정 2016-12-0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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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내년 4월 퇴진과 6월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확정했습니다. 비박계가 '질서 있는 퇴진'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겁니다. 친박계는 원래 그런 입장이었고요. 이런 가운데 야3당은 오늘 탄핵안을 공동 발의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복잡해진 탄핵 함수를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대통령 담화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탄핵으로 달려가던 정치권에 새로운 물줄기가 생겼습니다. '4월 퇴진론'입니다. 비박계는 탄핵을 위해 야당과 잡았던 손을 놓았습니다. '대통령이 4월 퇴진을 밝히면 탄핵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황영철 의원/새누리당 : 우리는 대통령에게 조기 퇴진 시한을 명확히 해 달라, 그리고 그 날짜는 4월 30일이 적당하다, 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새누리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비박계의 '4월 퇴진론'을 당론으로 확정했습니다. 4월에 대통령이 퇴진하고, 6월에 조기 대선을 치르는 일정입니다.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 : 내년 4월 말 대통령의 사임, 내년 6월 말 조기 대선의 일정을 당론으로 오늘 채택했습니다. 야당과의 협상에 임해서 꼭 당론이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비박계가 4월 퇴진론으로 돌아서면서, 일단 탄핵 시계는 멈췄습니다. 민주당은 오늘 탄핵안 발의를 시도했지만, 국민의당이 거부해 무산됐습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추미애 대표가 오늘 탄핵안을 제출하자, 라고 했습니다. 제가 거부했습니다. 부결될 것을 뻔히 알면서 발의를 하면 결국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한테 면죄부 주고 국민만 혼란 하는 거예요.]

탄핵은 이제 9일로 미뤄졌습니다. 앞으로 1주일은 여야간 물밑 협상이 치열할 전망입니다. 협상은 없다고 했던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오늘 김무성 전 대표와 만났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새누리당 : 4월 말 대통령의 퇴임이 결정이 되면 굳이 탄핵을 가지 않고 그걸로 우리가 합의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그러한 제안을 했고…서로 합의를 보지 못했습니다.]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 '탄핵을 해야 된다'를 얘기를 했습니다. 대통령의 사퇴는 늦어도 1월 말까지 이뤄져야 된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민주당의 패는 분명해졌습니다. 먼저 탄핵을 한 다음, 1월 말까지 헌재 심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탄핵, 1월 말 퇴진, 3월 대선으로 이어지는 일정입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더불어민주당 : 사안이 워낙 명료하고 탄핵 소추 사유서를 콤팩트하게 낼 거기 때문에 1월 말 즈음이면 헌재의 판결도 나온다고 보는 겁니다.]

문제는 야당의 '탄핵 단일대오'가 깨지고 있다는 겁니다. 국민의당에선, 추미애 대표가 단독으로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난 것에 대해 격앙된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국민의당 : 합의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추미애 대표가 다른 당과 어떠한 얘기도 없이 불쑥 1월 말 대통령 사퇴를 주장했다고 합니다. 이같이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민주당은 탄핵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4월 퇴진론'에 대해서도 여당과 협상은 해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9일을 목표로 탄핵 절차를 밟으면서, 동시에 협상도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4월 퇴진 여부에 대해서는 저의 입장을 유보시키겠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당의 어제 의총의 흐름도 탄핵과 대화 병행이기 때문에 그 추이를 보면서 입장을 정리하겠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일각에선 탄핵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비박계 상당수가 탄핵 반대나 유보로 입장을 바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선 "탄핵은 이제 무의미해졌다"는 발언이 상당수였다고 합니다.

[김정재 의원/새누리당 : 대통령께서 퇴진을 하겠다고 이미 결정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탄핵은 무의미하다, 라고 하시는 분들이 비상시국회의에서는 지금 많이 나오셨습니다.]

탄핵 시계는 9일로 다시 조정 됐습니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많습니다. 새누리당이 의총에서 협상 시한은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박계가 9일 탄핵에 동참하기가 애매한 측면이 있습니다. 또 여야 협상과 관계없이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선언한다면, 탄핵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 담쟁이/도종환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어쩔 수 없는 벽'에 가로막혀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권은 탄핵과 조기 퇴진론을 놓고 다투고 있습니다. 머리를 맞대면 벽을 넘어서는 해법이 나올 것도 같은데, 오로지 정치적인 계산만 난무하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민심의 힘을 믿습니다. 국민들 하나하나가 담쟁이 잎이 된다면, '대통령 퇴진'이란 벽도 넘어설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새누리, '4월 퇴진' 당론…복잡해진 '탄핵 함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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