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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방진막도 없이…재건축 먼지에 '고통 수업'

입력 2016-11-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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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어진 지 35년 된 아파트를 재건축 하는 공사장 바로 옆에 학교 3곳이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방진막도 제대로 설치가 안 돼 있고, 먼지 때문에 학생들이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 한동이 통째로 뒤로 넘어갑니다. 순식간에 희뿌연 먼지가 주변을 뒤덮습니다.

살수차 두대가 물을 뿌려보지만 소용이 없고, 분진은 바로 옆 건물 옥상을 넘어 피어오릅니다.

이 동영상을 촬영한 장소에 나왔습니다. 영상에서 보셨던 것처럼 아파트 건물이 뒤로 넘어져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포크레인으로 아파트를 분해하는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곳은 학교 옥상입니다.

문제의 장소는 이달부터 노후 아파트 철거가 시작된 서울 강동구 고덕 7단지.

그런데 이런 식으로 건물해체 작업이 이뤄지다 보니 공사장과 맞닿은 중·고등학교 3곳은 엄청난 먼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배연덕 교감/상일여자중학교 : 무지막지하게 한다는 건 상상을 못했어요. 물 충분히 뿌리고 먼지 안 나게 해달라 해도 소용이 없어요.]

건물 철거 작업은 세 학교 학생 2300여명이 등교하는 평일에도 이어졌습니다.

지난 21일에도 도로에 안개처럼 먼지가 자욱해 차량이 급정거를 할 정도였습니다.

희뿌연 연기로 뒤덮였던 장소입니다. 2차선 도로가 있는데 이처럼 차량 통행도 잦은 곳입니다. 게다가 공사장 바로 앞은 아파트 단지로 주민들이 여전히 살고 있습니다.

결국 이날 3개 학교 학생들은 오전 수업만 받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수업 자체도 힘들었고, 무엇보다 분진이 급식실까지 파고 들어 급식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안희연 영양사/상일여자고등학교 : 정리해놓고 간 상황이었는데 그 위로 먼지가 소복하게 쌓여 있는 상태였어요. 급식 중단시키고 솥은 대청소하듯 청소했고…]

공사장에서 학교 건물까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줄자로 재보겠습니다. 5m80㎝로, 6m가 채 되지 않습니다.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학교 반경 200m 안에서는 학습환경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특히 공사를 할 경우에는 비산 먼지, 즉 피어오르는 먼지를 막는 방진막을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선 이런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학생들이 있는 교실입니다. 복도 창문에서 공사장이 훤히 보입니다. 그런데 분진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은 없고 유리로 된 이중창이 전부입니다.

공사장을 따라 8m짜리 방음벽을 설치했다지만 학교 건물 2층 높이에 불과해 3·4·5층은 고스란히 먼지와 소음에 노출돼있습니다.

당연히 학생들의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

하필 해당 학교 3곳 가운데 2곳에선 올해 초 결핵감염자가 발생해 나머지 학생 1900여명도 정기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학교들은 지난달부터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시공사와 재건축 조합 측에 학생 건강과 안전을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건 급식실에 설치한 공기청정기 4대뿐. 그나마도 중고였습니다.

[김혜정/학부모 : 오염으로 뜨다가요 좀 괜찮아지면 연두색 불로 바뀌더라고요. 그런데 아이들 급식 다 끝난 상태였는데 계속 오염 상태였어요. 이렇게.]

항의가 이어지자 시공사는 공기청정기를 교체하고 방진막을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후속 조치 자체가 불충분한 데다 여전히 철거대상 아파트가 13동이나 남아있습니다. 학교 측은 최악의 경우 휴교를 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은 불가피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애꿎은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학습권을 보장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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