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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문체부, 장시호의 증거인멸 가담 의혹

입력 2016-11-0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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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문체부, 장시호의 증거인멸 가담 의혹


6일 밤 9시 40분에 방송되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최순실 조카 장시호가 주도해 설립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서 이뤄진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을 현장 포착했다. 스포트라이트팀은 지난 1일 정오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스포츠영재센터를 방문했다. 그런데 당시 사무실에는 정체가 불분명한 인원 6명이 있었다. 이 중 센터 직원은 2명뿐. 나머지 4명은 회의 책상에 센터의 사업 관련 증빙 서류를 가득 쌓아 놓고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었다.

취재진이 문을 열어젖히며 "JTBC 스포트라이트"라고 소속을 밝히자 하나 둘씩 슬그머니 가방을 챙겨 자리를 떴다. 한 남성을 쫓아 "문체부 공무원이냐"고 물었지만 "내가 공무원처럼 생겼냐"며 황급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떠났다. 화장실에 있다가 미처 취재진을 보지 못하고 뒤늦게 사무실로 돌아오다 마추친 다른 남성은 계속된 추궁에 "문체부 공무원이 맞다"고 실토했다.

센터 설립을 승인한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부정 사용했는지 감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당한 기안과 결재를 맡고 감사를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 문체부 공무원은 "그냥 나왔다. 본격적인 감사 전에 사전 점검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통상 소속단체 감사는 사전에 기안과 결재를 거치게 돼 있다. 이 과정이 없으면 감사를 했단 기록 자체가 남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문체부에서 감사 사실을 미리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이규혁 전문이사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오늘 오전에 문체부에서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센터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힌 사무실은 집기가 빠져 나간 흔적, 문서 파쇄기로 종이를 갈아 쓰레기통이 파지로 가득한 모습이었다.

영재센터 옆에 위치한 사무실 관계자는 "오전에 사람들이 와서 센터로 들어가는 걸 봤다. 사람들이 왔구나 그랬는데. 그때 짐이 빠져 나갔다. 그 짐들은 컴퓨터 본체다"라고 말했다. 누군가 여러 대의 PC를 빼돌린 시각에 문체부 공무원들이 같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건물 복도에는 CCTV가 따로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엘리베이터 내부에만 CCTV가 있는데, 이들은 화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집기를 옮겼다고 한다. 또 건물 관계자는 "여자 분과 남자 분 4분 정도가 계단실을 통해 올라오는 걸 봤다. 이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안 탄 게 혹시 CCTV에 찍힐까봐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 건물의 8층이다.

이날은 장시호가 잠적 중에 영재센터 전무이사인 이규혁 전무이사에게 "관련한 자료를 모두 지우라"고 지시한 날로부터 보름째 되는 날이다. 문체부는 1일 오후 2시쯤 "특별감사 TF를 구성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현장에서 취재진과 마주친 일부는 어디론가 황급히 전화를 거는 모습이었다. 자신들의 신분이 노출되자 이를 본부에 통보했고, 뒤늦게 정당한 감사로 포장하기 위해 자료를 배포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이밖에도 장시호의 수행비서 B씨의 폭로, 영남대에서 자행된 최태민 4인방의 재산 빼돌리기 정황 등 새로운 팩트들로 최순실 게이트를 심층 해부했다.

'최순실 게이트 2탄 '수행비서 폭로'편은 11월 6일 밤 9시 40분에 방송된다.

봉지욱 기자 b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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