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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재단에 지원 부탁"…부영 "세무조사 도와달라"

입력 2016-11-0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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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제의 두 재단과 최순실씨 개인회사에 대기업들이 그것도 쩔쩔매면서 돈을 냈다고 하니 기업들도 피해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낸 돈이 정상적이지 않은 용도로 쓰일 걸 알고 낸 거라면, 대가를 바란 거라면 얘기는 달라지겠죠. 특히 유명 건설회사인 부영이 K스포츠 재단에게서 70억 원을 내라는 요구를 받고, 사실상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가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과 K스포츠 재단 정현식 사무총장, 박헌영 과장이 모였습니다.

이 세 사람이 만난 사람은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과 김모 사장.

K스포츠 재단 측이 작성한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정 사무총장은 부영 측에 "70~80억 원 규모의 재단 사업에 재정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사실상 수십 억원의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최선을 다해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면서 "다만 현재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게 됐는데 도와주실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대화 내용은 최순실씨에게 보고 됐지만 재정 지원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당시 부영그룹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수개월째 세무조사를 받고 있던 상황.

청와대 경제수석과 대기업 회장이 만나 사설 재단에 대한 재정 지원과 세무조사 무마를 논의한 겁니다.

뿐만 아니라 이 만남 9일 전, 부영은 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 명목으로 3억 원을 입금한 상태였습니다.

검찰은 이같은 내용의 대화록을 토대로 다른 기업의 투자 요청 과정에도 대가성이 논의됐는지 확인 중입니다.

이에 대해 부영그룹 측은 "제안을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당시 안종범 수석은 참석하지 않았고, 이중근 회장도 정 사무총장에게 간단히 인사만 하고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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