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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깊은 침묵'서 사과까지…지금 청와대는?

입력 2016-10-25 20:31 수정 2016-11-0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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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기자회견장을 직접 찾아 대국민사과 형식의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발표하기 전까지, 보도 후 약 20시간 동안 청와대 관계자들은 사실상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최순실 씨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었다는 방증이었을까요. 청와대 취재기자를 연결해보겠습니다.

조민진 기자, 그동안 대통령 이른바 비선으로 거론돼 왔던 최순실 씨의 존재를 오늘 박 대통령이 직접 처음으로 확인한 셈이 됐는데요. 그동안 청와대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최순실 씨를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었죠. 지금 청와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대부분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동안 대통령의 비선으로 거론돼 온 최순실 씨 문제에 대해 청와대가 "일방적 의혹제기"라고 공개 대응해왔기 때문에 최순실 씨에게로 청와대 문건이 넘어갔다는 사실 자체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여전히 최순실 씨를 알지도,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청와대 입장이나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판단"이라며 말을 아끼는 비서진들이 많았습니다.

[앵커]

대통령에게 모든 얘기를 다 맡기는 것도 일반이 보기에는 이해가 안 가는 청와대 참모들의 자세인 것 같기도 하고, 청와대 참모들이 전혀 최순실 씨의 존재에 대해서 몰랐다면 그것도 문제가 되어 보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오늘 박 대통령이 입장 발표에 나선 게 오후 4시 즈음이었죠. 실제로 청와대에선 어제 JTBC의 관련 보도 후 대통령 발표 전까지 약 20시간 동안 모든 언론에 대해 자체 대응을 하지 않아 왔습니다. 대통령이 사과문을 발표하기로 결정한 배경, 또 그 과정에 대해선 파악이 됐습니까?

[기자]

네. 최순실 씨 PC와 관련한 JTBC 보도가 어젯밤 나가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대책회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도 관련 보도를 알게 됐고, 오늘 아침에 대통령이 직접 입장 발표를 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오늘 박 대통령은 오전에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오찬 등 외교일정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때문에 관련 일정을 마친 후 입장 발표에 나섰습니다.

다만 오늘 오전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연설문이 최순실씨 PC로 넘어간 것과 관련해서 "다양한 경로로 경위를 파악 중"이란 짧은 언급을 남겼습니다.

최순실씨나 비선 존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청와대 관계자들은 사건 진상을 파악, 그 자체에 대해서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박 대통령은 일단 최순실 씨에게 일부 자료들을 건네주고 의견을 들었다는 부분에 대해서 인정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엔 그만뒀다"는 말을 했지요. 이 말은 과거에 그런 적이 있는데, 지금은 아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 과연 여기에 신뢰를 보낼 수 있느냐 하는 반응도 만만치 않더군요.

[기자]

대통령이 일방적인 변명을 한 것이지, 진심으로 사과한 건 아니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아마도 그런 불확실한 대목들 때문일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대통령이 최순실씨 도움받기를 끊은 시점에 대해선 "언제부터 딱 끊었다고 할 순 없지만, 대통령 말대로 여러 의견을 들었다는 일환으로 이해해달라"거나 "2014년 이후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한 것"이라는 정도로 갈음했습니다.

하지만 "최순실 씨는 최근까지도 미르나 K스포츠 재단 등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했기 때문에 과연 대통령 말을 믿을 수 있겠느냐"하는 문제제기가 여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여당 내부에서도 대통령이 측근 관리에 책임이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을 교체해야 한다는 등의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한마디로 사과만 하고 끝낼 일은 아니란 것이 여당 내의 입장인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혹시 참모진 교체 등 인사 조치에 나설 가능성은 있을까요?

[기자]

대통령은 오늘 입장 발표에서 사실규명이나 법적처벌 의지, 그러니까 의혹 확인에 대한 추가 조치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해외 체류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최순실 씨를 귀국시켜 수사를 받게 해야 한다거나 비선 실세와 연결돼 있는 핵심 참모들을 전면 교체 해야 한다는 비판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더욱 거세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나 성향 등에 미뤄볼 때 인사 조치를 통한 쇄신은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청와대에서 조민진 기자가 전해드렸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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