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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 문제라던 비공개 휴가 장소까지…일정 꿴 최순실

입력 2016-10-25 21:51 수정 2016-11-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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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순실 씨 컴퓨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휴가 사진이 보신 것처럼 들어있습니다. 청와대가 SNS를 통해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비공개 사진들이 다수 들어있었는데요. 당시 박 대통령의 휴가는 청와대에서 철저히 비공개로 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가 지금 나와 있습니다. 이서준 기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고 떠난 첫 휴가여서 관심이 많았습니다. 당시 청와대는 경호상 문제가 있다면서 휴가 장소를 알리지 않았었고요.

[기자]

그런데 정권마다 관례적으로는 어느 지역에서 대통령이 휴가를 보낸다라는 정보를 줘왔습니다. 그런데 청와대가 밝힐 수 없다고 나오면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답니다. 출입기자들에게 '대통령의 휴가지를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 문자를 보내기까지 했는데요.

청와대 참모진들도 휴가지를 알지 못한다는 보도가 나와서 청와대가 안 알려주는 게 아니라 못 알려준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SNS 계정에 사진을 올리면서 휴가 장소는 그러나 결국 알려지게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3년 7월 30일 오후 5시 40분쯤에 박 대통령이 '부모님과 함께 했던 추억의 이곳에 오게 돼서 그리움이 밀려온다'는 글과 함께 휴가지 저도에서 찍은 사진 5장을 올린 겁니다.

'엠바고로 해달라',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했던 청와대가 머쓱해졌다는 보도가 나왔고 그리고 엠바고를 박근혜 대통령이 깼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렇게 철저한 보안 속에 아무튼 007 작전 같은 휴가를 갔는데 정작 최순실 씨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 그러니까 사실상 저도에서 찍은 모든 사진을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네요.

[기자]

모든 사진인지까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공개된 것보다 훨씬 많기는 합니다. 일단 페이스북에 올린 5장은 누군가 정리해서 페이스북에 이렇게 올리겠습니다, 보고를 한 건지 PPT로 묶어서 페이스북이라는 파일로 갖고 있었습니다.

이 파일을 만든 회사란에는 'President', 즉 대통령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5장을 포함해서 모두 13장의 사진이 있었는데요. 군 함선을 타고 들어가는 사진, 함선 안에서 군 관계자들과 있는 사진, 그리고 보초를 서고 있는 군인과 함께 있는 사진 등이 있습니다.

이 저도가 국방부가 소유, 관리하는 곳이기 때문인데요. 또 모래사장에 '저도의 추억'이라고 적는 모습, 이게 가장 유명했던 사진이지 않습니까? 이 사진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찍힌 사진이 3장이 있는데 이 중 1장만 공개가 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 논란의 소지가 있는 비공개 사진들의 경우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진이 전달된 시점이 특히 문제가 된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사진파일들을 한번 분석을 해 보니까 최 씨는 30일 새벽 1시 40분부터 오후 3시쯤까지 이 사진들을 누군가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에 사진 5장이 공개된 시점은 30일 오후 5시 40분쯤이니까 최 씨는 그보다 먼저 이 13장의 사진을 받아온 겁니다. 극비였던 박 대통령의 휴가 일정을 최 씨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셈입니다.

[앵커]

사진이 찍힌 시점도 특이한 점이 발견됐나요?

[기자]

사진이 촬영된 날짜도 저희가 한번 분석을 해 봤습니다. 당시 청와대가 공식 발표한 박 대통령 휴가 일정은 2013년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인데 사진은 7월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찍힌 걸로 나옵니다.

공식 발표보다 하루 먼저 휴가를 떠난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당시 휴가가 더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휴가 중에 정국 구상을 할 테고 또 대대적인 인사개편이 예상돼 있어서 그랬던 것 아니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업무 복귀 첫날인 8월 5일, 허태열 비서실장을 교체하고 후임에 김기춘 전 법무장관으로 비서실장에 발탁을 합니다.

이밖에도 박준우 정무수석, 홍경식 민정수석 등 대규모 비서진 개편이 있었는데 휴가 중에 결정된 인선이어서 당시 이 구성에 대해서 '저도구상'으로 불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희가 보도해 드린 대로 이 개편안이 모두 담겨 있는 국무회의 말씀 자료를 최 씨가 역시 받아본 건데요. 이 자료는 인사 하루 전날인 8월 4일에 작성됐는데 이미 인사 얘기가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최순실 씨가 인사도 사전부터 알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흐름을 보면 저도 휴가에서 비서진 개편은 큰 틀에서 이어져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가 있는데, 최 씨가 비공개 사진까지 시시콜콜 챙긴 전 일정을 뀄던 대통령 휴가에서 대통령 인사개편을 구상을 했고 또 휴가 복귀 직후 비서진 개편을 발표했고 또 그 인사 내용이 모두 담긴 국무회의 말씀자료가 최 씨에게 사전에 전달된 겁니다.

[앵커]

중요한 점은 바로 그 마지막 부분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서준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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