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진 발생 이후 국민안전처가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데는 8분에서 9분이 걸렸습니다. 이마저도 일부 주민은 통신망 폭주로 아예 받아보질 못했습니다. 일본에선 규모 5.0 이상 지진이 발생하면 전 국민에게 재난경보 문자가 발송되는데 1분도 안 걸린다고 합니다. 지난 4월 일본 구마모토에서 연쇄 강진이 발생했을 때 아베 총리는 불과 15분 만에 TV 화면에 나타나 사태 수습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어제(12일) 우리나라는 첫 지진 발생 1시간 36분 뒤에야 기상청에서 과장급 인사가 나와 브리핑을 했습니다. 지진을 늘 겪는 나라와 지진 대비태세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물론 무리일 수는 있지만 굳이 지진까진 아니라도 그 외의 재난이라면 수도 없이 겪은 우리 정부 모습은 여전히 실망스럽기만 합니다.
안의근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안전처가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한 시점은 1차 지진 발생, 8분 뒤인 어제 오후 7시52분이었습니다.
2차 지진 때는 9분 뒤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도 진동을 느꼈지만 아무런 재난문자도 받지 않아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지진 대피 요령 등을 알려야 할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지진 발생 이후 3시간이나 먹통이었습니다.
국민안전처 측은 "접속자가 폭주해 접속이 불가능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필요한 때 접속할 수 없는 일이 벌어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지진 상황을 실시간 확인해야 할 기상청도 1시간 36분이 지난 오후 9시 20분이 넘어서야 첫 브리핑을 실시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안전처 등 관련 부처의 지진 발생 보고를 받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습니다.
정부 입장도 총리실을 통해 발표하도록 했습니다.
황교안 총리의 정부 공식 입장이 나온 건 오후 10시 31분.
첫 번째 지진이 발생한지 2시간 47분이 흐른 뒤였습니다.
지난 4월 규모 6.5의 구마모토 대지진 때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발생 15분 만에 미디어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재작년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안전의 콘트롤타워가 없다는 비판 속에 국민안전처를 신설했지만 정부 대응은 큰 변화를 느낄 수 없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