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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재현 교수 "녹조, 폭염보다는 4대강 영향 커"

입력 2016-08-24 21:20 수정 2016-08-3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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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녹조를 해결하려고 쓴 방법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켰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요. 전문가를 잠시 연결해보겠습니다.

인제대 토목공학과 박재현 교수인데요, 11개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4대강 조사위원회 소속이기도 합니다. 박 교수님 나와 계시죠?

[박재현 교수/인제대 토목공학과 : 안녕하십니까?]

[앵커]

물을 하여간 보하고 댐까지 합쳐서 다 방류를 해 버린 모양인데 그래도 해결되기는커녕 더 심각해졌다,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박재현 교수/인제대 토목공학과 : 펄스 방류의 규모와 지속 시간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이게 계속해서 연속적으로 방류하는 게 아니고 일시적인 방류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 당시에는 밀려나갔지만 밀려나간 녹조들이 아래쪽에 가서 오히려 이제 물위에 정체가 다시 되니까 더 강하게 피어오르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앵커]

그걸 연속적으로 방류하고 그럴 만한 여유도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면 또 물이 다 나가버리면 물 가둔 효과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혹시 필요하게 될 경우에 쓰지 못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올여름이 아무튼 굉장히 기록적으로 덥습니다. 그래서 폭염 때문에 이 녹조가 더 심각해진 것이다. 따라서 4대강 때문은 아니다, 이런 의견들도 있습니다. 거기에 혹시 반론 있으십니까?

[박재현 교수/인제대 토목공학과 : 물론 수온이 올라간 부분들은 팩트죠. 어느 정도 올라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온이 올라갔기 때문에 녹조가 발생을 더 많이 했기 때문에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보가 없는 섬진강이라든지 그다음에 울산의 태화강이라든지 이런 곳에는 하류쪽에 녹조가 없거든요. 그래서 결국에는 지금 현재 물을 정체시키고 수온이 더 강화될 수밖에 없는 녹초가 잘 자라나는 환경으로 만들어놓은 지금 현재 4대강 사업의 결과가 오히려 더 큰 영향을 준 것이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아무튼 4대강 조사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강에 대한 조사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녹조보다 더 심각한 것이 성층현상이다, 이런 말씀을 하신 바가 있습니다. 그거 잠깐 뭔지 설명을 해 주실까요?

[박재현 교수/인제대 토목공학과 : 성층현상이라는 것은 물이 깊어지게 되면 표층의 수온과 아래쪽의 수온이 차이가 나서 밀도 차이 때문에 물이 아래위로 섞이지가 않거든요. 그러면 위의 표층에 있는 물은 더욱더 뜨거워질 수가 있는 거죠, 아랫물과 섞이지 않기 때문에. 뿐만 아니라 물속에 있는 공기는 표층에 의해서 공급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표층에서 공급된 물이 바닥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순환이 되어야 하는 거죠. 만약에 물이 순환이 되지 않는다면 바닥층에는 산소가 존재할 수 없게 됩니다. 만약에 산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거기에는 생물체가 살아갈 수 없게 되는 거죠. 그래서 지금 현재 4대강 사업으로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을 함으로써 수심이 깊어지면서 물이 정체되고 성층현상이 생기면서 표면이 더욱더 뜨거워져서 녹조가 더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됐고 아래쪽은 산소가 없어서 수저생물이나 어류가 살아갈 수 없는 생태환경이 되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사실 낙동강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물고기가 안 잡힌다는 그런 얘기도 나오고 있으니까요. 그러면 결국 뭡니까? 보를 해체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궁극적으로는?

[박재현 교수/인제대 토목공학과 : 저는 궁극적으로는 보를 해체해야 되지 않느냐,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보를 만들어서 물을 가둬놓은 것은 수자원 확보라는 이유 때문에 그렇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4대강에 물을 확보해서 가뭄에 갖다쓴 예가 거의 없습니다. 작년에 보령댐 문제가 잠깐 되기는 했는데 낙동강 같은 경우에는 가뭄이 오더라도 거기에 있는 물을 갖다 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생태계나 또 상수도의 안정성에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이 상황을 그대로 두는 것보다는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답이지 않느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건 사실 많은 논의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이 사업에는 무려 22조원이 들어갔기 때문에. 알겠습니다. 인제대 토목공학과 박재현 교수의 도움 말씀이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박재현 교수/인제대 토목공학과 : 감사합니다.]

[앵커]

저희는 이미 2년 전 이맘때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시리즈로 보도해드렸습니다. 4대강 사업 5년을 맞은 지금 다시 시리즈를 준비하겠습니다. 2년 전의 보도가 주로 문제제기였다면, 이번에는 더 심각해진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뿐 아니라 해법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집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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