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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랜드마크 만든다고 '돈 펑펑'…흉물 위기

입력 2016-08-18 21:20 수정 2016-08-18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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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남산서울타워, 파리의 에펠탑 같은 걸 그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라고 하죠. 관광수익에 도움이 될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 지자체들마다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그런데 오늘 밀착카메라가 담아온 모습들이, 랜드마크인지 흉물인지는 지금부터 보고 판단해보시지요.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에 있는 남동타워를 찾아와봤습니다. 바로 제 옆으로 보이는 이 타워인데요, 높이가 122m로 2009년 개장했을 당시 인천 남동구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홍보했던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경영상의 이유로 문을 닫았다고 하는데요, 어떤 이유인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전망대를 찾은 관람객은 2009년 개장 이후 한때 연간 4000명까지 늘었습니다.

하지만 관람객은 2011년 전년 대비 절반 넘게 줄어들었고, 이후 유일한 수익 사업이었던 전망대 레스토랑은 임대료를 내지 못할 정도로 경영난에 시달렸습니다.

[유환수/인천광역시 남동구청 문화체육팀장 : (레스토랑) 영업하시던 분이 포기를 한 상태기 때문에 중단된 겁니다. (앞으로) 딱히 어떤 뭘 하겠다는 건 현재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남동타워의 1층에는 기업홍보관이 있었습니다. 특히 인천 시내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진열해놓았다고 하는데요. 이밖에 2층과 3층에는 각각 전망대와 레스토랑이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남동타워의 하이라이트인 전망대에서는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었는지 올라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엘리베이터 내부도 단조롭습니다.

지상에서 높이 98m의 전망대로 올라왔습니다. 유리창을 통해서 밖을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보시다시피 바다는 거의 보이지 않고 공장 건물들만 보입니다.

[이윤정/인천 동춘동 : 아, 이쪽이 동쪽이구나, 서쪽이구나. 그냥 도심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타워 입지 자체를 해변이 아닌 남동공단 내에 잡았기 때문입니다.

남동타워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108억 원을 들여 만든 뒤 남동구에 기부채납했습니다.

지자체 입장에선 지을 때는 공짜였지만, 결과적으론 미납된 레스토랑 임대료 1억 3천만원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지난달 1일 개장한 인천 영종도의 '씨사이드파크' 역시 새로운 랜드마크로 홍보되는 곳입니다.

해변을 따라 만든 수변공원으로, 규모만 180만m²에 이릅니다. 역시 LH가 사업비 650억원을 들여 만든 뒤 내년 초 지자체에 기부채납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넓은 공원을 다녀봐도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김춘동/인천 중산동 : 아직 준비가 많이 덜된 것 같아요. (차는 못 들어오니) 걸어서 여기까지 오기에는 사람들한테 조금 무리가 따를 수 있어요.]

씨사이드 파크는 지난달 1일 공식 개장했지만 보시는 것처럼 공원 내 군데군데에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또 넓은 규모의 공원이지만 차량은 들어올 수 없는 상태인데요, 다만 자전거 도로와 인도는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건설 자재가 방치돼 있고, 보도블록 사이로 잡초가 올라와 있습니다.

규모가 크다 보니 관리가 쉽지 않은 탓입니다.

씨사이드 파크 내에는 야외 무대도 설치돼 있습니다. 각종 예술 공연을 위한 곳으로 총 세 군데나 마련돼 있는데요, 제가 서 있는 곳이 바로 그 야외무대로 향하는 통로입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잡초가 무성해 제대로 정돈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조제헌/서울 상도동 : 야생적이라고 해야 되나…잡초 같은 게 전혀 손질이 안 돼 있고 그냥 자라고 있었어요.]

가로길이만 약 8km에 달하는 공원 내 화장실은 9개. 이 중에서도 2개는 아직 설치 중입니다.

앞으로 시가 부담해야 하는 운영비는 한해 34억원.

이 때문에 지자체들이 기부채납을 받을 때 수익성 평가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양승우 교수/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 기본적으로 지자체가 기부채납이라는 이름으로 공짜로 받기 때문에 발생하는 겁니다. 예비타당성 검토를 하게 하는 법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찾은 이곳은 450m 높이에 달하는 시티타워가 들어설 청라호수공원입니다. 사업비만 3032억원, 전망대에서는 북한 개성까지 볼 수 있을 거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업자를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전국적으로 랜드마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철저한 사업계획을 통해 홍보문구가 아닌 사람들이 기억하는 랜드마크를 만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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