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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제'가 저소득층에 유리?…한전 측 논리 따져보면

입력 2016-08-0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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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기요금 누진제와 관련된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누진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그러면서 몇 가지 논리들을 내세우는데요, 취재기자와 그 논리들을 좀 짚어보겠습니다.

남궁욱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우선 한전 측 입장은 "누진제가 저소득층 배려를 위한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누진제를 폐지하면 저소득층이 오히려 손해다'는 논리인데요. 그것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그런 주장은 일단 이견이 있는 주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한전이 발표한 자료를 보실 필요가 있겠는데요. 기초생활수급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이 가구들이 쓰는 전체 전력 중에서 약 2.5% 정도만, 그러니까 누진제 1단계, 누진요금이 전혀 부과되지 않은 전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전기판매량으로 볼 때 기초수급자의 나머지 97.5%, 아까 2.5%라고 했잖아요? 97.5%는 누진제 유지에 따른 단순 수혜 계층이 아니다, 그러니까 누진요금 적용 대상이다, 이렇게 봐야 한다는 거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누진제에서 1단계와 2단계 전기요금 차이는 어떻게 되는가 하면, 1kwh당 각각 60.7원과 125.9원입니다. 두 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누진제 요금 1단계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한 달에 100kWh 이하로만 전기를 써야 된다는 건데, 그게 일반 가정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러다보니 누진제가 유지돼도 막상 저소득층 중에서 누진제 혜택을 보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주장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아까 기초수급자 얘기를 했는데, 기초수급자 중에서도 100kWh 미만을 쓰는 사람은 2.5% 밖에 안 된다는 얘기잖아요.

[기자]

가구수가 아니라 전력 판매량 기준인데요. 아무튼 100kWh 이하를 쓰는 기초생활수급자도 찾아보기 힘들다라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럼 100kWh 사용은 어느 정도를 얘기하는 겁니까?

[기자]

그와 관련돼서는 한국전력 홈페이지를 통해서 제공하는 전력 시뮬레이션을 사용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냉장고, 선풍기 이런 기본적인 10개의 가전제품들만 사용한다고 해도 한 달 전력 사용량이 100kWh를 훌쩍 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렇게 100kWh를 넘어서는 순간, 바로 누진제 요금 2단계 적용 대상이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한전에선 이런 주장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누진제가 좀 붙어도 전기요금 자체가 워낙 싸기 때문에" 그래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라는 주장인 것 같은데… 그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보시는 것처럼 OECD 회원국 중에서 우리나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이 싼 편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일단 우리나라의 1인당 GDP도 세계 28위로 OECD 내에서 상당히 하위권이니까 가계소득 대비 전기요금이 싸다고 할 수 있을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또, OECD 주요국들과 비교했을 때 1인당 가정용 전기소비량이 월등히 적다는 점도 있는데요. 보시다시피 26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반면 산업용 전력 소비량은 OECD 평균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가정용 전력 소비자들 입장에선 "전력 과소비의 주범은 산업계인데, 우리한테 왜 징벌적 누진요금을 물리느냐" 반발하는 겁니다.

[앵커]

산업계에선 쉽게 얘기하면 나름대로 공장 돌리다 보니까 들어가는 전기인데 그거 아까워하다가는 생산을 못할 것 아니냐 하는 반론이 나올 수도 있는데요. 물론 그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입장에선 산업용 전기도 워낙 낭비되는 것이 많으니까 거기에 어떤 규제를 가함으로써 낭비 요소를 줄이는 것이 더 급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작년 여름에는 이 누진제를 좀 완화해서 전기료를 좀 깎아주기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금년엔 그런 얘기가 없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주형환 장관이 2월 기자간담회에서는 한시적 전기요금 할인제도를 언급했습니다.

그래서 누진제 구간 4단계와 3단계를 합쳐 요금을 깎아줬던 작년처럼 올해 여름도 인하조치가 있을 걸로 받아들여졌는데요.

하지만 정작 지난달에 산업통상부는 올해는 한시적인 할인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부의 전력요금 정책이 오락가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 데다가 금년 여름은 작년 여름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더우니까요. 아무튼 이런 가운데 한전은 지난해에 이어 또 큰 순익을 낸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어느 정도 되는 겁니까?

[기자]

예, 최근 미래에셋 보고서에 따르면 11조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에는 이익이 되고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이 되는 누진제는 손댈 생각이 없다는 방침인 건데요.

그래서 영업이익 가운데 가정용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한전에 물었는데요, "영업비밀"이란 답변만 받았습니다.

[앵커]

영업비밀은 순수민간업체에서나 얘기해야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기자]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답변이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남궁욱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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