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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프 에르도안 시대?…'쿠데타 후폭풍' 터키 어디로

입력 2016-07-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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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해드린 것처럼, 터키 쿠데타는 6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무력화됐습니다. 그런데, 사상자는 큰 전투를 치른 것만큼이나 많이 발생했습니다. 또 이번 쿠데타는 터키 내부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영구집권의 빌미가 될 수 있고, 국제적으로 대 테러전과 중동정세의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좀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이한주 기자, 이번 쿠데타는 짧은 시간에 진압됐지만 희생자가 많았습니다. 200명이 훨씬 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쿠데타 사망자는 약 270명에 달하는데요.

이번 쿠데타의 성격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터키 공화국 출범 이후, 성공한 4차례 쿠데타는 군부 전체가 합의했지만 이번에는 일부 세력이 주도하면서, 체계적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에르도안의 핵심기반인 내무부 무장경찰들이 격렬히 저항할 수 있었습니다.

에르도안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은 통금령에도 불구하고 쿠데타 군을 맨몸으로 막아섰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포가 이어지면서 희생자가 속출했습니다.

[앵커]

이번 쿠데타가 칼리프 에르도안 시대를 가속화할 것이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던데,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기자]

쿠데타를 진압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꺼내든 카드는 '대규모 숙청'입니다.

에르도안은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급격히 이슬람 주의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런 차원에서 에르도안의 핵심 견제세력으로 정교분리를 주장하는 세속주의를 강조하는 군부의 대규모 숙청은 예상된 수순입니다.

이와함께 전체 판사의 3분의 1에 달하는 2700여명도 해임이 됐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는데요.

대통령 중임제를 반대하고, 자신의 비리 수사를 주도했던 사법부마저 물갈이하면서 절대권력을 예고한 겁니다.

결국 과거 오스만 제국의 최고통치자로 지칭되는 '칼리프'로 에르도안의 시대를 공고히 하려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지 않은 이른바 이슬람 주의가 더욱 공고히 될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고요. 결국 이번 쿠데타가 에르도안에게 위협이 아닌 기회로 작용했다는 건데… 그래서인지 쿠데타 기획설, 혹시 자작극이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다고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쿠데타가 단시간 내에 제압된데다 에르도안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는 점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쿠데타 기획설은 에르도안이 배후로 지목한 펫훌라흐 귈렌이 제기했고, 일부 외신이 그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귈렌은 이번 쿠데타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기소하기 위한 것이다. 즉, 뿌리뽑으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이번 쿠데타의 희생자 규모 등 그 파장이 너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6000명 가까이 체포가 됐다고요. 사형제 부활 이야기도 지금 나오고 있고… 그렇다보니 국제 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은 쿠테타 연루자들을 적법한 절차를 밟아 조사하라고 요구했고요.

터키 이주자가 가장 많이 나가 있는 메르켈 독일 총리도 "터키 내 모든 당사자가 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쿠데타 후속 조치가 폭압으로 이어질 경우에, 서방 주요국들은 터키와의 동맹과 협력을 유지하기 위한 명분이 사라질 것을 우려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대 IS 테러전이나 유럽의 난민유입 문제에서 당장 풀어야 할 국제사회의 과제들인데, 이런 과제들을 풀려면 터키의 협조가 필요한데 그런 협력에 차질이 빚어질 거다, 그런 얘기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IS와 전쟁을 주도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터키의 협조가 현재는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재 미군은 시리아 국경에서 96km가량 떨어진 남중부 인시를릭 공군기지를 IS 격퇴를 위한 핵심거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당장 이번 쿠데타로 이 공군기자가 폐쇄가 되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터키와 갈등이 커지면 폐쇄가 장기화하고 결국 IS에 대한 압박이 힘을 잃을 수 있습니다.

또, 터키가 유럽으로 가는 난민을 막아주는 조건으로 논의되고 있는 터키의 EU가입을 추진을 하고 있는데 이 문제도 다시 불거질 수 있습니다.

다소 주춤해진 난민 행렬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네, 잘들었습니다. 국제부 이한주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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