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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진도? 규모?…헷갈리는 '지진 용어' 정리

입력 2016-07-06 22:15 수정 2016-07-0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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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5일) 지진 소식으로 모두들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지진의 강도를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문제에 있어서 많은 언론들이 틀렸습니다. 방송도 틀리고, 신문도 상당 부분이 다 틀렸고요. 리히터 규모 몇, 진도 몇 이런 것들이 사실은 다 구분돼서 써야 될 문제인데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 입장에선 굉장히 헷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죠. 오늘 이 부분을 아주 명확하게 다 정리를 해드리겠습니다. 오늘 팩트체크를 보신 분들께서는 안 틀리실 것 같습니다. 언론이 틀리면 바로 잡아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필규 기자, 이번 지진 관련해서도 논란이 되는 기사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문제로?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저녁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이랬습니다.

'울산 동구 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그러자 방송에서는 이런 보도도 나왔고요.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진도 5.0 규모의 지진이 부산에서도 감지됐습니다"

[앵커]

예, 틀린 표현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정부에서 발표한 것도 틀리잖아요?

[기자]

앞서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은 맞는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나중에 보면 틀리는 것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문에서도 '진도 5.0 현실 됐는데 건물 무방비', '진도 5.0 지진, 고리원전 이상 무' 이런 제목의 기사들이 잇따라 나왔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모두 틀린 기사입니다.

과연 어떤 부분이 문제인 건지 전문가의 이야기로 먼저 들어보시죠.

[선창국 연구실장/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 표현이 잘못된 거고요. (이번 지진의 경우) 4 정도는 해역이고, 울산 쪽에선 진도 3 정도 느끼고, 좀 먼 데는 진도 2 정도. 5.0이라는 수치가, (이번 지진의) 진도에서는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그 규모의 크기는 하나고, 지진이 발생한 진원부터 멀어지면서 통상적으로 진도가 감소하게 되는 거죠.]

[앵커]

이 분은 규모하고 진도를 따로 구분해서 얘기하고 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둘은 다른 개념인데 앞서 기사들을 보면 규모와 진도를 전혀 구분하지 않고 마구 섞어서 썼다는 얘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먼저 그 규모라는 것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먼저 드리면요. 이렇습니다. 땅속에서 지진이 시작된 곳을 진원이라고 하죠.

여기에서 이제 방출되는 에너지를 측정을 해서, 특별한 방법으로 측정해서 표준화한 뒤 그 정도를 매긴 게 바로 지진 규모라는 겁니다.

1935년 미국 과학자 찰스 리히터가 창안한 리히터 규모를 그래서 세계적으로도 보편적으로 사용하는데요.

이거는 단계가 이렇습니다. 0부터 10까지 소수점 한 자리까지 나눠서요, 숫자가 1씩 올라갈 때마다 에너지는 약 32배씩 증가합니다.

[앵커]

엄청난 양이죠. 32배라는 것은.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2.0 미만일 경우에는 바로 그 지점에 있어도 느끼지 못하는 수준인 거고요.

이번 울산 지진 규모는 5.0이라고 했었죠. 약한 건물이 손상을 받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지난 4월에 발생했던 일본 구마모토 지진이 규모 7.3이었는데요. 이건 반경 160km를 넘는 곳까지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수준이었고요.

10.0 이상은 아직까지 관측된 바가 없습니다.

[앵커]

없어야죠. 저건 정말 지진이 일어난 지점에서의 절대적인 강도를 측정한 것이다. 그 지점에서 가깝냐, 머느냐에 따라서 실제로 느끼는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

[기자]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달라질 수 있는 강도를 지역에 따라서 받은 느낌, 그리고 지진의 피해 정도를 가지고 구분한 게 규모와는 다른 개념인 진도라는 겁니다.

[앵커]

이번에 모든 언론이 썼던, 모두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언론이 썼던.

[기자]

맞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진도를 12단계로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진도 2는 매달려 있는 물체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이고 진도 4는 서 있는 자동차가 움직이는 게 보일 정도입니다.

그리고 진도 6은 사람들이 놀라서 밖으로 뛰어나갈 정도고요.

상당히 이렇게 실사례를 들어서 비교를 한 거죠. 기준을 매긴 건데 진도 10은 지표면이 갈라지는 게 보일 정도입니다.

[앵커]

진도 10은 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실제로 많이 일어났고. 그런데 리히터 규모 10은 여태까지 일어난 바가 없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만큼 다르다는 얘기죠, 측정하는 것이.

[기자]

당연히 진원에서 가까울수록 진도는 커지고, 멀어질수록 약해지게 되겠죠. 이번의 경우를 들어서 설명을 드리면요. 진원인 울산 동구 앞바다, 거기서 측정한 지진 규모가 리히터 기준으로 5.0이었습니다.

그러면 이 숫자는 바뀌지 않는 거고요. 이 오른쪽에 있는 숫자와는 완전히 다른 숫자입니다.

그래서 지역에 따라서 느낀 정도를 보면은, 가장 가까운 울산과 부산이 화분이 넘어져서 깨지는 수준의 진도 4, 그리고 좀 멀리 떨어져 있는 대구, 경주에서는 진도 3.

그리고 광주에서는 누워 있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진도 2가 측정이 됐던 겁니다.

[앵커]

이걸 통칭해서 이번에 나온 걸 보면 진도 5라고 했는데. 사실 이번에 진도 5까지 느낀 곳은 없다는 얘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리고 우리는 아까 얘기한 대로 진도가 10이라고 했는데 지난번에 구마모토 지진 때 보니까 일본은 12단계를 쓰는 게 아니라 8단계를 쓰던데 그거는 왜 다른 겁니까?

[기자]

진도라는 것은요, 말씀드렸듯이 상대적으로 만든 개념이어서 나라마다 조금씩 기준이 다릅니다.

우리는 미국 등 상당수 나라에서 쓰고 있는 MM진도계급이라는 것을 쓰고 있는데요.

일본은 JMA진도계급이라고 해서 말씀하신 대로 8단계짜리를 씁니다. 일본의 경우는 지진이 워낙에 많이 나고 또 서양과 건축 양식도 달라서 자신들만의 기준을 사용하고 있는 건데요.

그러니 일본 기준으로 진도가 얼마다, 이렇게 기사에 나오면은요. 그 숫자 자체는 우리 진도하고는 느낌이 다를 수가 있는 겁니다.

[앵커]

사실 그동안에 지진계산 나올 때마다 매번 나온 잘못이고, 그래서 많이 지적도 되는데 이런 실수는 계속해서 반복이 되는 경향도 있네요.

[기자]

그리고 제가 지금 하나 또 보여드릴 게 있는데요. 네팔 강진 때 우리 외교부에서 냈던 자료입니다.

네팔에서 발생한 진도 7.8 규모의 강진 여파를 감안해서 여행경보를 상향조정한다, 이런 내용이었는데 보시는 것처럼 진도도 있고 규모도 있고 다 섞여 있습니다.

[앵커]

같이 쓰면 안 되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게 비단 언론뿐만 아니라 정부기관에서도 헷갈리는 모습 또 여전히 이번에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작은 차이도 큰 피해를 만들 수 있는 게 지진입니다.

그만큼 좀 더 신경써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앵커]

아마 이 공문은 리히터 규모 7.8로 얘기를 했어야 되는 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리고 진도는 저기 지진이 일어난 곳으로부터 거리에 따라서 달랐을 테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예, 알겠습니다. 저도 사실 조금 헷갈린 측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그 2개가 다르다는 것만 대충 알고 있었거든요. 공부 잘 했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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