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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풀영상] 손예진 "여배우 시나리오 선택폭 좁아…일종의 억압"

입력 2016-06-16 21:31 수정 2016-06-16 23:14

"어쩔 수 없이 자기복제적 연기 할 때 있어"
"본인이 봐도 낯선 표정…새로운 연기 도전"
"익숙함에 대한 고민들을 계속 하게 되더라"
"천만 타깃, 기획영화는 별로 안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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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자기복제적 연기 할 때 있어"
"본인이 봐도 낯선 표정…새로운 연기 도전"
"익숙함에 대한 고민들을 계속 하게 되더라"
"천만 타깃, 기획영화는 별로 안 한 듯"

[앵커]

오늘(16일) 대중문화 초대석의 주인공은 영화배우 손예진 씨입니다. 이 분을 모시기 전에 지난 10여 년간 다른 매체와 인터뷰한 내용을 모두 찾아봤는데, 한 가지 느낀 점은 질문자에게 어떤 장애물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도 그런 인터뷰가 될 것 같습니다. 손예진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손예진/배우 : 반갑습니다.]

[앵커]

반갑습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비밀은 없다'가 제목입니다. 여기에 근데 그 정치 얘기까지 더해졌다고 해서 사실 그 미스터리 스릴러에 정치 얘기가 더해지면 무겁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좀 망설여졌다든가 하는 건 없었을까요? 처음에.

[손예진/배우 : 일단 스릴러 장르가 좀 무겁고 어두운 내용이긴 하죠? 근데 저희 남자 주인공 캐릭터가 그 국회에 입성을 앞둔 예비 정치인이에요. (김주혁 씨) 네. 유명앵커 출신에 (아 그런가요?) 네네. 그래서 소재 캐릭터에 직업이 그런 거고요. 사실 저희 영화의 주된 내용은 그 정치인 예비부부에게 딸이 실종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게 돼요. 그래서 사실 막 남성적이거나 정치가 굉장히 중요하거나 그렇지는 않아서… (핵심 테마는 아니다) 네네.]

[앵커]

'그 연기적으로 볼 때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고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 연기적인 갈증을 많이 풀어준 시나리오였다' 이렇게 말씀하셔서… 제가 궁금했던 것은 매너리즘에 빠져 계셨던 건가요?

[손예진/배우 : 네, 배우는 항상 그런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항상 새로운 역할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자기를 계속 복제하는 경우들이 많아요. 근데 이번 영화는 제가 보면서도 제 모습이 되게 낯선 표정 그런 얼굴들? 그런 연기들이 있어서…제가 감독님의 의도를 파악하는 지점들이 조금 힘든 지점들은 있었지만 저는 너무 좋았던 게 제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어떤 캐릭터의 분석? 예전에는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다르게 표현하게 되는 지점에서 되게 재밌었어요. 너무 힘들었지만…]

[앵커]

예를 들면 어떤 것이었을까요?

[손예진/배우 : 기본적으로 딸을 잃어버린 엄마의 모습이 우리가 전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어떤 극한의 슬픔이라든지, 딸을 잃어버린 엄마의 표정은 이럴 것 같고 모습은 이럴 것 같고.]

[앵커]

대개 이른바 스테레오 타입화된 표정들이 있죠?

[손예진/배우 : 네, 정형화된. 저희 영화에서 제가 맡은 '연홍'이라는 인물은 조금 달라요. 그… 보셔야 돼요.]

[앵커]

알겠습니다. 저희가 잠깐 여기 화면에 보여드릴 게 있는데요. 그동안에 대표작… 모르겠습니다. 손예진 씨 자신의 대표작은 어떻게 뽑으실지 잘 모르겠는데, 저희 제작진은 이렇게 뽑았습니다. 끝에 '해적'이 있고, 맨 앞에는 '클래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맞죠? 클래식 이외에 맨 앞에 나와 있는 '연애소설', '여름향기' 초기 작품은 다 이제 이른바 본인은 어떻게 들으실지 모르겠지만 '청순의 대명사'였습니다.

[손예진/배우 : 왜 웃으세요?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앵커]

아니 그러니깐 왜 웃으시냐고 하니까, 제가 할 말이 갑자기 없어지는데… 대개 청순을 얘기하면 조금 쑥스러울 때가 있잖아요.

[손예진/배우 : 이제는 조금 쑥스러워요.]

[앵커]

그래서 웃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굉장히 다양한 장르의 역할에 도전을 했었습니다.

[손예진/배우 : 아무래도 20대 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은 조금 한정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여배우들이 이제 사랑받는 캐릭터들은 다 정말 청순하거나 가녀리거나 막 슬픈 그런 느낌들이 많았어요. 근데 항상 배우들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 장르에 대해서 계속 도전의 욕심이 생겨요. 이제 그런 식으로 하다 보니까 다양한 장르들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이제는 다시 청순을 도전해야 될 것 같은….]

[앵커]

어떤 생각이신지 조금 이해가 가긴 합니다.

[손예진/배우 : 예전만큼 청순이 쉽진 않겠지만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듭니다.]

[앵커]

아니요. 김혜자 씨의 연기를 보면서도 청순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손예진/배우 : 네, 저도 요즘 드라마 보면서.]

[앵커]

동의하시죠? 연애시대 '은호'를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십니다. '텐아시아'라는 잡지가 있는데 뭐라고 얘기했냐면 조금 길지만 인용해보겠습니다. "예쁜 얼굴만으로 빠르게 스타덤에 올랐던 배우가 20대가 가기 전에 누구도 시비할 수 없을 만한 연기력을 미니시리즈에 16회 내내 새겨넣은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연애시대 '은호'를 연기하던 손예진이 한국 여배우의 지형도에서 도드라졌다면 그래서다" 라고 얘기를 했네요. 동의하십니까?

[손예진/배우 : 너무 극찬을 해주셔서…]

[앵커]

혹시 작품이 자신의 일상이라던가 뭐랄까… 자신의 사고라던가, 자신의 스타일에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영향을 미칩니까, 하나의 작품이?

[손예진/배우 : 끝난 후에요? 예전에는 제가 되게 빨리 작품 끝나고 저로 돌아온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인간이기 때문에 어쨌든 몇 개월 동안은 그 인물로 살았잖아요. 그래서 아무리 내가 없어졌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이 남아있는 지점이 있고, 또 그런 지점이 쌓이다 보면 다음 작품을 할 때 어쩌면 또 도움이 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앵커]

'아내가 결혼했다'와 '해적' 두 작품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으셨습니다. 흥행도 물론 성공하셨고요. 그런데 '해적'은 900만 가까운 관객이 들었고요. (네.) 혹시 요즘 하도 천만 영화가 많이 나와서… 목마르십니까? (네. 먹어도 되죠? 이미 먹었어요.) 모르겠습니다. 제가 떠온 게 아니라서. '아, 나도 천만 배우였으면' 뭐 이런 생각도 하십니까? 저는 안 하실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드린 질문인데 저의 이런 질문이 이렇게 구속적으로 다가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손예진/배우 : 아니 전혀.]

[앵커]

원하시면 원하신다고 말씀하셔도 됩니다.

[손예진/배우 : 요즘 워낙 천만 영화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그거는 하늘이 점지해 주는 거 같고요. 사실 저는 그거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앵커]

정말 없으십니까? (네.) 왜 없으십니까?

[손예진/배우 : 그거 제가 욕심을 낸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앵커]

그래도 부럽긴 하실 거 아닙니까?

[손예진/배우 : 제가 이제까지 해 왔던 작품들이 물론 대중적으로 사랑을 너무 많이 받기를 원하기도 하지만, 또 이렇게 우리가 소위 말하는 '천만 영화'가 만들어지는 그런 기획이 있잖아요. 그런 영화들을 많이 하진 않았던 거 같아요. 유일하게 '해적' 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였죠.]

[앵커]

굉장히 미묘하고 첨예한 얘기일 수도 있다는 건 아시죠?

[손예진/배우 : 그렇진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앵커]

배급의 문제잖아요.

[손예진/배우 : 아니죠. (극장 독점의 문제일 수도 있고.) 그것보다는 일단 budget이 큰 영화들은 기본적으로 천만을 바라보고 이렇게 많은 관객들을 바라보는 영화와, 조금 budget이 작은 영화들은 아무래도 그런 부분에서의 좀 걱정이 덜한 영화가 되겠죠.]

[앵커]

굉장히 잘 피해 가시는데요? 알겠습니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고 무서운 것 같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점점 타협하게 되고 타협하는 것에 있어서 자책감이 점점 무뎌지는 나 자신을 반성한다" 라고 '해적' 끝나고 여우주연상 받으셨을 때, 대종상. 이런 소감을 말씀하셔서 저는 이 소감이 그동안 많은 배우들이 했던 소감 중에 굉장히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점점 타협하게 된다는 건 뭔가요? 이게 아까 얘기한 매너리즘인가요?

[손예진/배우 : 그러니까 이제 처음에 연기를 시작했을 때의 마음과 이제 점점 연기를 많이 하게 될수록 이제 너무 잘 알잖아요. 이 신은 어떻게 표현해야 되고, 내가 이날 어떤 감정선까지 올라갈 수 있다라는 걸 촬영 현장을 가면 알게 돼요. 그날의 싸움에서 오늘 내가 감정을 여기까지 끌어내야 되는데 안 되는 걸 어느 정도 직감하게 되면 약간의 포기가 될 때가 있어요. 그게 이제 타협이라는… 제가 표현을 했는데, 그 지점에서 어릴 때만 가질 수 있었던 어떤 그 정말 순수했던 그 열정, 뭐 열정도 지금은 있지만 뭔가 익숙함에 대한 그런 고민들? 그런 것들을 계속하게 되는 거 같아요.]

[앵커]

그래서 그런 자책감이 점점 무뎌지는 나 자신을 반성한다고 하셨는데 반성의 결과는 어떤 겁니까? 이번 영화인가요?

[손예진/배우 : 네. 많이 고통스럽고 많이 고민한 영화들일수록 그래도 좀 스스로 정말 죽을 힘을 다해 했다라는 어떤 자책이 덜 하죠.]

[앵커]

'여성 캐릭터가 인상적인 작품이 없다. 여자들이 이끌고 가는 영화를 하고 싶다. '델마'와 '루이스'같은' 지금도 하고 싶으십니까? 이런 얘길 다른 데서 하셨기 때문에.

[손예진/배우 : 저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앵커]

공효진 씨 하고요?

[손예진/배우 : 네. 효진 언니랑 되게 친하거든요. 공효진 씨랑… 그래서 한 번쯤은 뭔가 여자들이 나와서 되게… 일탈을 꿈꾸는 막 그런 로드무비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앵커]

그러면 뭔가 억압 구조를 느끼십니까?

[손예진/배우 : 그런 거보다는 아무래도 이제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고 그런 영화들이 남성 위주의 영화들이 어쩔 수 없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항상 많은 여배우들이 그런 얘기들을 해요. '시나리오가 없다' 라는 얘기들 많이 해요. 그리고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되게 작고 그러다 보니 그런 어떤 부분에서는 억압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네요.]

[앵커]

그렇죠, 따지고 보면. 근데 그게 진짜로 가능할 것 같습니까? 왜냐면 그때 '이런 건 아무도 안 만들 테니까 우리가 제작을 해야 되나?' 이라고 혼자 말씀을 하셨다고 해서…

[손예진/배우 : 저 그런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네, 아무도 안 시켜주면 저희가 알아서 제작을 하려고요.]

[앵커]

예 알겠습니다. 그래서 요즘 보면 뭐… '여혐', '남혐' 그러잖아요. 많이 들어보셨을 테고요. 이런 것이 많이 운이 되는 사회에 대해선 혹시 어떤… 원인이 뭐라고 생각해보신 적도 있으신지요? 이왕 이런 말씀하셨기 때문에 드리는 질문입니다.

[손예진/배우 : 저는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 '저는 페미니스트다', 여성중심에 어떤 여성에 차별에 대해서 이런 거에 대해서 사실은 진지하게 많이는 고민하지는 않았어요. 제 직업상 여배우고 또 어떻게 보면 이제 제 직업에서 비추어지는 여성? 배우? 그래서 그런 얘기들이 있죠… '여배우라는 얘기는 왜 있느냐' 배우는 배우인데… 그래서 약간의 여자배우들이 점점 일을 하면서 독립적으로 더 좀 성숙해져 가는 지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사회적인 현상은 잘 모르겠어요. 저는. 근데 여성들이 조금 더 주체적인 그런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그런 기회들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앵커]

'그것이 언젠가는 한국판 델마와 루이스로 나타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그것이 또 영화가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겠죠.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말씀 재밌게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손예진/배우 : 재밌었습니다. 영화 꼭 보세요.]

[앵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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