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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위안부 재단 배상금-치유금, 법적 차이는?

입력 2016-06-08 22:23 수정 2016-06-0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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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열리는 수요집회가 오늘(8일) 1234회였다고 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최근 집회에선 위안부 재단 설립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재단 설립에 들어가는 일본의 돈이 배상금이냐, 아니냐, 이 부분이죠. 일본은 배상금이 아니라고 하고 있고, 한국 정부는 배상금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일 간에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말이 오락가락하는데, 이 문제가 왜 중요하고, 어떻게 볼 수 있을지 오늘 팩트체크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최근 김태현 준비위원장의 발언 때문에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됐습니다.

[기자]

예, 지난달 31일이었죠. 김태현 위안부 재단 준비위원장이 "일본 정부가 출연하는 10억 엔은 치유금이지 배상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논란이 되자 지난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선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치유를 통해 결국 배상을 했다는 뜻에서 돈을 낸 것이다", 즉 "배상금이라고 본다"고 정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을 바꾸는 과정에서, 그렇다면 위안부 재단은 공식적으로 사실 출연금을 배상금으로 보지 않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졌던 거죠.

[앵커]

배상금과 치유금, 법적으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잖아요?

[기자]

법적으로 기본적인 차이는 이렇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오시영 교수/숭실대 법학과 : 배상이라는 용어는 잘못이 있을 때 잘못에 대해서 피해를 보전해 주는 것을 배상이라고 해요. 가해자가 피해자한테 갚아줘야 하는 돈이죠. 그걸 법률용어로 배상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그것(배상)은 누구에게 그 돈이 전달되어야 하냐면, 반드시 피해자에게 돈이 전달되어야죠.]

결국 배상금이라고 규정이 돼야 '일본 정부가 잘못을 시인했다' '법적으로 책임을 인정했다'는 게 성립되지, 치유금이나 위로금, 기부금 같은 표현으론 성립이 안 되기 때문에 용어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앵커]

나중에라도 김 위원장은 배상금이라고 정정을 한 셈인데, 그러면 이제 이걸 가지고 재단을 세우면 문제가 없는 겁니까?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송기호 변호사 등은 이 과정에서 법리적인 문제를 제기했는데, 일단 정부가 추진하는 재단의 형태는 비영리 민간법인입니다.

그런데 10억 엔이 손해배상금이라면 민법상 피해자 본인에게 줘야지 제3자인 비영리법인에 줄 수 없습니다.

법률상 다른 사람이 위임을 받을 순 있지만, 그러려면 위안부 피해자 모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결국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결국 일본 정부의 10억 엔을 배상금으로 본다면 비영리법인 설립에 이 돈을 쓸 수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돈을 재단에 설립한다면 그 순간 더 이상 배상금이 아닌 걸 자인하게 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겁니다.

[앵커]

모순에 모순을 거듭하는 상황이 되는 것 같은데…. 재단이 여러 종류가 있는데, 비영리법인을 세우는 것 외에 다른 방법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까?

[기자]

비영리법인 말고 공익법인으로 세우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관련법상 장학사업이나 학술, 자선 등 세 가지 목적으로만 공익법인을 설립할 수 있습니다.

위안부 재단이 장학이나 학술과는 상관 없으니 자선 목적이 될 텐데, 그러면 이때 역시 10억엔 은 배상금이 아닌 자선 목적을 가진 기부금이 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 이런 법리적인 하자를 남길 수 있는 상황에서 재단 설립을 왜 이렇게 서두르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김태현 위원장은 저희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른바 맞춤형 복지까지 얘기하셨는데, 본인이 복지 전문가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방금까지 김필규 기자가 얘기한 것을 보면 그것과도 안 맞는 것 같고요. 지난 12월 한일 외교장관 합의 이후, 일본은 단 한 번도 이것을 배상금이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아주 일관되게. 총리부터 다른 장관까지…. 우리 혼자 배상금이라고 얘기하고 있단 말이죠? 어떻게 해야 됩니까?

[기자]

그러면서도 또 배상금이라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이번에 김태현 위원장의 치유금 발언도 그런 문제 중 하나였고요, 그에 대한 정부 해명도 "12월 합의 당시 일본이 표명한 사죄, 반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10억 엔이 무슨 의미인지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는 정도로 어정쩡했습니다.

외교적으로 '그레이존', '회색지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명확하게 합의를 볼 수 없는 사안은 전략적으로 모호하게 남겨둔다는 그런 뜻인데요.

이번 위안부 합의나 재단설립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얘기가 자주 나오기는 합니다.

하지만 한쪽이 검은색 칠하고 다른 쪽이 흰색을 칠해야 회색이 나오는 거겠죠.

지금 우리는 둘 다 같은 색을 들고서는 회색이라고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 봐야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렵게 얘기한 것 같은데 그냥 쉽게 얘기하면 저쪽은 배상금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고 우리는 배상금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저쪽에 법적책임을 끝까지 물리려면 우리는 배상금이라는 것을 끝까지 관철시켜야 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것도 아니고 왔다갔다 하게 되면 우리 입장에 도대체 뭐냐 하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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