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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외침 LOUD] 웃는 얼굴에 담배꽁초 버릴 건가요…하수구에 스마일 스티커

입력 2016-06-08 01:43 수정 2016-06-16 18:33

버스정류장·지하철역 주변 심해
빗물받이 막혀 침수 원인 되기도
하수구 청소에 한 해 1000억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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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지하철역 주변 심해
빗물받이 막혀 침수 원인 되기도
하수구 청소에 한 해 1000억 들어

2011년 7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던 서울 강남역 침수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재난 영화를 방불케 하는 사진과 동영상들이 트위터, 유튜브 등을 통해 널리 퍼졌습니다. 운전자들은 빗물이 넘치는 도로 위에 차량을 두고 대피했습니다. 보행자들은 무릎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고 인근 건물로 몸을 피해야 했습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강남지역에서 침수로 인해 발생한 재산 피해액은 224억원, 복구 비용은 832억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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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꽁초와 쓰레기로 가득 찬 서울의 한 빗물받이 하수구. [중앙포토]


침수가 발생한 원인은 복합적이었습니다만 빗물받이 하수구에 가득 찬 담배꽁초 등도 한 원인이었습니다. 하수구를 통해 하천으로 빠져나가야 할 빗물이 각종 쓰레기에 막혀 도로로 역류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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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대대적인 하수구 정비작업에 나섭니다.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작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하수구에 가득 찬 담배꽁초 등 쓰레기 제거입니다. 전국적으로 연간 1000억원이 투입되는 큰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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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로 꽉 찬 빗물받이 하수구는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악취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황종환 서울시 물순환안전국 하수정보팀 주무관은 “담배꽁초 등을 마구 버리는 시민의 양식 없는 행동이 문제”라며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인근 하수구의 경우 특히 심하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1년에 두 번 정도 청소를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빗물받이 하수구는 아무리 청소를 해도 곧 쓰레기투성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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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외침 LOUD’는 땅에 떨어진 시민의식을 바로 세우자는 작은 실천운동을 제안합니다. 쓰레기통 빗물받이 하수구를 없애기 위해 ‘씩~ 웃는 스마일’이라고 이름 붙인 스티커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에서 떠올린 아이디어입니다. 이종혁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장(미디어영상학부 교수)은 “스마일 프로젝트는 긍정 메시지를 공공 현장에 투입시켜 시민의식을 개선해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는 지난 4월 초 서울시청 인근 빗물받이 하수구에 이 스티커를 시범적으로 붙였습니다. 빗물받이 하수구 위쪽에 노란색 스마일 스티커를 부착하고 하수구 아래쪽에는 ‘웃는 얼굴에 담배꽁초를 버리고 침을 뱉으시겠습니까’라는 문구를 적었습니다.

문구 앞에는 두 가지 픽토그램을 넣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는 손 모양에 금지를 뜻하는 빨간색 대각선을 그었고 ‘씩~ 웃는 스마일’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가지런하게 드러낸 이는 빗물받이 하수구 철망을 표현한 겁니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서울시 페이스북에 게시한 ‘작은 외침 LOUD 스마일 프로젝트’ 동영상은 누적 조회 수 20만 건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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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 중심상업지구에 있는 빗물받이 하수구에 부착한 ‘씩~ 웃는 스마일’ 스티커. 시흥시는 이 지역 빗물받이 하수구 78곳을 ‘스마일 존’으로 지정하고 LOUD팀이 제작한 스티커를 부착했다. [제임스 요한슨 객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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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대야동 중심상업지구에 있는 빗물받이 하수구. LOUD팀은 지난달 23일 이곳에 '씩~ 웃는 스마일' 스티커를 부착했다. [제임스 요한슨 객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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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 웃는 스마일' 스티커가 붙어있는 빗물받이 하수구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있다. [제임스 요한슨 객원 사진작가]

‘스마일 프로젝트’에 공감한 시흥시는 가장 먼저 LOUD에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LOUD팀과 시흥시는 공동으로 지난달 23일 시흥시 대야동 중심상업지구에 있는 빗물받이 하수구 78곳에 ‘스마일 존’을 설치했습니다. 대야동 중심상업지구는 시흥시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입니다.

정화진 시흥시 경관디자인과 주무관은 “보행자 전용도로를 중심으로 길고 큰 빗물받이 하수구가 있는 이곳은 금연구역인데도 인근 직장인과 행인들이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버려 골칫거리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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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대야동 중심상업지구는 유동인구가 특히 많은 곳이다.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씩~ 웃는 스마일' 스티커. [제임스 요한슨 객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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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있는 빗물받이 하수구에도 '씩~ 웃는 스마일' 스티커를 부착했다. [제임스 요한슨 객원 사진작가]

시민들은 ‘스마일 존’을 환영했습니다. 대학생 김민수(26)씨는 “별생각 없이 담배꽁초를 하수구에 버렸는데 픽토그램과 문구를 보고 부끄러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상훈(43)씨는 “‘쓰레기 투입 금지!’ 같은 강압적인 문구보다 효과가 좋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시흥시에서 ‘스마일 존’을 설치한 지 보름 정도밖에 되지 않아 하수구에 쌓이는 담배꽁초가 얼마나 줄었는지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습니다. 다만 윤길중 시흥시 하수관리과 하수관리팀장은 “아이들이 노란색의 스마일 스티커에 관심을 보이면서 담배꽁초를 버리려던 어른들은 더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며 “하수구에 쌓이는 담배꽁초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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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D팀의 작업 모습. 빗물받이 하수구의 크기에 따라 스마일 스티커의 크기를 달리했다. [제임스 요한슨 객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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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시흥시 대야동 중심상업지구. LOUD팀의 작업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 아이들이 모여들고 있다. [제임스 요한슨 객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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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앙SUNDAY를 통해 소개한 꽁초 수거함.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한 시민도 있습니다. 직장인 이수민(35)씨는 “유럽에는 담배꽁초만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이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꽁초 버릴 곳을 마련해주면 빗물받이 하수구가 지금보다 깨끗해질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LOUD팀은 이와 관련, 지난해에 애연가들을 위한 꽁초 수거함 설치를 제안했습니다. (중앙SUNDAY 2015년 6월 14일자 14면). 수거함에는 ‘x1.5, x13, 85%’라는 숫자를 표시했습니다. 간접흡연 시 폐암 발병률은 비흡연자의 1.5배, 흡연자의 폐암 발병률은 비흡연자의 13배이며, 폐암 환자의 85%가 직간접 흡연자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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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 웃는 스마일' 스티커의 기본 디자인. 빗물받이 하수구 철망을 활용해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는 모습을 연상하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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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받이 하수구 하단에 '웃는 얼굴에 담배꽁초를 버리고 침을 뱉으시겠습니까' 라는 문구를 부착했다. 문구 앞에는 쓰레기를 버리는 손 모양 위에 금지를 뜻하는 빨간색 대각선을 그은 픽토그램과 '씩~ 웃는 스마일' 픽토그램을 부착했다.


아직도 빗물받이 하수구에 담배꽁초를 버리십니까. 부끄럽지 않으세요. 담배꽁초를 버릴 때마다 스마일 픽토그램을 쳐다봐 주세요. 여러분의 작은 행동이 우리의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일상 속 작은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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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 ‘스마일 존’ 설치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e메일(loud@joongang.co.kr), 페이스북(facebook.com/loudproject2015)으로 보내 주시면 개선책을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지난 1년여간 LOUD에서 제안한 픽토그램 디자인을 보내드립니다. e메일이나 페이스북으로 연락 주세요. 중앙일보(joongang.co.kr), 중앙SUNDAY(sunday.joongang.co.kr)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그동안 진행한 LOUD 프로젝트를 볼 수 있습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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