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3개월이면 몸짱" 일반인까지 유혹하는 도핑 설계사

입력 2016-05-30 21:32 수정 2016-05-31 00:2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더 큰 문제는 몸짱 열풍을 타고 일반인들에게도 도핑 설계사가 파고들고 있다는 겁니다. 도핑 설계사의 실태, 스포츠문화부 전영희 기자와 짚어 보겠습니다.

도핑에도 설계사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데요. 어떤 식으로 하는 겁니까?

[기자]

저희 취재진이 직접 SNS를 통해 도핑 설계사와 접촉해 봤습니다.

자신을 13년차 보디빌더라고 밝힌 도핑 설계사는 귀가 솔깃할 만한 얘길 꺼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도핑 설계사 : 평생 운동해도 못 만들 몸, 이거 먹고 바로 만든다고 보시면 돼요. 3개월 만에.]

[앵커]

3개월 만에 된다고 하는데, 가능한 겁니까?

[기자]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남성 호르몬의 일종이죠.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라는 약물이 있는데요. 이 약을 주입하면서 운동량을 늘리면 몸이 풍선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그 다음 단계로 지방 연소제를 쓰면 군살이 빠지면서 조각 같은 근육이 나타납니다.

비용도 3개월에 65만원 정도여서 쉽게 유혹에 빠지는 겁니다.

[앵커]

풍선처럼 불어난다고 했는데, 듣기에도 부작용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크고요. 호르몬 이상도 심각합니다.

남성 호르몬을 계속 투입하면 우리 몸은 '아, 내가 남성 호르몬을 만들 필요가 없구나' 이렇게 인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무정자증과 같은 부작용이 생기는 건데요.

실제로 보디빌더 가운데 불임이 많다는 증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남성성을 쫓다가 결국 남성성을 잃어버리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하는 겁니다.

[앵커]

문제는 이런 위험한 약물이 청소년들에게도 퍼지고 있는 게 맞습니까?

[기자]

저희가 취재 과정에서 충격적인 증언을 확인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현직 보디빌더 : (도핑 설계사가) 고등학교 중학교 럭비부나 유도부나 이런데도 (금지약물을) 공급하더라고요. 어린 애들이 자기들끼리 화장실 가서 서로 엉덩이에 놔주는 정도에요.]

[앵커]

이걸 학생들끼리 엉덩이에 놔줍니까?

[기자]

그런 증언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놓는 방법이라도 제대로 알고 놓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실제로 이게 증언인데 실제로 이런 일이 있나 보죠?

[기자]

저희가 화면이나 영상을 포착한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보디빌더부터 학생들이 이용하는 시설에서도 주사기가 발견됐다 이런 증언들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도핑 설계사들을 왜 막지 못하는 것일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선수들에 대한 상시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는데요.

문제는 인력과 예산입니다. 대한보디빌딩 협회 소속 선수만 1600명이거든요. 1년에 한 번씩만 검사해도 약 5억 원이 필요합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인터넷이나 SNS에선 아예 식약처의 허가조차 받지 않은 불법 밀수입 약품들이 판을 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물론 보디빌더하는 선수들이나 일반인들 가운데도 정상적으로 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시겠죠. 일부 분들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니까. 오해가 있으셨다면 푸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러나 매우 심각해 보이긴 합니다. 틀림없이…

[기자]

정부에서도 대책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앵커]

전영희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관련기사

"약 먹고 메달 따"…소치올림픽 도핑 스캔들 일파만파 올해 벌써 8명 적발…메이저리그 '도핑' 논란 재점화 한국, 스포츠도핑 세계 10위 불명예…'보디빌딩' 주범 '도핑 논란' 샤라포바, 러시아 올림픽대표팀 포함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