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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의료기기 납품업자들, 수술복 입고…의료행위 실태

입력 2016-05-30 21:43 수정 2016-05-3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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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30일) 탐사플러스는 일부 병원 수술장에서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고발하겠습니다. 먼저 보실 내용은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들이 수술실에서 버젓이 수술복을 입고 의료행위를 하는 영상과 그 실태입니다. 이 내용에 이어서 일회용 수술용품 재사용 실태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정형외과 수술실.

환자의 무릎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수술복을 입은 의사가 의료용 전동 드릴 등을 이용해 시술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의사가 환자의 무릎 관절을 깎아내는 사이, 또 다른 남성은 다른 의료 도구를 이용해 수술 부위를 벌려 고정시킵니다.

한 손으로는 환자의 다리를 잡아당겨 위치를 바꾸고 또 다른 손으로는 의사가 건넨 수술 도구를 잡고 있는 것도 이 남성의 몫입니다.

수술복을 입고 수술을 돕고 있는 이 사람은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었습니다.

인공관절 등 의료용품과 수술 기구를 납품하는 의료기기 업체 직원입니다.

의료진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겁니다.

[전 병원 관계자 : 비의료인이에요. 기계를 납품하는 사람들.]

이 병원에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또 다른 업체 직원들도 수술에 참여한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전 병원 관계자 : 그 외 제품을 납품하는 여러 회사가 있어요. 그 사람들도 자기네 기구 쓸 때 와서 서포트 해요.]

의료기기 업체 직원들은 아예 병원에 출퇴근을 하고 있고, 수술 때마다 의사를 돕는다고도 했습니다.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이 병원은 160여 개의 병상을 갖춘 손꼽히는 대형 정형외과 전문 병원입니다.

최근 내과, 건강검진센터 등을 잇달아 개설하며 확장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내부 고발 내용을 일주일에 걸쳐 병원 내부에서 확인해봤습니다.

해당 수술이 벌어진 곳은 병원 7층 수술실.

의료기기 업체 직원들은 실제로 수술실을 드나들며 각종 용품을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수술 영상에 등장하는 의료기기 업체 직원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5일 이른 아침, 검정색 가방을 멘 남성이 병원 로비로 들어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술실 한 층 아래에서 내리더니, 비상구 계단으로 올라가 번호키로 잠긴 입구를 열고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수술 참여 여부를 묻자 극구 부인합니다.

[의료기기 업체 직원 : 저희는 참석 안 합니다. (수술실에 들어가신 적도 한 번도 없으시단 말씀이신가요?) 예, 예.]

하지만 수술실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하자 달라집니다.

[의료기기 업체 직원 : 저희는 납품하려고 가야 되지 않습니까. 수술방 공급실에.]

수술 참여 사실을 부인한 업체 직원과 달리 병원 측은 참여 사실을 인정합니다.

[병원 관계자 : 정형외과 병원이니까 기구가 상당히 많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그러다보니 기구상들이 수술할 때 전달해주고 이런 건 당연히 있어요.]

심지어 수술 기구를 다루는 데 있어, 의사보다 업체 직원들이 더 전문가라는 답변도 내놓습니다.

[병원 관계자 : 의사라 하더라도 이런 걸 쉽게 다루기 힘들어요. 그 기구에 대한 전문가는 기구상이거든요. 이거는 뭐 우리 병원 뿐만 아니라 다른 종합병원이나 큰 병원만 봐도 다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실제 의료업계에선 업체 직원들의 수술 행위가 관행이 됐다고 지적합니다.

[전직 정형외과 부원장 : 인건비 타령하면서 또는 돈벌이를 위해서. 수술방에 들어가면 모르니까. (업자들) 시켜놓고 돈을 버는 거죠.]

현행법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의 모든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스란히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지적합니다.

[노환규 전 의사협회장 : 비의료인이 참가해서 더 많은 의료기기를 판매하기 위해 무리한 수술을 하게 되고. 수술 적응증을 넓히다 보면 더 많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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