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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의 대선 시계 빨라진 이유는?

입력 2016-05-30 16:55

여권 주자 전멸 상태에서 보수층 집결 노린 듯 총선 참패후 흔들리던 보수층 아이콘으로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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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주자 전멸 상태에서 보수층 집결 노린 듯 총선 참패후 흔들리던 보수층 아이콘으로 등극

반기문의 대선 시계 빨라진 이유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5박6일간 방한에서 예상보다 빨리 대권 의지를 드러내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반 총장은 야당이 '반반(半半) 총장'이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그간 대권에 대해 애매한 스탠스를 취해왔지만 이번 방한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작정한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노골적 대선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물론 반 총장이 30일 미국을 떠나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비공개로 밝힌 내용이 과대, 확대, 증폭된 면이 있어 당혹스럽게 생각한다"며 "과대 해석하거나, 추측하거나 이런 것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대선 출마에 대한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반 총장의 이같은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이미 반 총장은 25일 귀국해 "국민의 한사람으로 할 일을 생각하겠다", "미국 대통령 후보도 70세, 76세다"라면서 사실상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또 김종필 전 총리와 만나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당겼으며, 새누리당의 텃밭인 TK(대구 경북)지역을 방문하며 숱한 화제를 뿌렸다.

누가 봐도 대선 행보의 일환으로 여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놓고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예상보다 빨리 반 총장이 대권 의지를 드러냈다고 분석하고 있다.

충청권 의원으로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혀 온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예상 밖의 언급을 하신 게 아닌가. 좀 의외라고 생각한다"며 "반 총장 스스로가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대권 후보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정치에도 바람직하지 않고, 반 총장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안된다고 했었는데 의도적으로 이런 언급을 했다고 한다면 상당히 의외"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스갯소리로 그동안 출마 여부가 반반 50% 총장이었는데 이제 60~70% 총장으로 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반 총장의 대권 시계가 예상보다 빨라진 것은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에 기인한 듯 하다. 새누리당 내 잠룡들이 이번 총선에서 줄줄이 낙선을 한데다 김무성 전 대표도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 새누리당 뿐 아니라 보수진영에서 내놓을 만한 '상품'이 없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무주공산이 된 여권의 정치지형을 반 총장이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대선 출마 시사로 파고들었다는 분석이다. 방향타를 잃었던 보수층은 다시 반 총장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친박계는 물론 비박계마저도 지지율이 치솟은 반 총장에게 섣불리 반기(反旗)를 들기 어려워지게 됐다.

결국 반 총장이 자신의 존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금이 가장 좋은 시점이었다고 판단한 것이란 분석이 가능해진다.

나아가 반 총장은 앞으로 7개월 동안은 계속 미국에서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를 보내야 한다. 그간 국내 정치권은 또다시 극한 충돌을 계속하겠지만 상대적으로 반 총장은 한발 떨어져 국내 정치권을 관망하는 것이다. 이도 역시 반 총장에게는 나쁠 것이 없다. 기존 정치인들과는 궤적을 달리하는 대선 행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반 총장의 대선시계는 이번 방한을 기점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그가 미국에 머물며 유엔 사무총장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해도 그를 둘러싼 국내의 대선 시계는 더욱 속도를 높이며 돌아갈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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