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5월의 그날…소년이 온다'

입력 2016-05-17 21:4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작가 한강의 뿌리는 '광주'였습니다.

인간에 대한 질문, 그리고 인간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작가가 항상 천착해온 주제였습니다.

폭력의 육식을 거부한 채 나무가 되기를 택한 주인공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 '채식주의자'가 개인과 사회가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을 다뤘다면.

그 이후 발표된 장편 '소년이 온다'는 국가가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을 다루고 있습니다.

80년의 광주… 작가는 '소년이 온다'의 에필로그에서 어린 시절 기억을 끄집어내고 있습니다.

['소년이 온다' 한강 낭독 :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열 살이었다… 가장 끔찍한 이야기를 덮어두고 말을 이어가는 일의 어려움… 어른들은 목소리를 낮춰 대화했다. 마치 아이들이 감시자인 듯이… ㄷ중학교에서만 셋이 죽고 둘이 실종됐는디, 그 집에서만 애들 둘이… 시상에…라고 여태 가느다란 탄식처럼 추임새를 넣던 엄마가 고개를 수그리고 침묵했다.]

이것은 고작 36년 전, 문명의 도시에서 일어난 핏빛 이야기였습니다.

그해 봄에 시민에게 총부리를 겨눴던 누군가는 아직도 베일 속에 가려진 채…

그 광주를 밟고 일어서 최고권력자가 된 전직 대통령은 당시의 자신의 권력을 부정하는 2016년.

그리고 국가는 지금도 그들에게 '국론 분열'을 말하면서 가로막습니다.

노래는 그저 노래가 아니라 뜨거웠던 그 봄날에 대한 기억, 피와 바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함부로 재단하고 폄훼할 수 없는 그 무엇임에도 말입니다.

['소년이 온다' 한강 낭독 :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아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새벽 모두가 잠든 사이에 전해진 그녀의 수상 소감…

"깊이 잠든 한국에 감사드린다…"

그녀의 이 수상 소감이 중의적으로 들리는 것은 찬란한 녹색의 봄 5월을 늘 또 다른 색깔로 떠올려야만 하는 우리의 슬픈 습관에서 연유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