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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챙길수록 '설탕' 더 먹는다?…웰빙시대의 역설

입력 2016-03-30 09:09 수정 2016-04-0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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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설탕 얘기를 좀 해볼까요? 전세계적으로 설탕을 적게 먹자, 요즘 흐름이고요, 우리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이게 사탕 같은 직접적으로 단 음식을 덜 먹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건강을 따진 음식을 먹어도 당분 섭취는 늘게 된다는 역설. 박창규, 임지수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트랙을 달리고, 역기도 들어봅니다. 음식 하나도 깐깐하게 가려 먹습니다.

그런데, 건강을 위한 먹거리를 챙기면 챙길수록, 당분 섭취가 늘어납니다.

모든 연령대에서 이런 역설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엄마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유기농 이유식.

한 번 먹는 양에 15g의 당이 들어 있습니다.

각설탕 5개 분량인데, 하루 세 번 먹으면 콜라 두 캔을 마신 것과 비슷합니다.

10대 아이들이 탄산음료 대신 선택한 비타민음료 한병엔 각설탕 4개가 들었습니다.

비타민워터엔 그 2배가 들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어린이, 청소년 하루 당 섭취 기준은 30g입니다.

[박민선 교수/서울대 가정의학과 : 어렸을 때부터 단 가공 음식을 많이 먹으면 단맛에 대한 역치도 낮아지고 중독성이 생기면서 비만하거나 심혈관질환 또 당뇨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20~30대 다이어트에 좋다는 효소 음료 한 병엔 초코과자 3개 분량 당이 들었고.

중년이 되면 채소를 많이 챙기게 되는데, 드레싱 1스푼 얹으면, 각설탕 1개를 뿌리는 것과 같습니다.

노년층에 인기인 홍삼 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홍삼절편 한포 먹으면 카라멜 3개 먹는 것과 비슷한 당분을 섭취하게 됩니다.

국내에서 잘 팔리는 다른 제품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우리 국민 하루 평균 당분 섭취량은 65.1g. 세계보건기구 권장 수준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특히 어린이와 10대의 당분 섭취량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눈에 보이는 통계 수치보다 훨씬 많은 당분을 먹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

건강식품이든, 과자든, 밖에서 파는 음식이 아니면 설탕 걱정 없다는 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요.

실제로 우리 일상의 삼시세끼엔 통계에도 잡히지 않은 많은 설탕이 들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시작된 '설탕과의 전쟁' 바로 우리 밥상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경덕 요리사/한솔요리학원 : 요리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갈수록 설탕을 많이 넣는 것 같습니다. 가장 손쉽게 맛을 내는 비결이고요.]

한국인의 입맛이 얼마나 단맛에 길들여져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조사를 해봤습니다.

두 가지 불고기를 두고 어떤 것이 더 맛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하나는 일반적인 레시피에 따라 설탕을 넣은 불고기. 다른 하나는 그 5배의 설탕이 들어간 불고기입니다.

[유지민/서울 창신동 : B(설탕 불고기). 그냥 맛있어요.]

[최익준/서울 역삼동 : B(설탕 불고기)는 좀 더 입에 감칠맛이 느껴지는 그런 맛이라서요.]

[나소영/경기 구리시 인창동 : A(일반 불고기)는 너무 닝닝했어요.]

결과는 42대 87. 설탕을 5배 넣은 불고기의 압승이었습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 그 맛을 결정하는 고추장은 평균적으로 27%가 당분으로 구성됩니다.

우리가 보통 '맛있는 매운맛'으로 알고 있는 맛의 비결은 실은 설탕이었습니다.

매운 맛을 견디게 하고, 그 음식을 계속 찾게 하는 데 설탕만한 첨가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육볶음, 떡볶이, 된장찌개 등 한국인의 즐겨 먹는 음식에 설탕이 많이 쓰이는 이유입니다.

[황교익/요리 칼럼니스트 : 밥 빼놓고 다 단 게 한국음식의 현실입니다. 그럼 그 재료의 질이 어떤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어떻게 조리됐는지가 중요하지 않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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