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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남녀 임금격차 OECD 중 최악? 확인해보니…

입력 2016-03-09 22:15 수정 2016-03-0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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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8일)가 세계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여성과 관련한 여러 가지 보도가 나왔는데 가장 이슈가 됐던 것이 바로 이겁니다. OECD 국가의 남녀 임금격차를 비교한 건데 한국이 36.7%, 34개 나라 중 압도적인 1등… 왜 나쁜 건 꼭 이렇게 압도적으로 일등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인터넷에선 '통계에 왜곡이 있다', '이것만 가지고 한국의 성평등 수준이 낮다고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나왔습니다. 이 표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지 오늘 팩트체크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여기만 보면 한국에서 남녀간의 임금 격차가 굉장합니다. 어떤 면에서 반론이 나왔다고요?

[기자]

실제 남녀가 똑같은 상황인데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37%나 더 적다면 모든 기업이 비용절감 위해 다 여성만 고용하지 않겠느냐, 그런데 그렇지 않고 있다는 건 뭔가 통계상 맹점이 있을 거라는 주장인데요.

그래서 '통계에 전업주부들까지 포함시켜 놔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여성들이 이공계를 회피하는데 그러다 보니 고소득 직종에 취업하지 못해 격차가 더 생긴다' '주로 남성들이 위험한 업종에 종사하니 더 받는 게 당연하다' 이런 주장까지 나온 겁니다.

이런 문제는 미국에서도 제기된 바 있어서 여성들이 위험직군을 피하려고 하는 데다 중간에 휴직하거나 시간제 근무를 하는 경우도 많아 돈을 덜 받을 수밖에 없다, 차별이 아니다라는 동영상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느 나라나 이런 논란은 있는 모양이군요. 그런데 이게 타당한 겁니까?

[기자]

하나하나 살펴보면 일단 OECD 통계에선 주 40시간 이상 일하는 전일 노동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주부까지 통계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틀렸습니다.

또 처음부터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고소득 직종으로 입사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주장도 있었죠? 그런 부분이 나타날 순 있지만 그게 어느 정도냐…

남녀 모두 첫 직장을 가질 무렵인 20~30세까지의 임금격차를 보면, 지금 보시는 게 남자가 100이라고 따졌을 때 여성이 어느 정도 받느냐 하는 그래프인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니 이공계냐 아니냐, 험한 직종이냐 아니냐, 이런 직종 차이 때문에 그렇게 큰 임금 차이가 난다고 보기는 힘든 거죠.

[앵커]

그런데 저 그래프를 얼핏 보면 차이가 일단 그래프 상으로 나는데요?

[기자]

남자가 100을 받는다고 생각했을 때 여성이 얼마를 받느냐는 건데, 20대 초반의 경우 오히려 여성이 더 많이 받는 경우도 있는 거고요.

[앵커]

아,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제가 색깔이 좀 다른 것 같아서 좀 헷갈렸습니다. 각도가 좀 틀리다 보니… 알겠습니다.

저렇게 청년층에서는 남녀가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가, 전체적으로는 왜 그렇게 큰 차이가 납니까? 그럼 청년층을 제외한, 그보다 좀 더 나이가 들면 확 차이 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프를 좀 더 확장해서 볼 필요가 있는데요.

30세 이후로는, 남자가 100을 받는다고 생각했을 때에 비해 여성이 얼마나 받느냐 하는 임금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기 시작해 40, 50대에선 여성이 남성 임금의 절반 수준밖에 받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다 합치면 큰 차이가 나게 되는 건데, 그 원인이 뭔지, 전문가들의 분석은 대부분 한가지로 모입니다.

[박세정 책임연구원/한국고용정보원 : 결혼이나 출산 등으로 인해서 경력단절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게 될 때, 일단은 재진입 자체가 어렵고 만약에 취직을 하더라도 그전 수준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잖아요? 그렇게 되면 근속연수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그런 불안정한 고용형태로 진입할 확률이 매우 크기 때문에 (성별 임금 격차가 발생합니다.)]

[앵커]

사실 이건 모든 전문가들이 다 한목소리를 낸다고 했는데, 여성 분들의 입장에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사실 다 아는 얘기일 수도 있고요. 흔히 얘기하는 '경단녀' 이런 단어까지 나오고 있으니까요. 30대 이후에 특히 육아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많고, 나중에 재취업을 한다고 해도 이미 그때는 임금 격차가 벌어지게 재취업하는 경우가 워낙 많단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남녀 근로자들이 얼마나 장기적으로 일하는지 살펴보면, 남성은 5년 이상, 10년 이상 일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반면, 여성은 신입이나 저연차 위주로 많고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갈수록 줄어듭니다.

한국에서 여성 임원의 비율이 적고, 비정규직 숫자가 지금 보시는 것처럼 39.9%로 남성 26.6%에 비해 더 많죠, 또 전체 노동자 평균의 3분의 2 수준 급여를 받는 저임금 근로자의 비율도 여성 쪽에 훨씬 많습니다.

모두 경력단절로 인한 게 크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수치로 다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데, 아직까지도 남는 의문점이 하나 있습니다. 경력단절이라 하는 것은 아까 다른 나라 예에서도 얘기했지만, 꼭 우리만의 예는 아닌데. 아까 왜 임금격차가 굉장히 큰 걸로 나왔잖아요, 왜 우리는 유독 이렇게 나옵니까?

[기자]

그래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김난주 박사가 우리나라에서 남녀 임금격차를 발생시키는 요인들을 분석해 봤는데 교육연수의 기회, 업종 차이, 근속연수 등 여러 요인이 있었고, 그 요인이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까지 분석됐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주목할 게, 왜 그런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남성은 4% 정도를 더 받고, 여성은 58%를 덜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부분 어떻게 봐야 할지, 김 박사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김난주 부연구위원/한국여성정책연구원 : 교육연수 때문에 여성임금의 차이가 생긴다, 그러면 여성이 공부 많이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설명되지 않는 이 차별, 여성의 능력이 있건 없건 간에 단지 여성이기 때문에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이니까. 나머지 설명되는 차이를 아무리 해소를 해도, 그냥 여성이기 때문에 있는 차별은 어렵다는 거죠.]

[앵커]

도대체 알 수 없는 이유로 남성 프리미엄이 4%가 된다. 그러니까 한국 사회에선 남자인 게 스펙이냐, 이런 얘기도 나올 수도 있는 거겠죠.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문화적인 측면… 이렇게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어떤 문화적인 배경, 숫자로는 정확하게 얘기할 수 없는 부분까지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런데 이런 이슈 나올 때마다 "불평등이다 아니다" 남녀간의 논쟁으로 논점이 빗나가곤 합니다.

OECD에서 조사를 시작한 2002년부터 남녀임금격차 분야에선 우리가 14년째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그래프 안에 바로 우리 노동시장의 심각한 문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점은 잘 기억해야겠습니다.

[앵커]

이렇게 보니까 정말 크게 차이가 나긴 나는군요. 알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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