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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후쿠시마 원전 근접 취재…"잠재적 폭탄"

입력 2016-03-03 22:28 수정 2016-03-03 22:52

사고해역 2㎞까지 접근…해안경비대 차단 나서
방사선 기준치 10배 이상 나오는 곳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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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해역 2㎞까지 접근…해안경비대 차단 나서
방사선 기준치 10배 이상 나오는 곳 수두룩

[앵커]

후쿠시마 원전지대를 심층 취재하고 돌아온 이규연 탐사기획국장은 사실 몇 년 전에는 원전은 필요악이다. 따라서 위험하지만 쓰긴 써야 한다라고 칼럼을 썼던 주인공이기도 한데, 이번에 생각을 바꿨다고 하는군요.

3주 동안 사고 지역을 깊숙이 취재하고 온 이규연 국장을 만나겠습니다. 주로 어느 지역을 했습니까?

[기자]

저희가 육지와 바다, 양쪽을 갔는데요. 육지일 경우에는 사고 원전이 있었던 반경 20km 안쪽, 굉장히 위험지역입니다, 그쪽을 주로 촬영했습니다.

바다의 경우엔 그린피스 탐사선을 타고 원전 2km까지 접근해봤습니다.

[앵커]

그린피스에 올라탔던 취재진은 없다면서요, 지금까지?

[기자]

네, 국내 언론으로서는 처음입니다. 당시 저희가 타고 갔을 때 다국적 통신사인 AFP가 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AFP와 저희 JTBC 두 군데서만 취재를 한 겁니다.

[앵커]

그린피스의 탐사선이 가능한 사고 해역에 굉장히 가까이 다가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후쿠시마 제1원전의 모습은 어땠습니까? 그동안 간간이 뉴스를 통해 나오긴 했지만, 최근접 촬영을 했기 때문에.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네요.

[기자]

화면이 나올 텐데요. 저희가 사고해역 2km까지 접근했습니다.

그러니까 일본의 해안경비대 쪽에서 펜스를 치고 막았고요.

그래서 2km 안쪽으로는 들어가지 못했고, 2km에서 근접 촬영한 모습입니다.

[앵커]

후쿠시마 원전의 모습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상자 모양의 건물들이 보이는데, 저게 원자로입니다.

오른쪽부터 1호, 2호, 3호, 4호기입니다. 그중에서 5년 전 당시 1, 3, 4호기가 폭발했습니다.

도쿄전력 쪽에서는 저쪽 원자로에서 핵연료를 꺼내는 데 앞으로도 25년쯤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기가 사실은 잠재적인 폭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정말 실감 나기도 하는데, 차수벽이 700m 정도 설치돼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방사성 물질은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사고 이후 원전 반경 20km 내의 주민은 다 대피를 했는데, 주민들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저희가 '방사선 측정기'를 직접 들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지금 돌아와도 된다고 하는 복구지역을 가서 측정해봤는데, 방사선량이 권고 기준치의 10배 이상 나오는 곳이 수두룩했습니다.

그러니까 돌아오라고 하긴 하지만, 그러나 주민들은 돌아갈 수가 없는 상태였죠.

그래서 열 집 중 한 집 정도가 들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 와중에도 들어간 사람이 있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70대 이상이었습니다.

[앵커]

노인들이 주로 돌아가서… 고향을 버릴 수 없는 사람들이기도 할 테고요. 알겠습니다. 5년이 지났지만, 이건 뭐 5년이라는 건 너무나 짧은 시간이고. 자연이나 건물이 피해를 입은 것도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이나 동물에게도 피해가 상당히 큰 것으로 이미 다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그건 어떻게 취재가 됐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가 사람과, 동물과 관련된 현장을 가봤습니다.

지금 여기서는 어떤 전제가 필요하냐면요, 사람이나 동물한테 나타나는 어떤 현상이 바로 방사능에 의한 것이라는 역학 조사가 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전제로 해서 현장을 가봤는데요.

[앵커]

예를 들어서 갑상선암이 많이 발생했다고는 하지만, 일본 정부는 그것도 부인하고 있으니까요, 연관성을.

[기자]

그래서 저희가 취재한 사람 중에선, 저희는 사람과 또는 현장을 담아냈으니까요, 그중에서 아주 극적인 사례가 바로 자기 마당 앞에 방사능 폐기물을 묻고 사는 한 주부의 얘기였습니다.

[앵커]

마당 앞에 방사성 폐기물을 묻어놨습니까?

[기자]

네, 묻고 사는 주부의 얘기였는데요.

이 사람 같은 경우 귀향할지 여부를 놓고 남편과 다툼을 벌이다 이혼을 했고, 본인은 반신불수 상태였습니다. 그러면서 살고 있었는데요.

정부에서 폐기물을 수거해가지 않으니까 매일매일 마당에 있는 그 폐기물을 바라보면서 공포 속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또, 한 목장을 가봤습니다. 그 목장에선 가축들이 기이하게 죽어나가고 있는데요. 그것도 저희가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가축들에선 온몸에 기이한 흰 반점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까 시작할 때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이규연 탐사기획국장은 사실은 몇 년 전에 원전은 필요악이다, 쓰긴 써야 한다라고 얘기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가 2008~09년까지는 불편하고 위험한 에너지이긴 하지만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는 할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필요악적 에너지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현장 취재를 다녀오니, 5년 동안의 악몽이 지워지지 않고요. 앞으로 10년, 20년이 가도 이 지역이 복구될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유가도 이렇게 낮은 상태에서, 꼭 추가 원전까지 건설해야 하느냐, 여기선 좀 깊은 고민이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거기에 한 10cm 정도의 토양을 다 긁어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아까 어느 주부가 마당 앞에 묻어두고 있는 폐기물이 바로 그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10cm를 거둬냈어도, 대부분의 지역은 거둬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요?

[기자]

네, 평균적으로는 5cm를 거둬냈습니다.

그런데 거둬낸 곳이 보면 주택지, 또는 농지 정도였습니다.

아시다시피 그쪽 지역은 산이 많고, 숲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역인 산과 숲 쪽은 거둬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측정기를 가지고 대지나 농지에 대봤을 때는 정상치가 나옵니다.

그러나 그걸 들고 숲으로 들어갔을 때는 정상치의 몇 배로 치솟아 올랐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잠깐 보여드렸습니다만, 내일 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밤 9시 40분에 좀 더 자세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이규연 탐사기획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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