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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게만 느껴지는 아빠들 '육아휴직'…문제 짚어보니

입력 2016-03-0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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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빠들이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길게 쓰는 외국 사례가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실 겁니다. 우리나라도 법적으로는 보장이 되는 부분이지만 우리의 인식이 잘 바뀌지 않기 때문일 텐데요. 아빠들의 육아휴직 문제, 꼼꼼한 경제에서 짚어봤습니다.

이새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출산 가정의 남성 대부분이 2주가 넘는 출산휴가를 쓰는 덴마크.

또 남편은 의무적으로 두 달의 육아휴직을 써야 하는 스웨덴.

이제 국내에서도 출산과 육아로 잠시 일을 쉬는 남성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지자체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는 김호규 씨는 둘째를 출산하면서 1년간 육아휴직을 썼습니다.

아이와의 유대감 상승은 물론 스스로의 마음가짐도 달라졌습니다.

[김호규/육아휴직 경험자 : 육아휴직 전에는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일반적인 직장인이었어요. 육아휴직 1년이 지나고 나니까 가족이란 행복한 단어가 제 머릿속에 상당 부분 차지하게 되더라고요.]

업무 공백은 대체인력 제도가 메워줬습니다.

[송은영/성남시청소년재단 사무국장 : 우수 인력으로 대체 인력을 1년 동안 활용해서 업무 공백이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기관에선 최근 4년간 남성 대상자 4명 전원이 1년의 육아휴직을 썼습니다.

지금도 법적으론 엄마와 아빠가 각각 1년의 육아휴직을 쓸 수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연이어 육아휴직을 쓰면 석 달치 급여를 지원해주는, '아빠의 달'이란 제도도 있습니다.

그런데 말처럼 지켜지고 있을까요.

기혼이거나 결혼을 앞둔 남성으로 구성된 축구 동호인들에게 물었습니다.

남성 육아휴직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80%가 넘었고, 아빠에게도 육아휴직이 필요할까란 질문엔 전원이 그렇다고 답합니다.

그러나 육아휴직을 써봤다거나, 그런 동료를 본 적이 있냐고 묻자 모두 'X'로 몰렸습니다.

[곽원재/서울 장안동 : 진짜 몸이 아파서 한 달 정도 자리를 비워도 퇴사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거든요 실제. 근데 육아휴직을 한두 달씩 쓰면 그건….]

[김대성/서울 신사동 : 출산을 빌미로 꾀를 피우려고 그렇게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 때문에 꺼리는 것 같기는 해요.]

육아를 위해 휴직을 택한 남편들의 숫자는 1년 전 3420여 명에서 지난해 4870여 명으로 1년 사이 42% 늘었습니다.

언뜻 보면 급증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육아휴직자의 5.6%에 불과합니다.

남성은커녕 여성들조차 육아휴직의 벽에 부딪히는 게 현실입니다.

5년 전 정규직으로 입사한 김모 씨는 쌍둥이 출산 후 회사에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가 지금까지 계약직이었고, 이제 계약이 만료됐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습니다.

남편의 육아휴직은 꿈도 꿀 수 없던 상황.

[김모 씨/육아휴직으로 부당해고 : 신랑한테 한두 달만 못 쓰냐고 얘기했었어요. 근데 직원이 한 명 비면 나머지 직원들이 그 일을 같이 해야 하는 상황인 거고 인사고과 문제도 그렇고요.]

고용노동부에 신고한 뒤에야 휴직할 수 있었지만 복직을 앞둔 지난해 말 결국 권고사직 당했습니다.

현재는 경력 단절 상태입니다.

[김모 씨/육아휴직으로 부당해고 : (경력) 단절이죠. 힘들어요. 나이 제한도 있고 아기 있다고 하면 일단 회사들이 꺼리고요. 일단 이력서를 내도 연락이 안 오는 건 당연한 거고 이력서를 낼 곳도 없어요.]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60년대부터,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70년대, 둘도 많다던 80년대까지.

정부가 내걸었던 출산 관련 포스터들입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다시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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