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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살기 싫어"…아동학대 구조현장 동행취재

입력 2016-02-1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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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친부모가 아이를 학대하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사건들로 마음이 불편한 요즘입니다. 현재 전국에 학대를 받는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상담원이 500여 명인데요, 턱없이 부족한 인원입니다.

신진 기자가 상담원과 동행취재를 했는데요, 먼저 리포트부터 보시고, 현장 상황을 신진 기자에게 직접 또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서울 한 보호기관의 최진미 상담원. 출근하자마자 쉴 새 없이 전화를 돌립니다.

학대 피해 경험이 있는 아이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연락하는 겁니다.

[학대피해아동 아버지 : 때린 적이 없는데 근거가 있어요. 제가? (체벌한다는 부분은 인정하셨고) 그러면 아이가 잘못하는데 훈육을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최 상담원이 맡은 아이는 50여 명. 하루에 1명씩 만나도 두 달 가까이 걸립니다.

정말 어려운 건, 아직 발견되지 않는 학대 아동을 구하는 일입니다.

학대 신고가 들어오자 급히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하지만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습니다.

인기척은 있지만, 수사권이 없어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최진미 상담사/아동보호전문기관 : (다시 방문하시는 거예요?) 시도는 계속하고요. 오늘 저녁에도 다시 와야 할 것 같아요.]

김민지 상담사도 신고를 받고 출동합니다.

학교를 자퇴한 뒤 장기간 고립돼 있는 15살 여학생 집입니다.

[학대아동 : 싫어, 가족이랑 살기 싫어. (엄마가 어떻게 때려?) 작대기 아니면 그냥 막 때려요.]

이런 상담원이 전국에 513명에 불과하고, 상담원 1명당 연간 출동횟수는 168회에 달합니다.

한국에서 아동 1000명당 학대 발견 건수는 1.1건. 미국 9.1건, 호주 11건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입니다.

전수조사나 처벌 강화 등 대책은 많지만, 정작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현장 인원이 부족한 겁니다.

[최진미 상담사/아동보호전문기관 :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일을 하는 기분이거든요. 저희 영향력이 못 미치는 곳에서 아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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