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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인터넷 익명성 가면 뒤 막말…'혐오공화국'

입력 2016-01-27 22:04 수정 2016-01-27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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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탐사플러스를 시작하겠습니다. 온라인상에서 모욕과 비방이 난무하고 있는 건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솔직히 부끄러운 일이죠. 그런 언어폭력의 기저에는 모두 '혐오'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27일) 탐사플러스는 우리도 모르게, 우리 자신이 만들어가고 있는 혐오사회의 실상과 그 원인을 분석해봤습니다.

먼저 정제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일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쏟아진 글들입니다.

특정 지역을 혐오하는 표현과 단어로 가득합니다.

당시 검찰 수사에서 이 글들은 '좌익효수'라는 아이디의 국정원 직원이 쓴 걸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재판 과정에서 이 글을 작성한 국정원 직원이 세 명 더 있었고 모두 일베 사이트에서 주로 활동해왔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최근 온라인상에선 특정인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들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

문제는 극단적인 혐오에 가득 찬 글을 작성한 사람들 상당수가 사회지도층이거나 고학력자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트위터 등 SNS로 소통하는 효전스님은 2년째 일간베스트 회원들과 법적 다툼을 진행 중입니다.

[효전스님/악성댓글 피해자 : 저한테 첫 마디가 성폭행을 해서 토막살인을 하겠다고 그랬거든요.]

여성 종교인이고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일베의 혐오 대상이 된 겁니다.

자신을 성희롱하는 글들이 일베 등 온라인 게시판에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고,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스님은 그 충격으로 다시 병원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효전스님/악성댓글 피해자 : 이미 병이 있으니까, 심장발작이 되니까 병원에 실려갔단 말이에요.]

고소를 진행하며 알게 된 더 충격적인 사실은, 해당 글을 쓴 일베 회원들의 정체였습니다.

[효전스님/악성댓글 피해자 : 의사가 둘이었고, 학원 원장이 둘이었고, 경찰 시험 보는 (사람), 유명한 공학(대학 학생까지 있었습니다.) 경찰이 하는 이야기가 이런 건 처음 봤다는 거예요. 멀쩡한 사람이 그랬다는 거야.]

이런 일베의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낳았습니다.

지난해 8월 만들어져 지금은 '여자 일베'로 불리는 메갈리아.
남성을 노예처럼 부린다는 카톡 대화 내용을 자랑삼아 올리고, 남성을 조롱하고 혐오하는 내용의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지난해 10월엔 남자 어린이를 성적 대상화하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특히 당시 글을 작성한 사람이 유치원 강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해당 유치원 관계자 : 학부형하고 전부 다, 아이들하고 별 이상한 걸 못 느꼈다고 얘기를 합니다. 개인적인 소신으로 글을 올렸다 그렇게 본인한테 답변을 받았습니다.]

해당 강사는 현재 유치원을 그만둔 상태입니다.

인터넷의 무차별적 '혐오'는 다양한 피해자도 양산하고 있습니다.

아내와의 결혼 이야기를 다룬 한 웹툰 작가는 최근 메갈리아 회원들의 공격 대상이 됐습니다.

웹툰에서 교정기를 낀 여성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는 등 여성을 외모로만 평가했다는 겁니다.

[마인드C/웹툰작가 (악성댓글 피해자) : 작품에 대한 평가나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일부만 딱 잘라서 상상 컷이라든지 잘라가지고 누명을 씌우는 거죠.]

하지만 메갈리아 회원들의 불매운동과 항의 전화가 계속 이어지며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신적 피해도 심각합니다.

[마인드C/웹툰작가 (악성댓글 피해자) : 저한테 메일도 오고, 막 자살해라 저한테. 꿈을 꾸면 누가 저를 칼로 찌르는 꿈을 막 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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