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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풀영상] 정우성 "본분은 영화배우, 영화 안에 있을 때 가장 빛난다고 생각해"

입력 2016-01-07 22:46 수정 2016-03-03 14:55

"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 통해 세상을 보는 관점이 성숙해져"
"영화에 대한 도전의식,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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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 통해 세상을 보는 관점이 성숙해져"
"영화에 대한 도전의식,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어"

[앵커]

목요일, 세상이 아무리 복잡하고 무겁게 돌아가도, 이 시간 만큼은 좀 마음을 가볍게 가져도 되는 시간. 대중문화 인물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어떤 분들은 뉴스 시간에 왜 대중문화 인물을 자꾸 만나느냐 하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저희는 그런 필요 이상의 엄숙주의는 피하고자 합니다. 우리 삶의 일부분이고 또 심지어는 우리 삶을 지배하는 것이 대중문화이기도 하니까요. 말씀을 드리다 보니까 또 엄숙해졌습니다.

오늘(7일) 모실 분은 이렇게 소개를 해드리면 어떨지 모르겠는데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중에 좋은 놈이십니다. 정우성 씨가 나와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우성/배우 : 안녕하세요.]

[앵커]

반갑습니다.

[정우성/배우 : 좋은 놈이 되고 싶은 남자 정우성입니다.]

[앵커]

그 영화는 정말 인상 깊게 봤습니다.

[정우성/배우 : 감사합니다. ]

[앵커]

벌써 그 영화 나온 지가 6, 7년 되죠?

[정우성/배우 : 그렇죠. 2008년 작품이니까요.]

[앵커]

사실 저희 연배들은 어렸을 때 서부극을 많이 보고 자랐는데 거기서 카우보이들이 왜 이렇게 말 타고 가면서 총 쏘는 게 사실 좀 판타지였습니다. 해 보고 싶은…

[정우성/배우 : 저 역시도 그랬고요.]

[앵커]

그런데 대부분 그런 역할들은 이제 백인 키 큰 남성들이 하기 때문에 그래서 판타지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게 판타지가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신.

[정우성/배우 : 동양의 키 큰 남자도 판타지를 실현할 수 있다, 그런 모습이었으면 했습니다.]

[앵커]

저는 뭐 제주도에서 조랑말 몇 번 탄 게 다이기 때문에. (잘 타셨어요?) 저는 잘 못 탑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오는 작품은 '나를 잊지 말아요' 기억을 잃은 남자 역할이라고 들었습니다.

[정우성/배우 : 맞습니다. 일생의 기억이 다 잊혀진 건 아니고요. 어떤 상처를 잊기 위해서 방어기제, 무의식적인 방어기제가 발생해서 한 기관의 일부의 기억만을 도려낸 그런 남자죠.]

[앵커]

전에 손예진 씨하고 나오셨던 영화는 내 머릿속의 지우개. 거기는 여자 주인공이 기억을 잃게 되는 건데 반대의 상황이 됐네요?

[정우성/배우 : 반대가 되니까 속은 편하더라고요. 기억을 잃는 대상을 볼 때는 모든 아픔을 떠안게 되잖아요. 어떻게 보면 이제 내 머릿속의 지우개는 두 남녀의 사랑을 기억상실증이 방해하는 그 사랑에 대한 판타지 얘기인 것 같아요. 그런데 나를 잊지 말아요에서는 조금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어떤 아픔을 잊고자 하는 남자, 상처 입은 남자의 방어기제에 의해서 부분적인 어떤 기억을 다루는 얘기죠.]

[앵커]

평소에도 이렇게 진지하게 말씀을 하십니까?

[정우성/배우 : 네, 진지합니다. 진지한 게 좋은 것 같아요. 웃음도 좋지만 진지한 거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영화도 그렇게 진지합니까?

[정우성/배우 : 영화… 진지한 메시지를 담으려고는 하는데요. 그렇게 진지하거나 무겁게만 다루지는 않았어요. 가벼운 어떤 로맨스의 느낌도 있고.]

[앵커]

사실 기억상실증을 다룬 영화는 아주 오래된 소재잖아요. 그래서 자칫하면 식상하게 느낄 수도 있는 그런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한 어떤 소재 선택의 불안감은 없었나요?

[정우성/배우 : 없었어요, 전혀 없었어요. (전혀?) 오히려 한 배우로서는 여러분에게 이렇게 기억이라는 코드의 영화를 두 편 이렇게 선보일 수 있다라는 건 굉장히 좀 재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 기억과 관련된 영화가 있다면 또 한번 해봐도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두 영화의 개성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만약에 비슷한 연계성이 있다면 제가 선택을 하지는 않았겠죠.]

[앵커]

제작도 하셨다면서요?

[정우성/배우 :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습니다.]

[앵커]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는 건 어떤 뜻일까요? 본인은 원치 않았어요?

[정우성/배우 : 아니에요, 아니에요. 일단 배우로서 작품이 워낙 마음에 들었고 그리고 기억이라는 코드를 이용해서 얘기하면 어떻게 보면 뻔한 멜로, 그러니까 내 머릿속의 지우개나 그 영화와 연관돼 있는 뻔한 스토리 구성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배우로서 큰 매력을 느꼈고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제작까지 같이하게 됐습니다.]

[앵커]

제작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일 수도 있잖아요.

[정우성/배우 : 네, 제가 모험을 좋아해서요.]

[앵커]

사실은 영화의 상업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잖아요. 모든 대중문화가 마찬가지입니다.

[정우성/배우 : 당연하죠. 일단 기본적으로 많은 분에게 사랑받고 선택받길 원하는 게 모든 영화인들의 바람이죠.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 정도는 또 저 역시 그 정도의 욕심은 생각하고 있었고 하지만 또 그런 선택됨에 있어서 상업적이다라는 단어 하나에 국한 줘서는 안 되거든요. 이 영화의 어떤 메시지를 담으려고 하는 그런 욕심도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나를 잊지 말아요에는 그런 상업적 코드와 그리고 여러분들이 요즘 사랑과 어떤 아픔, 상처, 기억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볼 수 있는 따뜻한 메시지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멜로영화인데. 물론 정우성 씨의 필모그래피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멜로영화도 물론 많이 있고 또 활극도 물론 있고, 아까 얘기한 놈놈놈처럼. 그런데 사실 요즘은 멜로영화가 조금 예전만 못하다라는 그런 얘기도 있어서.

[정우성/배우 : 그렇죠. 그리고 또 멜로영화가 그만큼 어려워요.]

[앵커]

왜 어려울까요?

[정우성/배우 : 사랑이라는 감정, 남녀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어느 정도 멜로영화라는 버젯에 대한 한계도 분명히 있거든요. 액션 하면 당연히 물질적 물량 투입이 많기 때문에 버젯도 많고 또 화려한 액션을 구현하기 위한 어떤 도움들도 많잖아요. 그런데 남녀의 감정이라는 게 둘만의 어떤 소소한 이야기로 커다란 캐미를 만들어서 큰 재미를 여러분에게 보여야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숙제를 안고 가는 작업이죠.]

[앵커]

그렇군요. 20여 년 동안. 그러니까 1994년에 데뷔하셨잖아요, 구미호로. 봤습니다, 그거. 왜 웃으십니까?

[정우성/배우 : 구미호라는 제목을 강조해서 말씀해 주셔서…]

[앵커]

그냥 기억나는 대로 말씀드렸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이렇게 방영을 하길래…

[정우성/배우 : 어떻게 보셨어요?]

[앵커]

재미있게 봤습니다. 고소영 씨하고 나오셨었잖아요. 구미호가 나가고 있네요. 쑥스러우십니까?

[정우성/배우 : 쑥스럽고 제가 가장 애틋하게 생각하는…]

[앵커]

왜 애틋하게 생각하십니까?

[정우성/배우 : 사실 영화배우가 얼마나 되고 싶었겠어요. 용기를 내서 오디션을 보고 됐는데 잘할 수 있다라는 스스로의 자신감만 가지고 잘 해내지 못했죠. 그러니까 몇 번 말씀드렸는데 극장에서 아마 제일 많이 본 영화일 거예요, 제 영화 중에서. 그러면서 혼자 얼마나 나의 모습을 보면서 한심하게 생각을 했는지. 나무토막 하나가 계속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앵커]

벌써 22년 전이 됐네요. (네) 22년 전의 정우성과 지금의 정우성은 뭐가 다를까요?

[정우성/배우 : 많이 바뀌었고 또 노련해지고 여유가 생기고 유연해졌죠. 하지만 또 영화에 대한 어떤 생각, 영화를 생각하면 늘 설레고 그리고 영화에 대한 어떤 도전의식 이런 것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앵커]

그래서 연출도 하셨나요? 단편영화 연출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정우성/배우 : 단편도 연출했고 브랜드 촬영도.]

[앵커]

장편 연출도 소망을 하시나요? 당연히 그러시겠죠?

[정우성/배우 : 이미 20대 후반에 너무 겁 없이 빨리 얘기를 했죠. 그래서 그때 소망을 바로 생각할 때는 빨리 이루고 싶잖아요. 그래서 30대 때는 하겠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얘기를 하면서 어떻게 하다 보니까 제가 이제 40대 중반에 다가서고 있는데요. 그런데 그 과정 속에서는 이제 본분이 배우다 보니까 여러분들이 정우성 하면 늘 한 자리, 저 자리에 있었지, 정우성.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배우로서는 이렇게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보면 굉장히 제 스스로는 불안한 시간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배우 본분으로서 여러분들에게 더 어필하고 싶은 시간들이 꽤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미루게 됐고 그 과정 속에서 또 준비는 착실히 잘했던 것 같아요.]

[앵커]

제가 아까 필모그래피를 말씀드린 이유가 20여 년 동안 작품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작품 별로 안 하시고 광고로만 또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셔서 얼핏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정우성 씨도 가지고 있는 자산이 굉장하시기 때문에, 배우로서의. 굳이 그렇게 어떤 때는 한 해에 두세 작품씩, 드라마까지 포함해서.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그런 생각도 해 봤습니다.

[정우성/배우 : 우선 배우로서는 개인적인 욕심이 많다라고 생각을 할 수 있고요. 또 저는 본분은 영화배우잖아요. 영화배우가 영화 안에 있을 때 가장 빛나고 화려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그 값어치가 제 몫을 한다라고 생각이 되고요.]

[앵커]

아까 장편도 연출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예를 들면 어떤 장편을 하고 싶으십니까?

[정우성/배우 : 멜로요. 멜로, 액션 다양해요. 가족 얘기도 있고, 또.]

[앵커]

여러 가지 장르의 영화를 지속적으로 연출하고 싶다라는 생각이시군요.

[정우성/배우 : 그리고 또 시나리오도 그런 시나리오들을 지금 개발하고 있고요.]

[앵커]

그럼 그게 준비작업에 이미 들어가신 상황이군요?

[정우성/배우 : 꽤 됐죠. 그리고 포부를 밝힌 지 너무 오래돼서요.]

[앵커]

이제 좀 나와도 될 만하다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정우성/배우 : 네.]

[앵커]

알겠습니다. UN 난민기구 친선대사, 세계 11명밖에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정우성/배우 : 네. 저희 공보관님이 상당히 좋아하겠네요. 꼭 난민기구 얘기 한마디 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이렇게 질문해 주셔서.]

[앵커]

제가 사실은 이 질문을 할까 말까 했는데요. 자칫 형식적인 질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데 어저께, 그러니까 오늘 나오시기 전에 저희가 미리 공지 안 해드렸는데 어느 언론에서 정우성 씨가 여기 나오신다고 단독보도라고 올렸더라고요. 그런데 거기 보니까 친선대사에 대해서도 질문이 갈 것이다라고 거기서 미리 해버리셔서.

[정우성/배우 : 공보관님이 사전에 작업을 해놓으셨나 봅니다.]

[앵커]

어쨌든지 간에. 그런데 오해일지 모르나 대개 그런 대사, 홍보대사 이렇게 하면 그냥 타이틀만 걸어놓고 있는 경우도 혹시 있지는 않나,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렇게 하는 분들한테 다 여쭤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정우성/배우 : 저도 다른 분들이 어떤 식의 활동을 하시는지 모르겠는데요. 난민기구 친선대사는 그럴 만한 자리도 아니고 또 그래서도 안 되고요.]

[앵커]

모두들 다 열심히 하시겠죠, 사실. 그런 타이틀을 가지면.

[정우성/배우 : 그렇겠죠. 사실은 활동은 하면서 제가 받는 게 더 많다라고 생각을 해요. 어떻게 그렇게 좋은 일을 하느냐라고 주변에서 말씀해 주시면 오히려 송구스럽고 그리고 오히려 난민을 보호하고 난민들을 위해서 자금을 모금하시는 필드 요원들을 현장에서 보면 정말 살아 있는 영웅이구나, 그런 생각들이 들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제가 이렇게 저의 신분을 이용해서 그런 난민들에 대한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 활동을 통해서 더 많은 의미와 가치 그리고 세상을 보는 관점이 성숙해지고 있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 됐는데요. 저의 예상은 역시 굉장히 진지하시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무척 어울리고 좋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정우성/배우 : 감사합니다. 저는 꼭 뵙고 싶었어요. (그랬나요?) 네. 사실은 여기 출연에 대한 욕심이나 이런 것들은 없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렇게 뵙고 싶은 분은 별로 없는데 뵙고 싶었어요. 잘생기셨네요.]

[앵커]

거기에 대한 답변은 안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우성/배우 : 네.]

[앵커]

제가 나오기 전에 많은 팬들이 저한테 압박을 두셨습니다.

[정우성/배우 : 어떤 압박이요?]

[앵커]

정우성 씨께는 곤란한 질문을 하지 말아 달라고.

[정우성/배우 : 곤란한 질문이라면 어떤?]

[앵커]

사실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터뷰는 저도 하면서 어떻게 흘러갈지 잘 모르거든요. (네, 그렇죠) 그런데 정우성 씨의 답변하는 그 분위기를 보니까 도저히 곤란한 질문을 던지기 어렵게 계속 답변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사실은 곤란한 질문은 없습니다. 그런데 저도 굉장히 호기심이 많았던 배우기도 하고 그래서 오늘 뵈어서 반갑습니다. 나중에 장편 영화 연출을 하시면 그 영화가 어떻게 나오는지 참 궁금한데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우성/배우 :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정우성/배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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