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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관객 일부 "어디서 본 것 같다"

입력 2016-01-05 01:06 수정 2016-01-05 07:36

괴물 설정 등 다른 뮤지컬과 엇비슷
제작사 “특정 대목·노래 표절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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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설정 등 다른 뮤지컬과 엇비슷
제작사 “특정 대목·노래 표절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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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전동석·한지상 등 ‘프랑켄슈타인’의 출연진은 화려하다. 왼쪽 괴물 역은 박은태, 오른쪽 프랑켄슈타인 역은 박건형이다. [사진 충무아트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왕용범 작·연출, 이성준 작곡. 3월 20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은 지난 2년 동안 한국 뮤지컬이 길어올린 최대의 수확이다. 대형 창작 뮤지컬로는 이례적으로 흥행과 완성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2014년 초연 당시 90%를 웃도는 객석 점유율로 연일 객석을 꽉꽉 채웠다. 덕분에 2014년 상반기 최고 히트 공연상품으로 기록됐다. 그해 ‘더뮤지컬어워즈’에서도 올해의 뮤지컬 등 9관왕에 올랐다.

 서울 중구청 산하의 충무아트홀이라는 공공극장이 직접 제작에 나섰다는 점도 각별했다. 눈치만 보거나 대관에만 급급한 다른 국·공립 공연장에 비해 대중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려는 노력의 성과로 평가됐다. ‘명성황후’ ‘서편제’ ‘아리랑’ 등 기존 창작 뮤지컬과 발상이 다르다는 것도 차별점이었다. 프랑켄슈타인은 19세기 초 소설로 탄생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온 이야기다. 한국적인 것에 집착하지 않고,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유연하게 작품 제작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2년 만에 돌아온 재공연도 성공적이다. 초연 당시엔 음악을 계속 강하게만 몰아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반면 재공연은 수축과 이완을 통해 극의 호흡을 가다듬었고, 군더더기를 덜어내 흐름도 깔끔해졌다. 티켓 판매도 순항 중이다. 연말 치열했던 뮤지컬 전쟁에서 시대의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시카고’ 등을 누르고 흥행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이 정도면 가히 ‘프랑켄슈타인’ 대세다.

 여기까진 대다수가 공감한다. 이의를 다는 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런 호평에도 불구하고 ‘프랑켄슈타인’엔 치명적 약점이 도사리고 있으니, 바로 기시감(旣視感)이다.

 작품을 본 이들 중 상당수는 “어디서 본 것 같다”고들 한다. 생명을 탐구하는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그가 만들어 낸 괴물이라는 설정은, 유독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지킬 앤 하이드’와 기본적으로 유사하다. 전체적인 흐름뿐 아니라 구체적으론 괴물이 처음 등장하는 순간, 괴물과 카트린느의 듀엣곡, 줄리아가 침대에서 피를 흘린 채 죽어 있는 장면 등이 ‘지킬 앤 하이드’를 연상시킨다.

 이뿐이 아니다. 2막 초반 자크가 병사들과 함께 부르는 ‘넌 괴물이야’ 장면은 디즈니 뮤지컬 ‘아이다’의 ‘또 다른 피라미드’(Another pyramid)와 분위기·효과음 등에서 닮아 있다. 특히 여주인공의 메인 테마곡인 ‘산다는 건’은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중 ‘괴로워’(Déchiré)와 기본 선율이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 제작사 측은 “유사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무아트홀 김희철 본부장은 “기존 코드를 새롭게 해석해 재창조하는 것도 창작의 일부다. 특정 대목이나 노래를 표절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세를 형성했다는 뮤지컬이 ‘짜깁기’ 논란에 휩싸인 건 환영할 일이 아니다. 원종원(순천향대 교수) 뮤지컬 평론가는 “‘프랑켄슈타인’은 어느 정도 완성도를 보였지만, 한국 뮤지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것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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