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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억만장자 70% '자수성가형'…한국엔 왜 드문가?

입력 2016-01-04 20:21 수정 2016-01-0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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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큰 부를 쌓은 억만장자에 관한 얘기들입니다. 미국과 중국 등에도 부자는 많지만, 우리와 다른 점은 뭘까 하는 건데요. 해외의 대부호 상당수는 스스로 창업해서 성공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왜 그런 건지 경제산업부 송우영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외국과 우리의 상황은 뭐가 어떻게 다른 겁니까?

[기자]

블룸버그가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순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1위, 스페인의 중저가 의류 '자라'의 창업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가 2위,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3위였습니다.

중국 제일의 부호인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13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8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나라 별로는 미국인이 70명, 중국인이 15명이었고요. 우리나라는 이 회장 외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이재용 삼성 부회장까지 3명이 200위 안에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억만장자들이 어떻게 부를 쌓았느냐는 겁니다. 스스로 창업한 '자수성가형'이냐, 아니면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형'이냐 하는 구분인데요.

세계 전체로는 약 7대 3의 비율로 자수성가형이 더 많았습니다.

미국은 물론, 중국은 200위 안에 든 15명 전원이 자수성가형이었습니다.

[앵커]

중국은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자수성가형이 많을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일견 들긴 하는데. 아무튼,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이긴 하는군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200위권에 든 한국 부자 3명은 모두 재산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한 명도 없었습니다.

범위를 더 늘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부자 30위까지 순위를 뽑아도 자수성가한 사람은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6명에 불과했습니다.

비율로 보면 20%로, 전 세계에선 자수성가형이 7대 3으로 많은 것에 비하면 완전히 반대인 셈입니다.

[앵커]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사실이긴 한데, 유독 자수성가형이 적은 이유, 뭐라고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한 마디로 창업해서 성공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크게 3가지의 이유를 댑니다.

우선 우리나라가 대기업 집단, 이른바 재벌 중심의 경제라는 게 항상 지적됩니다.

자금력이 크게 앞서는 재벌의 독주가 이어지다 보니, 새로운 기업이 크기 어렵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금융, 이른바 '자본시장'이 약하다는 문제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해 사업을 키우려면 자금지원이 꼭 필요한데, 기술과 아이디어를 믿고 투자해서 회사를 키워주는 창업지원 체계가 너무 취약하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법과 제도도 창업에 불리합니다.

최근에는 미국은 물론 중국 등에서도 정보기술을 활용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 창업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해외에서 성공한 사업도 국내에서는 못한다거나, 국내 창업도 규제에 묶이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이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청년층의 창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최근 설문조사에 의하면 중국 대학생의 41%가 창업을 희망했지만,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7%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송우영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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