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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 기관만 2500개 넘지만…"선행학습으로 변질"

입력 2016-01-03 21:00 수정 2016-01-0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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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재교육, 많이 들어보셨죠. 우리나라만큼 관심이 큰 나라도 흔치 않을 텐데요. 영재교육기관만 전국에 2500개가 넘습니다.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과 맞물리면서 영재교육 시장이라는 게 만들어질 정도인데요.

실제 효과는 얼마나 있는 건지 부작용은 없는지 김진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영재학원의 학부모대상 설명회입니다.

설명을 듣는 학부모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영재학원 설명회 :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영재교육)이수 사항이 기재됩니다. 그래서 영재교육 할 수만 있다면 하는 게 좋습니다.]

교육청과 대학 부설로 세워진 영재교육원, 교내 영재학급 등 국내 영재교육기관은 2500개가 넘습니다. 영재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만 11만 명입니다.

하지만 상당수 영재교육원들은 원래 목표와 달리 명문대 진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영재학원 상담 : 어차피 의대 가려고 하는 애들이 많이 들어오는 편이고요.]

영재교육원의 한 교사는 영재 교육이 '선행학습'으로 변질돼 있다고 지적합니다.

[현직 영재교사 : 아이들이 학원에서 배우지 않았으면 모를 것 같은 내용들이. 학부모들은 사실 우리 아이가 영재고 뭐고 필요치 않고.]

흑백 화면 속 한 어린이가 대학교에서 문제를 풉니다.

4살 때 IQ 210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고 9살에 미 항공우주국 NASA에 연구원으로 들어간 김웅용 교수입니다.

[김웅용 교수/신한대 : (무슨 문제를 푸는거예요?) 파동방정식. 1966년도구나. 만으로 3살(때)입니다.]

하지만 영재의 삶이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김웅용 교수/신한대 : 같은 임무, 똑같은 계산 반복하고 그러다보니까 아 이거는 내가 할 일이 아닌 것 같다.]

김 교수와 반대로 영재 교육을 받지 않은 전자제품 수리공 정경호씨는 영재로 살지 않아도 행복했다고 말합니다.

[정경호/수리공 : (마흔에) 뇌수술을 했는데 꽤 큰 수술이었어요. 후유증이 없을까 싶은 생각에 (지능지수) 테스트를 하게 되었죠. 근데 결과지가 날아왔는데 156이고 1% 안에 든다.]

영재나 천재로 주목받고 사는 게 부럽지 않다는 것입니다.

[정경호/수리공 : 아이들한테 '지금 행복하니?'라고 물어봅니다. 그래서 행복하다 그러면 '되었다'라고 이야기하고.]

2008년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의 마스카와 교수는 영재 교육이 별다른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어차피 영재나 천재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스카와 도시히데/노벨상 수상자 : 천재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 천재는 찾아내는 거죠.]

국내 영재교육이 주입식 교육에 머무르는 한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노규식 박사/소아정신과 : 영재학원에 가서 금방 주입식 사교육에 노출됩니다. 공부에 흥미를 잃고 생각하는 흥미를 잃기 때문에 자신의 뛰어난 머리를 쓰지 않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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