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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여러분 부자되세요'…얼마나 많은 돈 필요할까

입력 2015-12-30 22:03 수정 2016-09-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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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앵커브리핑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여러분 부자되세요"

기억하시겠지요. 2001년 연말부터 이듬해까지, 인기를 모은 광고 문구입니다.

IMF 사태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2002 월드컵에 대한 기대로 들떠 있던 시기. 앞서 몇 년 동안의 질곡 속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픈 욕망이 투영된 덕담이기도 했습니다.

'부자' 대한민국에서 부자로 살아가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까.

최근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순자산 9억 9000만 원, 그러니까 10억 원 정도는 있어야 대한민국 상위 1%, 부자의 자격이 주어집니다.

'10억'… 지난해 직장인 평균 연봉은 3170만 원이니까 32년을 한푼도 안 쓰고 꼬박 모아야 벌 수 있는 돈입니다. 뭐 이런 단순계산도 이젠 좀 지겨워지긴 했습니다만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어른들에게 부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을 물었더니 절반에 가까운 44%가 부모 재력 등 유산을 꼽았고, 로또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의 100대 부자 가운데 84명이 상속 부자라니까, 당연한 결과겠지요.

이런 세상의 이치를, 요즘 아이들은 더 잘 아는 것 같습니다.

"10억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은가?"

그렇다고 말한 아이들은 이만큼이었습니다.

초등학생 17% 중학생 39% 고등학생은 반이 넘는 56%. 질문 한 번 고약하지만, 어쨌든 답이 이렇게 나오니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철이 들수록. 세상을 알아갈수록 돈의 힘을 알게 되고 부모의 어려움을 짐작하게 되면서… 10억이라는 것이 이 사회에서 어떤 의미인지, 그 돈을 정직하게 모으려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려야 하는지, 그리고 정직하지 않은 돈을 가져가도 별 탈 없이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것에 대해 아이들이 내놓은 대답이겠지요.

그래서 수저계급론, 열정페이, 갑질 그리고 헬조선… 올 한해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키워드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관객들이 뽑은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선 돈이 없으면 가오도 없다는 걸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고 배우나 봅니다.

"우린 결국 서로에게 정의를 부탁해야 하는 존재다"

권석천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칼럼집에 나온 한 구절입니다.

정의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도. 누군가 쥐여주는 것도 아닌 우리 스스로가 지키고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양심과 10억을 바꾸겠다는 아이들. 어쩌면, 아이들이 그 고약한 질문에 내놓은 신랄한 답변은 '어른들이여, 정의를 부탁해!'라는 외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30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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