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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현행법 위반인가?

입력 2015-12-29 22:29 수정 2015-12-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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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장관/외교부 (어제) :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에 대해 공관의 안녕, 위험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한국 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 방안에 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

[앵커]

팩트체크를 시작할 텐데요. 김필규 기자가 지금 나와 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지금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얘기는 담고 있는 뜻이 뭔가 등등 여러 가지 해석이 오갔습니다. 일본은 계속 이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불편해하죠. 그러니까 미국에 세워진 것도 쫓아가서 어떻게 하겠다는 그런 얘기까지 나왔을 정도니까요, 예전에. 그런데 어제 회견 후에 기시다 일본 외상이 적절히 이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논란이 더 커진 그런 상황이 됐는데. 글쎄요, 이걸 좀 오늘(29일) 제대로 좀 짚어봐야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이거 그러면 정부가 옮기겠다고 하면 옮길 수 있는 것인지. 정부는 옮길 생각을 정말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이런 내용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다. 지금 소녀상이 있는 것 자체가 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을 하는 건데요. 실제로 그런 건지 한번 좀 따져보겠습니다.

일단 국내법과 국제법 둘 모두에서 위반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건데요.

일단 국내법부터 보면 소녀상이 대사관 앞 인도를 점유하고 있고 이를 중심으로 집회가 열리는 게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는 겁니다.

현재 집시법상으로 국회나 법원, 청와대 같은 주요 시설의 100m 이내에서는 집회나 시위를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원래 이 주요시설에 외교공관도 포함됐는데요.

그러다 보니 도심에선 거의 집회를 할만한 곳이 다 사라지게 돼 '너무 지나치다, 집회의 자유를 제약한다'고 해 헌법소원이 제기됐고 2003년 위헌결정이 났습니다.

그래서 법이 개정됐고 외교공관 앞에서의 집회도 지금은 가능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여기에 있는 소녀상이나 아니면 가끔씩 그 앞에서 벌어지는 집회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이런 결론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완전히 허용이 된 게 아니라 단서조항이 있습니다.

'해당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 대규모 집회나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을 때' 집회를 허용한다고 한 거죠.

물론 지금 이제 소녀상을 중심으로 열리는 집회를 보면 이렇게 대규모로 확산되거나 안녕을 침해할 정도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여태까지 그런 적도 없었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런 단서조항은 해석하기 나름이라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박주민/변호사 : 일본 공관이 그렇게 요청을 하고, 거기에 이제 우리나라 정부가 인정해서 경찰이 그 조항을 빡빡하게 해석하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로 방해를 할 수도 있고, 또 심지어 못하게 할 수도 있겠죠. 실제로 미국 대사관 근처라는 이유로, 경찰들이 광화문 쪽의 집회를 금지하는 이유 중 하나로 드는 게, 미 대사관 경계 100m 이내다, 라는 이유로 많이 금지하고 있고.]

그러니까 정리하면, 현행 국내법상 소녀상이나 집회에 문제는 없지만, 결국 이게 불법이 되느냐 아니냐는 상당 부분 경찰 판단에 달린 거라 기존의 다른 사례를 가지고 일본 정부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다른 사례라 하면 미 대사관의 경우를 얘기한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그렇습니다) 국제법 부분에서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1971년 각국 관계에서의 규범들을 정리해 국제법으로 만든 빈 협약이라고 있는데, 여기 22조를 보면 '접수국은 공관 지역을 보호하며 품위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특별한 의무를 가진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일본 외교관 입장에서 외교 특권에 대한 간접적 침해로 보고 소녀상을 철거해달라는 주장을 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일본에서는 그렇게 또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일본 정부 입장에서 대사관 앞의 소녀상이 품위를 손상시킨다, 대사관의 안전을 위협한다, 이렇게 받아들이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런 얘기가 되네요.

[기자]

예, 하지만 여기서도 역시 품위나 안전에 대한 기준을 뭘로 볼 것이냐에 대해서 의견이 다를 수 있는데, 그래서 일본 측 주장에 대해 이런 반박도 나옵니다.

[조세영/동서대 특임교수 (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 강제성까지는 없는 문구라고 보시면 될 거예요. 빈 조약에서 공관의 존엄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것에, 이것이 명확하게 해당한다 안 한다고 누가 결정해 줄 사람이 없는 거죠, 국제사회라는 게. 누가 심판을 내려줄 수 있겠어요.]

결국 "국제 무대에서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 쟁점으로 남을 것"이라는 게 조 교수의 이야기였는데요.

한국외대 이장희 명예교수 역시 "빈 협약 22조는 외교관이 그 나라에서 안전하게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게 하자고 만든 거지 이런 상황에 대처하라고 만든 게 아니다"라고 입법취지 차원에서 반박했습니다.

또, 이번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한국 측은 '관련 단체와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죠?

이 부분을 넣은 것 자체는 아쉽지만, 이 정도 표현 가지고 실제 철거, 이전을 해야 할 의무는 없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 이야기였습니다.

[앵커]

사실 어떤 법안이나 규정이나 생기고 나서 그것에 해석상의 문제가 생길 때는 당초에 그걸 만든 취지를 따져보잖아요. 그런데 과연 이 소녀상이 그렇다면 그 취지를 놓고 봤을 때 품위를 손상시키거나 안전을 해쳤느냐. 지금까지 그런 적이 없다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그렇다고 생각하고 계속 항변을 할 테고. 그래서 이게 계속 쟁점이 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거군요.

[기자]

예, 그런데 최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안부 소녀상과 비교될 만한 일이 있었는데요. 케냐에 세워진 독립투쟁 기념 동상입니다.

영국 식민체제에 맞서다 투옥되고 고문당해 죽은 1만여 명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9월 수도 나이로비에 세워졌는데, 영국 정부는 이들 피해자에게 수백억 원을 배상하면서 추가로 이 동상 제작까지 직접 지원을 했습니다.

2년 전 영국이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며 했던 약속을 이행한 건데, 일본은 이번 회담이 최종적, 불가역적이라고 강조하면서 더 이상 논란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죠?

정말 그러고 싶다면 이 두 조형물 사이에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지 고민을 좀 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원론적으로 봐도 진심으로 사과했다면, 합의 끝나자마자 저거 치워달라고 하는 것이 과연 진정성 있는 자세인가. 그거는 뭐 누가 봐도 아닌 것 같고요.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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