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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토크]② 김현수 "미국에서 은퇴하고 싶다"

입력 2015-12-04 06:31 수정 2015-12-0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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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27)는 2015년 모든 걸 다 아뤘다.

처음으로 두산의 4번 타자를 맡은 김현수는 14년 만에 소속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11월 열린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불방망이를 휘둘러 한국의 우승에 힘을 보탰고, 대회 MVP를 차지했다. 내년 1월에는 한 살 연하 여자친구와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김현수는 만족하지 않고 있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그는 메이저리그 도전에 성공해 '만루 홈런'을 날리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 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조아제약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첫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트로피를 안고 활짝 웃은 김현수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좋아하는 수제 햄버거를 먹으면서 그는 미국 진출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더 큰 무대로

- 미국 진출은 언제부터 희망했나.

"초등학교 시절부터 생각은 했다.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신경 쓰지 않으시는 것 같은데, 챙겨주시는 스타일이다. 어릴 때 매일 메이저리그 중계를 봤다. 자다가 일어나서 보고, 다시 자고. 야구를 하면서 '언젠가는 미국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다. 솔직히 FA가 다가오니까 '나가야지' 이런 건 아니다. 에이전트를 선임했다고 무조건 해외진출을 연관시키는데, 나는 야구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집중에 도움을 받기 위해 에이전트를 고용했다. '혹시 외국 구단에서 영입을 원한다면 잘 선택해달라'고 당부했을 뿐이다."


- 평소 좋아하는 메이저리그 구단 또는 선수가 있었는지.

"특별히 좋아하는 구단은 없었다. 그러나 배리 본즈를 엄청 좋아했다. '그 덩치에서 어떻게 저렇게 칠까', '정말 대단하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 미국에 간다면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가 있는지.

"투수를 상대하려면 경기에 뛰어야 한다. 나는 미국에 가기 되면 무조건 시합을 뛰고 싶다. 물론 야구를 하면서 뉴욕 양키스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를 존경했다. 더 할 수 있는 기량이 있는데, 할 만큼 하고 은퇴를 하더라. 정말 멋있었다. 아직 현역으로 뛰었으면 상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 목표는 시합 출전인가.

"경기 출장을 해야 얻는 것이 있지 않겠나. 정확한 수치는 나도 궁금하다. 적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름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 같다. 미국은 개인주의 경향이 있고, 남에게 신경쓰지 않는다. 내 성격이 그렇다. 평소 스테이크, 햄버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음식 걱정도 없다.

다만 내가 마음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에서는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시기 때문에 못해도 주전이다. 그러나 미국에선 못하면 바로 밀려난다. 나한테 원하는 것이 있어서 데려가는데, 거기서 밀리기는 싫다. 마음을 내려놓지 않은 강한 마음가짐을 갖고 싶다. 만약 밀린다면 현실을 인정하고,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 한국에 돌아와서 창피 당하기 싫다."


- 강정호의 올해 활약으로 자신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강정호와 자주 연락을 했다. '할 만 하다'고 하더라. 강정호 성격상 적응 못할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잘 할거라 예상했다. 강정호가 잘 했기 때문에 기회가 온 것 아니겠는가. 이제는 강정호가 아니라 '갓정호'라고 불러야 한다(웃음). 나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소심해져서 가면 안 될 것 같다. 대범하게 하고, 대차게 하고 싶다. 칼을 잘 갈겠다."


- 꿈에 그리던 무대를 밟으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나.

"재밌을 것 같다. 류현진·강정호·박병호 등 한국에서 같이 뛰던 선수들을 미국에서 보는 것 아닌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생각난다. 미겔 카브레라, 데릭 지터를 보고 '와, 와' 이랬는데, 같이 뛰게 된다니. 아, 하드웨어에서 비교를 당할 것 같다. 내 덩치는 미국에서 평범한 수준 아닌가. '배나온 돼지'라는 소리 듣지 않도록 이번 겨울 열심히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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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선수 생활은 얼마나 하고 싶나.

"마음 같아서 은퇴하고 돌아오고 싶다. 이왕 나가는 거 잘 해야지. 만약 잘 한다면 미국 구단이 날 놓아주겠는가. 나가기로 마음 먹었다면, 그런 목표를 갖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 한국에서 마무리 하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잘 크고 있는 후배의 자리 하나를 뺏는 것 아닌가. 우리는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해 리빌딩을 소홀히 한다. 두산은 리빌딩을 더 중요시 했기 때문에 지금의 성적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한국에 돌아온다면 플레잉코치를 맡고 싶다. 내가 알고 있는 노하우를 전해주고, 대타로 나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 연봉은 박봉이어도 괜찮다. 박찬호 선배님처럼 좋은 곳에 쓰고 싶은 생각도 있다."


- 영어 공부는 얼마나 했는지.

"거의 못했다(웃음). 그러나 외국인 선수와 함께 한 시간이 많아서 어느 정도 느낌으로 알아듣는다. 영어 공부는 앞으로 계속 해야할 것 같다."


- 미국에서 얻고 싶은 별명이 있나.

"아프지 않는 사람을 뭐라고 해야 할까. (에이전트가 '아이언맨'이라고 하자) 그게 좋겠다. '아이언맨' '헐크' 이런 별명을 얻고 싶다. 프로다운 선수가 되고 싶다. 드러눕고 싶지 않다. '돈을 많이 받는 선수는 앞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철학이다. 사실 외국인 선수에게 실망을 많이 했다. 스와잭은 처음부터 태업의 기미가 보였고, 잭 루츠는 갈수록 싫어졌다. 나는 아프지 않으면 무조건 뛴다."

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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