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인터뷰 풀영상] 이천수 '은퇴 선언'…"시작 있으면 끝도 필요"

입력 2015-11-05 22:23 수정 2016-03-03 15:1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다음 순서를 진행할 텐데요. 목요일 이 시간. 대중·문화 인터뷰를 보내드리는 시간인데 어제(4일) 하루 앞당겨서 강동원 씨가 이 자리에 나오셨었고 오늘 대중문화 쪽의, 스포츠 쪽의 분을 한 분 모셨는데, '축구 천재' '악동' 혹은 '풍운아' 이 선수를 지칭하는 말들입니다.

축구선수 이천수 씨를 오늘 뉴스룸에 모셨는데, 사실은 모신 이유가 특별한 것이 또 한 가지가 있기는 있습니다. 그 내용은 인터뷰 시작하면서 바로 말씀드리도록 하죠. 안녕하십니까?

[이천수/축구 선수 : 반갑습니다.]

[앵커]

오랜만입니다. 2002년 월드컵 우리가 4강까지 올라간 다음에 그때 축구 가지고 토론을 했었는데. 기억 잘 안 나시죠?

[이천수/축구 선수 : 네, 죄송합니다.]

[앵커]

이천수 씨가 거기 나오셨습니다.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나시는 것 같습니다.

[이천수/축구 선수 : 네.]

[앵커]

조금 표정이 긴장하신 것 같은데 오늘 발표하실 내용이 하나 있는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우리 시청자 여러분께서 모르겠습니다. 좀 놀라실지 모르겠는데 은퇴를 하신다면서요?

[이천수/축구 선수 : 네, 맞습니다. 제가 지금 은퇴를 발표하려고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앵커]

뉴스룸을 통해서 처음으로 말씀하신 내용이군요?

[이천수/축구 선수 : 네, 맞습니다.]

[앵커]

저도 그 직전에 얘기 듣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물론 선수들이 영원히 선수일 수는 없으니까 언젠가는 은퇴를 하는 것이지만 이천수 씨는 글쎄요. 그래도 아직까지 체력이라든가 아니면 후배들이 잘 따라주고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는데 은퇴를 하신다고 해서, 그것도 또 이 시간에 말씀해 주신다고 해서 좀 놀랐습니다.

[이천수/축구 선수 : 제가 축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항상 은퇴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었거든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어야 하니까 그런 준비를 많이 했었는데 좀 과거의 선배님들 말씀도 들어보고 그랬듯이 이제 타의에 의해서 은퇴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제 선택에 의해서 은퇴를 하고 싶었고 좀 마음 착잡한데 지금…]

[앵커]

그러실 것 같습니다.

[이천수/축구 선수 : 그 시기라고 제가 판단이 들었고 저를 조금이라도 더 찾을 때 저 스스로 은퇴를 하고 싶었는데 지금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그 시기가 지금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앵커]

인천의 구단에는 얘기를 하셨습니까? 물론 하셨겠죠.

[이천수/축구 선수 : 네, 구단에도 말씀을 드렸었고.]

[앵커]

아직까지 발표를 안 하고 있었던 상황이군요.

[이천수/축구 선수 : 네. 부탁을 좀 드려서 좀 색다르게 은퇴를 한다, 이건 아니지만 제가 그렇게 스스로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을 안 해서 좀 조용히 은퇴를 하고 싶었습니다.]

[앵커]

겸손의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천수/축구 선수 : 아닙니다.]

[앵커]

은퇴경기는 그럼 혹시 계획된 게 있습니까?

[이천수/축구 선수 : 지금 구단 하고 구체적으로 얘기한 부분이 없어서요. 은퇴 시점, 경기 시점 아직 논의한 부분이 없어서 아직은 그런 부분에서 말씀드릴 게…]

[앵커]

그러면 이제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말씀하시고 그 이후에 은퇴 경기라든가 이런 스케줄을 잡아야 되면 상황이겠네요.

[이천수/축구 선수 : 네, 맞습니다.]

[앵커]

많이들 서운해하실 것 같습니다.

[이천수/축구 선수 : 좀 제가 처음에는 되게 운동으로써 많이 노력을 해서 은퇴를 한다고 했을 때 이 정도의 감정이 생길지는 몰랐는데 막상 지금 와서 얘기를 하다 보니까 좀 너무나 힘들고 축구를 좀 어렵게 했고 열심히 해서 어떠한 부분에서 할 만큼 했으니까 또 속 시원하게 내려놔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막상 진짜 너무 힘드네요.]

[앵커]

그러면 은퇴 이후의 계획도 물론 세워놓으셨겠죠?

[이천수/축구 선수 : 제가 지금 J스포츠 쪽에서 곧 해설 쪽으로 얘기를 많이 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저도 이제 한평생 축구를 했기 때문에 지도자 수업을 이제 들어갈 생각이고 그다음에 유스, 유소년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움직여볼 생각입니다.]

[앵커]

눈시울이 조금 빨개지셔서…

[이천수/축구 선수 : 아닙니다. 잠을 못 자서.]

[앵커]

그런가요? 고민이 많이 있으셨겠죠, 물론.

[이천수/축구 선수 : 똑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하는데 저는 제 성격상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요. 여러 가지 일도 많았고.]

[앵커]

또 늘 낙천적이기도 했죠.

[이천수/축구 선수 : 운동장에서는 좀 많이 노력했고 많이 쏟아붓는 스타일이어서 이 정도 운동을 하면 운동에 대해서는 할 만큼 했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진짜 내 자신이 그라운드를 내려놔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까 너무나 힘들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네요.]

[앵커]

알겠습니다. 다른 질문도 많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정작 은퇴 얘기를 하고 나니까 질문 드리기가 좀 상황이 그래졌는데. 좋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팬 여러분들께 사실 2002년의 그런 기억이 너무나 또 많이 남아 있고 2002년에 뛰었던 2002 멤버들은 거의 다 은퇴를 하는. 물론 김병지 선수가 남아 있습니다마는 아직까지도. 김병지 선수는 그 당시 안타깝게도 본선에는 나오지 못해서. 본선에서 열심히 뛰었던 선수 가운데는 그야말로 이천수만 있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닌데. 이제는 2002년이 다 가버리는군요.

[이천수/축구 선수 : 아쉽기도 하고요. 한편으로는 오래됐구나. 2002년의 추억이나 기분이 제가 알기로 한 13년 정도 지났는데 참 오래됐다라는 생각을 하고 그동안에 선배님들이 은퇴를 하시는 걸 지켜봤고 제가 막내였으니까 그런 걸 점차점차 보면서 어, 왜 힘들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한국 축구의 또 한 획을 다 그었던 분들이라 그 정도 운동을 했으면 힘이 안 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착각이었네요, 제가.]

[앵커]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 먼저 앞서서 국가대표 은퇴했던 차두리 선수도 이 자리에 나왔었습니다. 또 유종의 미도 잘 거뒀습니다. 소속팀 우승도 하고. 이천수 선수는 뭐가 제일 아쉽습니까?

[이천수/축구 선수 : 지금 보는 입장에서는 두리 형도 은퇴를 그전부터 준비를 했고 차두리 선수 같은 경우는 1년 전부터 은퇴를 발표하고 올 시즌을 뛰고 있었고 저는 속으로는 은퇴를 해야 되겠다. 은퇴를 할 때가 됐다라는 걸 혼자 굉장히 생각하면서 많이 힘들었었거든요. 그러면서 이번 FA컵 결승에 붙었는데 유종의 미를 우승으로 또 팬들이 원하는 우승으로 하고 싶었어요. 발목 부상 때문에 결승전을 치르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아쉽고. 그런데 좀 두리 형한테 축하를 해 주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우승컵을 들고 멋있게 은퇴하는 두리 형의 모습을 봤을 때 제 1년 선배로서 너무나 뿌듯하고 저도 같은 2002년을 보낸 선수로서 기분이 좋았고. 두리 형의 동생으로서 또 두리 형 뒤를 이어 은퇴를 하게 돼서 기쁜 마음입니다.]

[앵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말 2002년의 추억이 너무 저희들한테 크게, 또 깊이 남아 있어서 그 2002 세대가 다 은퇴하는 것에 대해서 정말 좀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드네요. 세월은 어쩔 수가 없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본인은 훌륭한 선수가 아니라고 얘기했지만 그러나 예를 들면 히딩크 감독도 오히려 박지성 선수보다 이천수가 더 뛰어나다라는 얘기를 한 적도 있었고요. 축구 천재, 또 한편으로는 악동, 이런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안티도 있었지만 또 그만큼 호평도 많이 받으셨던 그런 선수이기도 하고.

이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그렇다면 우리가 이 시간 이후에 나중에 이천수 선수를 추억할 때 글쎄요, 이것만은 꼭 기억해 달라, 이거 하나와 이 기억만은 지워달라, 어떤 게 있을까요.

[이천수/축구 선수 : 제가 수식어 중에 따라붙는 것 중에 노력 없는 천재라는 말이 있어요. 이천수라는 사람은 노력 없이 천재여서 그런 결과를 냈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들을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팠거든요. 제가 지금 생각해도 노력 없이 결과는 없다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 부분이 좀 개인적으로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고. 그런 부분이 좀 부각이 잘못, 임의적으로 돼서 제가 많이 운동을 하면서도 힘들었고 그러한 부분이 바뀌었으면 좋겠고.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다 알고 계시지만 사건사고도 좀 있었고 제 잘못된 판단으로. 그런데 제가 또 제2의 인생을 시작해야 할 때니까 그런 점은 예쁘게 봐주시고 제가 먼저 여러분들한테 다가갈 시간이기 때문에 이제는 좀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한 가지 기억나는 게 있는데요. 2002년 얘기 잠깐만 다시 하면서 드리자면 16강전 이탈리아전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뭐였죠? 말다니?

[이천수/축구 선수 : 말디니.]

[앵커]

요즘도 이천수 선수 이름을 검색을 하면 같이 연관검색어로 뜬다고 하는데 이렇게 표현해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머리를 걷어찬 적이…

[이천수/축구 선수 : 있습니다.]

[앵커]

그것도 지울까요, 기억에서?

[이천수/축구 선수 : 그건 좋았던 기억이고요.]

[앵커]

그런가요?

[이천수/축구 선수 : 그게 그때 당시에 상황이 저희 또 형이 팔꿈치에 맞아서 좀 찢어지는 그런 사건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같은 팀의 선배님이 다치셔서 기분이 안 좋았어요. 그런데 그걸 지금까지 질문이 일부러 했냐, 아니면 정말 몰랐냐 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부러 했습니다. 일부러 했고.]

[앵커]

그것도 처음 밝히시는 겁니까?

[이천수/축구 선수 : 밝혔는데 일부러 했고 그때 당시 상황을 정확히 보시면 공은 없었어요. 공은 없었고…]

[앵커]

말디니 선수의 머리만 있었던.

[이천수/축구 선수 : 말디니 선수가 눈을 크게 뜨던 모습이, 놀라서 크게 뜨던 모습이 아직까지도 생각하면서.]

[앵커]

후회는 없다.

[이천수/축구 선수 : 아주 좋은 추억으로 남고 있습니다.]

[앵커]

은퇴하시면서도 여전하십니다. 정말 아쉽네요. 이렇게 저랑 말씀하시면서, 은퇴 말씀하시면서 이렇게 이마 위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시는데 그만큼 개인으로서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으리라고 보고. 앞으로 또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바라겠습니다.

[이천수/축구 선수 : 제2의 인생을 열심히 살겠습니다. 잘 살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또 준이 아빠로서 열심히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앵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이천수/축구 선수 : 감사합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오늘 은퇴를 선언한 축구선수 이천수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천수/축구 선수 : 감사합니다.]

관련기사

FC서울 차두리 FA컵 첫 우승…그라운드와 작별 선언 [인터뷰] 황영조 "마라톤은 평생 좋은 친구를 얻는 것, 의미는…" 구자철 "국가대표 유니폼의 의미 잘 알고 있다" 브라질 넘은 최진철 감독 "희생정신이 돋보인 경기"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