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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대박 할인' 맞나?

입력 2015-09-3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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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1일)부터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이건 또 무슨 날인가?'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정부 주도로 전국 백화점, 대형마트, 시장, 온라인쇼핑몰까지 2주 동안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정부가 나서서 세일을 한다는 것도 낯선 일인데, 실제로 엄청난 할인이 있는 건지 궁금한 부분이 많습니다. 오늘 팩트체크에서 냉정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서 따온 걸 텐데, 실제로 미국에서는 그 시기에 굉장한 쇼핑 시즌이 이어지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해 분석하기 위해선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해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는데요.

미국은 매년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이 끝나면 그 다음 날 금요일부터 크리스마스나 새해까지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들이 대대적인 세일에 들어가는데 90% 할인하는 품목도 있고 해서 쇼핑 열기가 대단합니다.

1961년 필라델피아에서 이 용어가 처음 사용됐는데 쇼핑몰 주변이 너무 혼잡해 경찰과 운전사들에게는 끔찍한 날이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후 업체 입장에서는 거의 한 해 동안 적자를 보다가도 이때부터 바짝 팔아 흑자로 돌아선다고 해서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한다는 이야기도 생겼습니다.

[앵커]

미국에선 추수감사절 이후 블랙프라이데이에 들어가게 되는 거고, 한국에서는 그게 추석인 셈이니까, 그래서 정부에서도 아마 추석 끝나고 블랙프라이데이에 들어가겠다고 얘기하는 모양이네요?

[기자]

네, 하지만 추수감사절과 추석을 일대일로 비교하기엔 미국과 한국의 상황이 너무 다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경우 거의 일 년의 마지막 한 달 동안 진행되지만 우리는 10월 1일부터 해서 11월, 12월 석 달이 남았죠?

그러니 미국처럼 한 해를 마무리하며 재고를 처리한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또 미국 소비자의 경우 크리스마스 앞두고 가장 선물을 많이 하는 소비성향이 있지만, 한국의 경우 추석 전에 선물을 주고받을 뿐 직후엔 특별히 그럴 계기가 없습니다. 그러니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 유통업체의 경우 봄 정기세일, 여름 정기세일에 각 브랜드별 세일까지 하면 일년 내내 세일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죠?

결국 가을 정기세일을 조금 확대하면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원래 세일에 이름만 바꿨다? 그렇게 얘기하긴 너무 박하고… 조금 더 확장했다라고 지금 표현했는데. 하지만 정부의 얘기대로 석 달 동안 크게 할인해준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걸 마다할 이유가 없는 거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미국 수준의 대규모 할인은 힘들 거라는 전문가들이 많았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이은희 교수/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 (미국의 경우) 물건을 사서 가지고 있다가 이게 백화점 입장에서도 재고를 떨어야 하잖아요? 근데 우리 같은 경우에는 재고 떠는 비용도 제조업체에 다 전가하는 식으로 되어 있잖아요. 미국하고 그런 부분이 다른 것 같아요. 세일을 정말 많이 해서 그동안 하던 세일하고 이게 뭐가 다르냐.]

미국 백화점 세일과 우리 백화점 세일의 차이를 봐야 하는데요. 미국은 직매입, 그러니까 옷이든 화장품이든 직접 자기들이 사서 팔기 때문에 재고가 남으면 버리느니 90% 세일해서 팔아버리자는 게 가능하죠.

하지만 한국은 백화점이든 쇼핑몰이든 제조업체가 직접 들어와 판매하면 일정 임대 수수료를 받는 형태입니다. 그러니 사실 백화점 입장에선 재고 부담도 없고, 할인도 이 수수료 폭에서만 가능한 거죠.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했다는 리스트를 기재부가 공개했는데 제조업체가 아닌 다 유통업체들입니다.

그러니 미국 같은 대박 할인은 힘들 거란 전망이 나오는 거죠.

[앵커]

그런데 여기에도 지금 나오고 있잖아요. 50~70% 할인. 최대 80% 할인… 미국의 90% 할인과 별로 다른 게 없는 것 같은데,

[기자]]

자세히 보면 '최대 80%', '최대'자를 붙여놨고, 일부 품목에 한해서라고 조건을 달아놨습니다.

사실 이번 말고 예전 정기세일 때도 이렇게 일부 브랜드, 70%까지 세일한다는 적 많았고, 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달리 유명 명품업체들은 세일에서 이번에도 빠졌습니다.

지난해에도 일부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하겠다며 반값 제품을 내놓은 적 있었는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명품백은 단 10개, 고가의 최신 스마트폰은 24대씩 두 번, 이런 식으로 소량만 내놔 비난이 쏟아진 적 있습니다. 이번에는 좀 어떨까,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정회상 부연구위원/한국경제연구원 : 소비자를 위해서 디스카운트(할인)를 하는 건 아니겠죠. 그 중 하나가 'loss leader pricing'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미끼상품판매 이런 식으로 번역이 되었어요. 각 유통 업체의 주력제품을 할인을 많이 해주는 대신에 다른 상품의 가격을 좀 올린다는 거예요. 결국, 소비자가 쓰는 총지출은 비슷하거나 더 많아진다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실제로 내가 정말로 큰 할인을 받는 것인가는 좀 더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런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지난해 한 카드게임 회사가 장난으로 블랙프라이데이 기념 소똥을 상품으로 올려놨는데, 무려 3만 명이 구입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 자체가 주는 힘이 대단한 건데요. (묻지마 소비였네요) 그렇습니다. 소비 시즌이라고 하니 편승해서 한 부분이 많았는데요.

정부가 이런 분위기를 활용해 내수소비 활성화에 결국 소비자를 '봉'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본격적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내일부터 시작되는데요. 실제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된 블랙프라이데이였는지, 아니면 그렇지 않아도 얇은 지갑만 털어가는 행사가 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볼 일입니다.

[앵커]

물론 잘 되길 바라는데요, 소비자들한테도 득이 되길 바라고. 다만, 현재 최경환 경제팀이 금년 초에 내세웠던 것이 소득을 늘림으로써 경기를 활성화시킨다라는 것이었는데, 그 얘기는 요즘 어디 가서 찾아보기 어렵고. 이렇게 반짝 세일로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도 많이 지적되곤 합니다. 꼼꼼한 체크였다고 생각합니다. 김필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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